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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 이겨낸 최다빈, 이젠 명실상부 여자 피겨 선두주자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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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 이겨낸 최다빈, 이젠 명실상부 여자 피겨 선두주자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21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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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직접 출전권을 확보해 후배 선수와 나오게 됐는데, (김)하늘이도, 저도 모두 영광이었다.”

대망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싱글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최다빈(18·고려대 입학 예정)이 밝힌 소감이다. 여전히 한국 피겨는 최다빈의 ‘롤모델’ 김연아로 대표되지만 이젠 최다빈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 후배들을 끌고 가고 있다.

최다빈은 21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총점 67.77(기술 37.45, 예술 30.23)점을 받았다.

 

 

 

8년 전 ‘피겨 여왕’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당시 세계신기록인 228.56점이라는 상상을 뛰어넘는 점수를 기록하며 한국 피겨의 새 역사를 썼지만 그를 제외하곤 올림픽에서 마땅한 성과를 낸 이가 없었다.

클래스가 다른 김연아 외에 올림픽에 나선 이들의 성적은 밴쿠버 대회 곽민정이 최고였다. 그는 당시 16위를 차지했다. 4년 전 소치에선 김해진이 18위, 박소연이 23위를 기록했다.

최다빈은 이날 8위에 랭크됐다. 3위 케틀린 오스먼드(78.87점)와 차이가 10점 이상이기 때문에 메달권 진입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한국 피겨의 새로운 희망을 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최다빈은 “점수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올림픽에서 쇼트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그걸 이뤄서 정말 기쁘고 단체전에 이어 최고점을 세워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다빈은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소 도전적이지 않다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실수 하나가 치명타가 되는 피겨에서 ‘클린 연기’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경기를 마친 뒤엔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에 많이 긴장했었는데 완벽히 하고 나서 그랬던 것 같다”며 “등수나 점수는 생각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올림픽 출전했기 때문에 오늘 너무나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팀 이벤트를 경험하긴 했지만 큰 부담 없이 자신의 연기만 펼치고 기다리면 됐던 것과 온전히 자신의 연기 하나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개인 종목과는 달랐다. 긴장이 많이 됐다는 최다빈은 관중들의 응원 소리마저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연기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 그는 “프리에선 좀 더 차분하게 제 연기를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프리스케이팅에 나서는 각오를 내비쳤다.

불과 1년 여 전만 하더라도 대중의 머릿속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건 박소연(21·단국대)과 초특급 유망주 유영(14·과천중)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박소연의 대타로 나선 최다빈이 일을 냈다.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것. 한국인 최초의 쾌거였다.

이후 최다빈은 승승장구하는 듯 했다.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선 10위에 오르며 당당히 올림픽 출전 티켓 2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김하늘(16·수리고 입학예정)과 함께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연이은 악재를 만났다. 피겨 선수에게 핵심적인 부츠에 문제가 생겼고 갑작스런 모친상, 그리고 부진까지 뒤따랐다.

올림픽을 앞두고도 성적에 대한 확신을 갖기 힘들었지만 최다빈은 이날 해냈고 복합적인 감정이 일며 울컥하기까지 했다.

만족은 이르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프리스케이팅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순번 추첨 결과 최다빈은 전체 24명의 선수 중 3그룹 5번째, 전체 17번째로 경기에 나선다. 김하늘은 1그룹 4번째.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배 김연아와 하늘에 계신 자신의 어머니께 당당한 연기를 펼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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