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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껑충 여자 컬링 순위, 김선영-김초희 '휴대폰 반납' 이유는 '악플'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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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껑충 여자 컬링 순위, 김선영-김초희 '휴대폰 반납' 이유는 '악플' 때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8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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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여자 컬링 대표팀을 향한 갑작스러운 관심 증가가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좋은 일이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다름 아닌 ‘악플’이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18일 강원도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5차전에서 12-5로 크게 앞선 8엔드 종료 뒤 중국의 굿게임(기권) 선언으로 승리를 추가했다.

 

▲ 18일 중국전을 마친 여자 컬링 대표팀 김초희(왼쪽)과 김선영이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5경기에서 4승 1패. 10개 팀 중 공동 2위로 올라섰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눈앞에 다가왔다. 1승만 더해도 타이브레이커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승을 보태면 4강 직행이 유력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리드 김초희(22)와 세컨드 김선영(25), 김민정 감독이 나왔다. 이날 김영미(26)를 대신해 경기에 나선 김초희는 “마지막에 너무 못해서”라고 민망해하더니 “중요한 시점에 제가 들어가서 흐름을 끊지 않아 다행이다. 앞으로도 경기가 많으니 조금 더 집중해서 만들어가겠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심을 끈 질문은 ‘휴대전화 반납’에 대한 것이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휴대 전화까지 반납한 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며 대표팀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 이야기를 접한 김초희와 김선영은 “숙소에 TV가 있지만 화면만 나오는 OBS(올림픽 방송)만 나온다. 우리만 그런 줄은 지금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민정 감독은 당황하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컬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특성상 안 좋은 말도 나올 수 있다”며 “선수들도 아직 어려 그런 부분을 신경 쓸 수 있다. 경쟁 상대에 대한 분석은 마쳤지만 그 부분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선수들과 미리 말해 휴대 전화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 외에도 선수들의 정신력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는 “상대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지 말자고 멘탈 훈련을 해왔고 10년 동안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다”며 “매 경기 후 계속 같은 말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답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 답변 도중 눈물을 흘리는 김민정 감독(왼쪽)과 그를 다독이는 김초희.

 

이날 경기는 1년 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의 설욕전이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한국은 이날과 반대로 중국에 5-12로 대패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김선영도 “동계아시안게임 패배는 생각하지 않고 이기자는 마음으로 오늘 경기에만 집중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승리해서 기쁘다. 남은 경기도 잘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훈련을 해오며 힘든 일도 많았다. 아직까진 한국 컬링이 고속도로가 아닌 가시밭길”이라며 “우리를 통해 컬링이 더 알려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최초로 올림픽에 나와서 4승을 했기에 만족하는 게 아니고“라며 눈물을 흘려 말을 잇지 못했다. 지켜보던 김선영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너무 힘든 일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뒤에서 애를 많이 쓰셨다”며 “우리가 신경을 안 쓰게 하려고 뒤에서 열심히 노력하셨다”고 감독의 노고를 이해했다.

잠시 후 감정을 추스른 김 감독은 “승률보다는 최선을 다해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자만하지 않았다.

끝으로 “4강 플레이오프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하면 나부터 선수들에게 그 같은 단어를 쓸 것 같다”며 “매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19일 오전 9시 5분 5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스웨덴과 격돌한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스웨덴마저 잡으면 더욱 신바람을 낼 수 있다. PO 혹은 결승전에서 붙을 수 있는 상대라는 점도 경계를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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