UPDATED. 2024-04-25 23:17 (목)
최민정-김보름-이준형, 평창 향한 아름찬 질주
상태바
최민정-김보름-이준형, 평창 향한 아름찬 질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15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민정 2개 대회 연속 금, 김보름 매스스타트 은빛 낭보, 이준형 한국 남자 선수 최초 GP 파이널 참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0개 를 획득했다. 53개의 메달은 단 세 종목에서만 나왔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이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 따낸 8개(금 3, 은 3, 동 2) 중 쇼트트랙이 5개(금 2 은 1 동 2), 스피드스케이팅이 2개(금 1, 은 1), 피겨스케이팅이 1개(은 1)를 담당했다. 빙상 종목이 한국 겨울스포츠의 명운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민정(16·쇼트트랙), 김보름(21·스피드스케이팅), 이준형(18·피겨스케이팅)이 계보를 잇는다. 최민정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고 김보름과 이준형은 깜짝 활약으로 단숨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 심석희의 질주를 멈춘 최민정, 박승희 공백 완벽하게 메웠다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세화여고)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월드컵 1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했던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1500m 결승에서 한위퉁(중국)에 뒤졌고 14일 열린 1000m 결승에서는 후배 최민정(서현고)의 벽에 막혔다.

올해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된 최민정은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차 대회 1500m에서 생애 첫 국제무대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세를 몰아 두 대회 연속으로 개인전 금빛 질주에 성공하며 심석희와 더불어 여자 쇼트트랙을 쌍끌이하고 있다.

최민정은 계주에서도 에이스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은별(23·전북도청), 노도희(19), 김아랑(19·이상 한국체대)과 함께 나선 한국 여자대표팀은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8초831을 기록, 중국(4분08초933)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1차 대회부터 3차 대회까지 모두 골드 행진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지난 3월 태릉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황현선(한국체대), 김영아(경희대), 노아름(전북도청) 등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노도희(한국체대)에 이어 2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로 나선 첫 스테이지에서 1차 대회 3000m 계주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따내며 성인 무대 적응을 마친 최민정은 무서운 상승세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를 두 대회 연속 따돌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 쇼트트랙 출신 김보름, 매스스타트 감 잡았다 

▲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은 월드컵 4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 앞으로도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다. [사진=스포츠Q DB]

김보름(한국체대)은 1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벌어진 2014-2015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24초03으로 레이스를 마쳐 이바니 블롱댕(캐나다)에 단 0.02초 뒤진 2위에 자리했다.

여자 장거리의 희망으로 평가받는 김보름은 지난 2월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4분12초08을 기록, 한국 여자 장거리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인 13위에 올라 빙상계의 주목을 받은 선수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 경기와 유사하게 트랙 구분 없이 여러 선수가 함께 달려 순위를 가리는 방식. 네 바퀴마다 순위에 따라 중간 포인트를 주고 마지막 통과 순서로 포인트를 부여해 이를 합산한 점수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집단으로 스타트를 끊는 방식, 치열한 레인 경쟁, 코너링에 익숙해야 하기 때문에 쇼트트랙 출신 선수가 여러모로 유리한 경기다. 김보름은 대구 성화중과 정화여고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세 대회에서는 각각 10위, 9위, 10위로 부진했지만 이번에는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매스스타트는 아직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세계선수권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하며 꾸준히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ISU 역시 평창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여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세계 정상권 성적이 나올 기미가 보이고 있다.

◆ ‘쓰라린 실패’ 이준형,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준형(수리고)은 지난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4~2015 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2.99점, 예술점수(PCS) 59.98점을 받아 122.97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7.42점을 받았던 그는 합계 180.39점으로 출전 선수 6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5위에 랭크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계를 노출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국 남자 피겨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진 성과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 동안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상위 6명만이 나설 수 있는 ‘아무나 못 나서는 무대’다.

이준형은 지난 8월23일 프랑스 쿠르쉐빌에서 개최된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67.88점, 프리스케이팅 135.93점으로 203.81점을 기록,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는 ISU 공인 국제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른 피겨계의 보물이다.

한국 피겨 자원은 여자에 편중돼 있다.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를 잡은 뒤 ‘연아 키즈’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유망주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남자의 경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이규현 이후 올림픽 출전자조차 배출하지 못했다.

이준형은 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사상 최초로 200점(202.80)을 넘긴 '동갑내기' 김진서와 엎치락뒤치락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스케이트화끈을 조여매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