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치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보는 듯 했다.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아쉽게 금메달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스킵(주장) 김은정(28·경북체육회)는 눈물까지 보였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값진 은메달이었다.

김은정과 김영미(28), 김선영(25), 김경애(24), 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은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에서 스웨덴에 3-8로 뒤진 9엔드 종료 후 상황에서 굿게임(기권)을 선언했다.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치러진 예선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8승 1패로 이번 올림픽 최고의 이슈를 일으키며 준결승으로 향했다. 일본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승부를 펼친 끝에 연장에서 제압,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앞서 한국이 예선에서 꺾었던 스웨덴. 당시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스웨덴을 7-6 한 점 차로 제압하며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이날은 처음부터 좋지 않았다. 1엔드 후공을 잡은 한국은 스웨덴의 수비적인 전략 속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2엔드엔 스웨덴이 후공을 잡았지만 다득점이 여의치 않자 블랭크(무득점) 작전을 구사했고 3엔드에서 2득점을 챙겼다. 한국은 후공을 잡은 4,5엔드 스웨덴에 추가 1실점했다. 점수는 1-4.

예선이었다면 충분히 역전의 기회를 노려볼 만했지만 스웨덴은 이미 여유를 잡았고 안정적인 전략을 택했다. 샷의 정확도도 매우 높았다. 6엔드 1점을 추가했지만 7엔드 스웨덴에 대거 3실점하며 사실상 승기를 내줬다. 양 팀은 8,9엔드 1점씩을 주고받았고 9엔드를 마친 한국은 잠시 모여 대화를 나누더니 결국 손을 들었다.

그럼에도 최고의 성과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4년 전 3승을 거두며 컬링에 대한 관심을 키웠던 것에 불과했다면 이젠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뤄냈다. 경기 후 김은정은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이 눈앞에 보였기에 아쉬움은 남았지만 당당히 고개를 들어도 될 최고의 성과로 대회를 마친 여자 컬링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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