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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흥부' 정우, 처음을 기억하고 있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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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흥부' 정우, 처음을 기억하고 있는 배우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2.2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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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Tip!] 정우가 영화 ‘흥부’를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정우는 ‘흥부’를 특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에 대한 정우의 생각과, 배우 정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우는 ‘흥부’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자가 만난 정우는 처음을 기억하는 배우였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여러 감정이 드는 영화에요. 객관적으로 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 작품이 더 특별해서 그런가 봐요.”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로 첫 사극 작품에 도전한 배우 정우의 소감이다.

‘흥부’에서 정우는 흥부를 연기하며 조혁 캐릭터를 연기한 故 김주혁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극에서 김주혁 배우와 가장 많은 신을 소화했던 정우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애틋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첫 사극 도전작 ‘흥부’, 고민의 흔적

 

정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우는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한복을 입고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다. ‘흥부’를 통해 처음으로 사극 작품에 출연하게 된 정우는 캐릭터 소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장르적인 특성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사극’하면 생각나는 말투나 행동 같이 전형적인 것들이 고민이었어요. 틀 속에서 자유롭고 싶었거든요. 캐릭터가 우여곡절이 많아요. 주변 인물들을 대하는 흥부의 감정선이 조금씩 달라야 하고, 희화된 모습 속에 해학이 있어야 하고요.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우는 ‘흥부’에서 타이틀롤 흥부를 연기했다. 작품 속 흥부 놀부 형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흥부 놀부 형제의 대척점에 서 있는 조혁(김주혁), 조항리(정진영)형제가 더욱 익숙하게 느껴진다. 캐릭터의 특성은 정우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정우는 감정적인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형에 대한 소식을 듣고 감정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조혁에게 형에 대해 물으면서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요. 이 친구가 글을 쓰는 이유가 형을 찾기 위한 거니까요. 그런 감정선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죠.”

또한 정우는 ‘흥부’를 통해 캐릭터의 내적인 변화뿐 아니라 외적인 부분들의 변화를 직접 느끼게 됐다. “예전에는 미처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는 정우는 ‘흥부’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게 된 것이다.

◆ 故 김주혁부터 정진영 천우희 정해인까지

 

정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우는 ‘흥부’를 통해 김주혁, 정진영, 천우희, 정해인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들 중 가장 정우와 함께 가장 많은 신을 소화한 인물은 김주혁이다. 정우는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김주혁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고, 힘을 얻었다고 말하며 그를 향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님(김주혁)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있어요. 같은 공간에 함께 있으면 느껴지잖아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따뜻함이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말로 표현이 잘 안 돼요.”

정우는 ‘흥부’를 통해 정진영, 천우희, 정해인과 합을 맞추며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정진영과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을 만들어냈고, 천우희와는 미묘한 케미를 선보였다. 정해인과는 많지 않은 신에도 확실한 포인트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정진영 선배님은 경력이 엄청나신데 분장실에서도 연습을 하세요. 톤 조절하시려고 큰 소리를 내면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거든요, 느낀 게 많았죠.”

“(정)해인이를 볼 때 굉장히 착실하고,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서 잘 될 친구라고 생각했었어요. 잘생겼고, 매력 있는 친구예요. 천우희 배우와의 촬영 회차는 많지 않았고, 초반이었어도 어색함 없이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털털하고 재미있는 친구였어요.”

‘흥부’를 통해 좋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정우는 첫 사극임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각 캐릭터들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전체적인 내용을 이끌어 가는데 확실한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낸 정우에게 ‘흥부’는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지금은 더 큰 의미가 생긴 작품이잖아요. 어떤 물리적 단어로 표현하기 조심스럽고, 그냥 많이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작품이에요.”

◆ 처음을 기억하는 배우

 

정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우는 무명이 길었던 배우로 꼽힌다. 2013년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응사)‘에 출연하기 전까지 ’배우 정우‘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정우가 ’응사‘로 주목 받기 시작하며 그의 과거 출연작도 관심을 얻었다. 특히 영화 ’바람‘은 2009년 개봉 당시보다 더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낸 정우는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지만 자신의 연기 인생을 “엄청 평범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특별해 보일 수 있는 직업일 수 있는데 제가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안 특별한 직업도 없긴 하죠.”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우는 첫 영화였던 ‘7인의 새벽’에 몇 신에 단역으로 출연했을 당시 ‘세금 제외 28만 원 가량’을 출연료로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영화를 떠올리며 “그 작품이 있으니까 제가 있고, ‘흥부’ ‘바람’ ‘응답하라 1994’ ‘재심’이 있는 거죠.”라는 말을 남겼다.

처음을 기억하고 있는 정우는 ‘절실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우는 자신의 경력에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기 부끄럽다면서도 “절실함이 사라질 때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무서워요, 그게 진짜 무서워요.”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실제로 정우는 무뎌졌을 때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육체가 너무 힘드니까 내 정신을 지배하더라고요. 그것도 제가 나약해서 그런 거죠. 매 작품 절실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디선가 절실함을 찾아야 연기가 표현될 것 같아요.”라는 말을 남겼다.

[취재후기] 참 유쾌한 배우였다.

“유쾌 하려고 하는 편”이라는 정우의 자기소개에 딱 맞는 사람이었다. 정우는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장점을 가진 배우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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