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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⑮] 은메달 이상화-여자 컬링 향한 찬사, 사라진 '금메달 만능주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2 17:20 | 최종수정 2018.03.03 12: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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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유도 왕기춘, 김잔디, 사격 진종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수확하고도 눈물을 흘렸던 이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 이후 이런 말을 남겼다.

“죄송합니다.”

세계 2위. 그들보다 그 분야에서 더 뛰어난 성적을 낼 수 있는 이들은 없다. 당당히 한국을 대표해 나선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 끗 차이로 최정상에 서지 못했음을 국민들게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를 노렸던 이상화는 은메달을 수확한 뒤에도 강릉 오벌을 찾은 관중들로부터 금메달리스트 못지 않은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왕기춘이야 무려 10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의 이야기지만 진종오와 김잔디의 눈물은 2016년 8월 리우 하계올림픽 때의 일이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여 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선수들을 대하는 국민들의 태도는 개최국의 자격을 충분히 보이고도 남을 정도로 성숙해져 있었다. 결과보다는 선수들이 흘린 땀과 그 열정에 주목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 이상화(29)는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역주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동계올림픽 종목 중 올림픽 때를 제외하고 큰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거의 없다. 스피드스케이팅 또한 마찬가지. 이상화는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하는 선수고 게다가 일본 선수에 밀렸다는 것은 실망감으로 이어질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현장의 관중들은 혼신의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냈고 그는 참아온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 부담감에 시달렸던 이상화는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인사를 해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넌 이미 최고야”,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다던 이상화에겐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 주장 김은정이 이끄는 여자 컬링 대표팀은 결승에서 스웨덴에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강릉 컬링 센터를 감돈 분위기는 아쉬움보단 격려와 환호였다. [사진=AP/뉴시스]

 

컬링 열풍을 일으킨 여자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예선 9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고 준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위닝샷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던 대표팀은 결승에서 스웨덴에 다소 허탈한 3-8 패배를 당했다. 10엔드는 치르지도 않은 채 기권을 선언했다.

경기가 끝난 순간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반응은 한숨 혹은 탄식이 아닌 환호와 격려였다. 스킵(주장) 김은정이 눈물을 흘리자 관중석에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괜찮아”, “잘했어”, “최고야”라는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전설 이채원(37)은 여자 15㎞ 스키애슬론 57위, 10㎞ 프리 51위로 기대 이하의 성과로 대회를 마쳤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격려 일색이었다. 한국 선수단 144명 중 최고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도전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평가였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민유라(23)와 알렉산더 겜린(25)도 누구보다 많은 박수를 받은 이들이다. ‘피겨 퀸’ 김연아로 인해 국민들의 눈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18위로 대회를 마쳤음에도 개최국의 의미를 살린 아리랑으로 무대를 펼친 이들은 많은 관심을 받았고 대회 이후에는 후원 열풍이 일기도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올림피언들이 4년 간 대회를 준비한 과정과 그 스토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렇기에 결과에만 관심이 쏠리지 않았다. 개최국민으로서 올림피언들의 땀과 눈물의 가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치 있는 17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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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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