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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라이징선' 김지수, 윤성빈-이용 감독 "아직"이라고 입 모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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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라이징선' 김지수, 윤성빈-이용 감독 "아직"이라고 입 모으는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7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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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김지수가 깜짝 성적을 냈지만 더 갈고 닦고 키워서...”(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 감독)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스켈레톤의 새 시대를 연 윤성빈(24·강원도청)과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이용 총 감독이 김지수(24·성결대)에 대해 입을 모았다.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은 높게 평가할 게 아니라는 것. 개인 최고의 레이스를 펼치며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둔 그에 대해 평가가 야박한 이유는 뭘까.

 

▲ 김지수(오른쪽)와 윤성빈이 17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16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인승 3·4차 레이스가 펼쳐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윤성빈이 1~4차 합계 3분20초5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이 빙상이 아닌 종목에서 처음으로 따낸 메달이 윤성빈의 역주에 금빛으로 물들었다.

윤성빈의 어마어마한 성과에 가려진 감은 있지만 3분22초98로 6위를 차지한 김지수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윤성빈과 함께 누구보다 많은 주행으로 홈 트랙을 완벽히 파악한 김지수는 주행에서는 큰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타트가 아쉬웠다. 1차 레이스 4초68로 2위를 기록했지만 이후엔 4초7대로 떨어지며 5위, 4위, 4위에 머물렀다.

17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용 총 감독은 “김지수는 평소 윤성빈과 스타트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연습할 땐 윤성빈보다 더 빠르기도 했다”며 “그런데 올림픽에선 0초1 차 이상 나오더라. 평소처럼 스타트만 긴장하지 않고 했다면 0초8도 줄일 수 있었다. 충분히 동메달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수고한 코칭스태프에게 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지수는 “드라이빙 경력이 아직 짧다고 생각한다. 경력을 채우고 공부를 많이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윤)성빈이가 옆에 있어서 더 빨리 실력이 늘 수 있다. 성빈이가 하는 걸 따라가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전했다.

세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윤성빈의 존재는 김지수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그는 전날에도 “오늘 이후로는 경쟁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베이징에서는 꼭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 이용 총 감독(가운데)은 전날 김지수의 레이스에 아쉬움을 보이며 그를 향한 높아진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윤성빈은 이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용 감독도 마찬가지 입장. 장난 섞인 반응이라고는 하지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반응. 그러나 김지수는 “지금은 성빈이에게 ‘널 이기겠다’고 해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4년 뒤엔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 성빈이가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일 수 있게 준비를 잘 할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그렇다고 이용 감독과 윤성빈이 김지수의 가능성마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윤성빈이 2012년 처음 스켈레톤에 입문해 6년 만에 세계를 정복했다는 사실이 많은 화제가 됐지만 김지수는 그보다 2년 뒤인 2014년 처음 썰매에 몸을 실었다.

지난 시즌 세계랭킹 31위에 오른 김지수는 올 시즌 단 3차례 월드컵에만 출전하고도 2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고 성적은 7위였다.

김지수도 자신만만하다. 그는 “그동안 나 스스로를 믿지 못했는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걱정은 없다. 나는 이제 시작이다. 실력이 발전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홈 트랙의 이점보단 발전 가능성에 더욱 기대가 쏠리는 윤성빈과 함께 한국 스켈레톤의 쌍두마차가 될 김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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