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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자 리뷰] 복수와 광기의 이중주, 장르의 우물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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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자 리뷰] 복수와 광기의 이중주, 장르의 우물에 빠지다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4.03.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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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몬스터'

▲소개: 스릴러 영화 '몬스터'는 입양된 가정에서 학대받고 자라난 태수(이민기)와 7세 지능을 가졌지만 동생을 누구보다 챙기는 복순(김고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렸다. 전혀 안 어울릴 법한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복수’라는 화두를 내세워 완성된 이 영화는'시실리 2㎞'(2004년)의 각본, '오싹한 연예'(2011년)의 연출을 맡았던 황인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1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줄거리: 철거촌 입구에서 야채장사를 하며 수재인 동생과 생활하는 복순은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광녀’다. 어느날 저녁, 겁에 질린 나리(안서현)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집안에 들인다. 나리는 살인마 태수에 의해 언니를 잃은 뒤 도망쳐 온 아이였고, 복순의 친절은 동생을 죽음으로 이끈다. 복순 역시 태수의 집요한 추격을 받지만 복수심으로 반격에 나선다.

▲뷰 포인트: 전작에서 웃음과 광기, 서늘한 공포를 스크린에 담아냈던 황 감독은 이 영화에서 존속 살인과 배신,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하며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가장 큰 불행의 씨앗임을 보여준다. '몬스터'는 스릴러, 액션, 코미디, 가족드라마, 공포, 슬래셔 등 장르적 교배가 과하다. 한참 잔인하다가 어이 없게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터지는 살점과 흘러 넘치는 피도 모자라 내장을 헤집고, 뇌수가 흘러나오는 잔인한 장면이 가득한 점은 불편하다.

단 한순간이라도 ‘가족’의 일원으로 살고 싶었던 태수의 내면은 별다른 상활 설명이 없음에도 이민기의 슬픈 눈빛과 광기 어린 표정으로 충분히 읽혀진다. 영화 후반부 이민기와 김고은의 결투장면은 처절할 정도다. 광기의 살인마와 광녀, 누가 진정 미친 자일까.

 

모자로 등장하는 김부선과 김뢰하가 살아남기 위해 태수에게 읍소하는 장면은 매우 강렬하다. 배성우의 킬러 연기 또한 ‘몬스터’가 건진 수확이다. 이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

ilove@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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