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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이점' 증명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 이용 감독은 말한다 봅슬레이도 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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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이점' 증명 '스켈레톤 아이언맨' 윤성빈, 이용 감독은 말한다 봅슬레이도 金이라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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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윤)성빈이가 0.3초 정도를 당겼다면 원윤종-서영우는 0.6초 정도를 당겼습니다. 썰매 금메달 2개 목표가 허황된 게 아니란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용(40) 봅슬레이스켈레톤 총 감독의 목소리는 결의에 차 있었다. 윤성빈(24·강원도청)이 금메달로 새로 쓴 한국 동계스포츠의 역사가 사흘 만에 다시 작성되는 기적을 볼 수 있을까.

윤성빈은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인승 3·4차 레이스에서 50초18, 50초02을 기록, 1~4차 합계 3분20초55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게 스켈레톤의 특성이지만 윤성빈은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3분22초18)와 무려 1초63의 차이를 보였다. 다른 세계에 있는 선수 같았다.

클래스가 높아졌다. 2시즌 연속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에 밀려 세계랭킹 2위에 머물렀던 윤성빈은 올 시즌 7차례 월드컵에서 무려 5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바로 홈 트랙이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트랙은 전 세계에 총 16개가 있는데 그 길이와 코스가 모두 다르다. 트랙에 대한 적응도는 기록으로 직결되는데 2016년 10월에 개장해 단 한차례의 공식 대회만 개최한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많은 선수들에게 익숙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윤성빈은 달랐다. 전 세계 스켈레톤 선수 중 이 트랙을 가장 많이 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윤성빈은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면서 “홈에서 치르는 올림픽은 정말 집 같은 트랙에서 하는 것인데 부담감을 느낄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봅슬레이 대표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다. 봅슬레이가 스켈레톤과 똑같은 트랙을 타기 때문이다. 2015~2016시즌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리고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원윤종-서영우 봅슬레이 2인조에게 관심이 옮겨지는 이유다.

이들은 지난 시즌 3위로 내려앉더니 올 시즌엔 국산 썰매와 라트비아산 썰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고 유능한 코치들이 팀을 이탈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를 겪으며 흔들려 시즌 랭킹 21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럼에도 이용 감독은 자신만만해 했다. 그는 “봅슬레이 2인승 훈련이 오후 3시에 들어간다. 모든 분들이 윤성빈이 이렇게 큰 차이로 금메달을 딸 거라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라며 “1월에 훈련 한 결과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훨씬 더 좋아졌다. 윤성빈이 0초3 정도를 앞당겼다면 원윤종-서영우는 0초6 정도다. 오후 3시에 있을 훈련에 대한 결과가 사실 궁금하다. 그에 따라 메달 향방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금메달을 수확한 윤성빈은 6차례 공식 연습 주행 중 단 2차례만 트랙을 탔다. 그마저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트랙에 대한 완벽한 숙지가 끝난 윤성빈의 많은 레이스는 오히려 상대팀들에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작전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이용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올 시즌 초반 3차례 월드컵에만 출전해 각각 10위, 13위, 6위를 기록했다. 각 대회에서 1위와 보인 격차는 0초55, 0초94, 0초34. 평균적으로 0초61이다. 이용 총 감독의 말대로라면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과한 목표라고 평가절하 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이들도 윤성빈과 마찬가지로 전력노출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15일 계획됐던 2차례 연습 주행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날은 훈련 결과를 확인해보기 위해 스타트 라인에 선다.

이들과 함께 많은 땀을 흘린 윤성빈은 자신의 방식대로 “‘막상해보니까 별거 없더라’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밝히며 “정말 준비 많이 했으니 자신감을 갖고 모든 경기에 임하면 후회 없는 결과 나올 것이다. 나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윤성빈과 달리 메달권과는 멀어져가는 것처럼 보였던 봅슬레이 2인조. 윤성빈의 금메달로 다시금 기대를 키워내고 있다. 봅슬레이 2인조 일정은 18일 오후 8시 5분 1차, 9시 40분 2차, 19일 오후 8시 15분 3차 주행 순으로 펼쳐진다. 이 결과 전체 30팀 중 상위 20팀이 19일 오후 10시 마지막 4차 주행을 펼친다. 1~4차 합산 기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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