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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⑬] 남북 단일팀-한반도기 "우리는! 하나다!", 세계가 주목한 평화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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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⑬] 남북 단일팀-한반도기 "우리는! 하나다!", 세계가 주목한 평화올림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2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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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리는! 하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17일 간 북한 응원단이 찾은 경기장 곳곳에 울려 퍼진 구호다. 비단 북한 응원단만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알 수 없는 뭉클함과 감동을 느낀 남 측 관중들도 이에 동요돼 그들과 함께 한 목소리를 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한반도기를 남과 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하나 됨을 보여준 것을 보며 “한국과 북한이 평화를 위해 함께 행동했다”며 “스포츠가 분열되기 쉬운 세상을 어떻게 한 데 모으는지 봤다”면서 IOC가 올림픽 이후에도 평화를 위해 달리겠다고 약속했다.

 

 

남과 북 선수단은 개회식부터 공동입장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개회식 가장 이슈가 된 것 중 하나는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피겨 퀸’ 김연아의 화려한 등장이었다. 그러나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한 이들도 그 못지않았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의 에이스 정수현과 한국의 주장 박종아가 나란히 손을 잡고 성화를 전달하기 위해 슬로프를 오르던 것은 예상 밖의 일이라는 것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나 같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줄지어 이동하는 북한 응원단이 빠지지 않고 찾은 곳은 단일팀으로 나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기였다. 나란히 자리를 잡아 통일성 넘치면서도 다소 자연스럽지 않은 응원은 선수들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스코어와 상관없이 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은 결국은 단일팀이 힘을 낼 수밖에 없는 요소로 작용했다.

스위스, 스웨덴에 연달아 0-8 대패를 당한 단일팀은 마지막 일본을 만났다. 단일팀은 랜디 희수 그리핀의 역사상 한국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첫 골을 기록하며 일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결과는 1-4 패배였지만 한국 아이스하키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경기였다.

 

 

경기 후 관동 하키 센터 밖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로 물들었다. 시작은 북한 응원단이었지만 그 물결은 경기장을 찾은 국내 관중들에게도 전염됐다. 일본이라는 팀을 상대로 남과 북은 최고의 경기를 펼쳤고 관중들은 진정으로 하나됨을 경험하며 감동을 안겼다.

대회 개막 직전 정치적 목적으로 인해 단일팀이 구성됐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들은 결국 ‘원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 처음엔 단일팀 결성에 탐탁치 않아했던 세라 머리 단일팀 감독도 헤어질 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해외 선수들과 외신들에 평화올림픽이라는 것은 다른 측면으로도 느껴졌다. 남과 북의 평화를 떠나 이보다 평화로운 올림픽이 있을까라고 느낀 이들이 적지 않았다. 자타공인 치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국의 안전함을 전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린 계기가 됐다.

미국 USA 투데이는 “중무장한 군인, 경찰 인력들이 보이지 않는데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반적으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호평했다. 이는 총기규제가 엄격히 제한돼 있는 한국의 특성과 함께 최첨단 장비를 통해 무장 인력의 배치를 최소화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일본과 중국도 안전올림픽 개최를 위해 한국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OC는 대회 전 남과 북의 공동입장에 적극 찬성하며 적극적인 협력을 보였다. 남과 북이 휴전 중이라는 특수상황이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대회를 치러내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그러나 정부와 조직위는 한 발 더 나아가 개회식에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동시에 초청해 남과 북 평화 기조의 물꼬를 텄다. 이어 폐회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 트럼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나란히 앉았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국을 대표해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까지 초청해 남·북·미·중까지 화합하는 그림을 연출해내며 진정한 평화올림픽의 기치를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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