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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결산 ⑱] 이채원-정소피아-민유라·겜린이 증명한 도전의 가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3 16:13 | 최종수정 2018.03.03 16: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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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림픽은 각 종목 최고 선수들이 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무대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가치를 보이는 장이기도 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더욱 그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단 144명 중 최고령이자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전설 이채원(37), 한국 여자 스켈레톤 사상 첫 올림피언 정소피아(24), 한국 아이스 댄스 최고 성적을 내며 아리랑에 맞춘 연기로 강릉 아이스 아레나를 감동에 빠뜨린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이광기(24), 권이준(21), 김호준(27)이 그랬다.

 

▲ 아이스 댄스 알렉산더 겜린(왼쪽)-민유라는 개량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프리 댄스를 펼쳐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스포츠Q DB]
 

 

◆ ‘감동의 무대’ 민유라-겜린, 모두가 반대한 아리랑 연기 펼치기까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민유라와 겜린도 누구보다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이스 댄스의 올림픽 도전사가 짧다고는 해도 18위는 쉽게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누구보다 많은 격려와 환호를 이끌어낸 이유는 뭘까.

올림픽 출전을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한 민유라와 그와 함께 연기하기 위해 귀화를 택한 겜린. 이들이 대회 전부터 프리 댄스 진출을 목표로 한 이유는 명확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가장 한국적인 음악인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팀 이벤트 아이스 댄스 쇼트 댄스에서 민유라의 옷 매듭이 풀리며 저조한 성적을 냈던 이들은 개인전 쇼트 댄스에서 61.22점을 획득, 프리 댄스에 나섰다. 그리고 특수 제작한 개량 한복을 입고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쳐 감동을 자아냈다. 눈물을 보이는 관중도 적지 않았다.

최종 순위는 20팀 중 18위에 불과했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만족감을 표했다. 아리랑 무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아리랑은 많은 이들이 반대했던 음악이었다. 외국인 심판들에겐 생소할 뿐 아니라 가사가 있는 음악은 연기의 몰입도를 해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어떻게든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 아리랑을 울려퍼지게 만들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자신은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이라고 강력히 말한 민유라는 “한국 아이스 댄스를 알리고 싶어 아리랑과 한복을 입고 나왔다”며 “베이징 올림픽까지 4년이 남았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한국의 음악을 또 사용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울컥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마지막에 음악이 고조될 때 내가 연기하는 걸 위에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며 “그만큼 관중들과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늘 밝은 미소를 지으며 관심을 모았다. 정유라는 선수촌 입촌식에서부터 흥겨운 춤을 추며 ‘흥유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올림픽 이후엔 이들의 열악한 훈련 여건에 관심이 옮겨지며 후원금이 쏟아졌지만 1억여 원의 모금이 모인 뒤 민유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후원금을 그만 받겠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그 마음가짐으로 인해 호평을 얻었다.

 

▲ 이채원(왼쪽)은 5번째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고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진=뉴시스]

 

◆ 크로스컨트리 ‘리빙 레전드’ 이채원, 고향 평창에서 마친 감동의 마지막 질주

이채원은 한국 크로스컨트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동계체전에서 무려 71개의 금메달을 휩쓸었고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선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국내에선 적수가 없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그 자체다.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16년간, 5회 연속 올림픽에 개근했다. 기량이 하락세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2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국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스키애슬론에선 12위에 올라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월드컵 최고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향인 평창 땅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여자 15㎞ 스키애슬론에선 60명 중 57위, 10㎞ 프리에선 51위에 머물렀다.

본인 스스로에게도 아쉬움이 남았지만 소중한 올림픽 무대에 대한 느낌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채원은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줘서 더 힘이 생겼다”며 “항상 경기 후엔 아쉬움이 남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1인자라는 타이틀은 때론 짐이기도 했다. 그는 “평창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치르게 돼 긴장과 걱정이 따랐다”며 “국내 일인자라고 많은 기대를 했을 텐데 결과를 보고 실망할까봐 걱정이 됐다.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감사함을 담은 격려 일색이었다. 그동안 한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고 그 중에서도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크로스컨트리에서 완주를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냈다.

 

▲ 여자 스켈레톤 1호 올림피언 정소피아. [사진=스포츠Q DB]

 

◆ 윤성빈 금빛 레이스에 가린 정소피아, 그의 레이스는 이제 시작

이번 올림픽에서 얻은 큰 수확 중 하나는 썰매 강국이라는 명성을 챙겼다는 것이었다. 특히 스켈레톤 윤성빈은 무결점 주행으로 경쟁자들을 가뿐히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소피아의 역주도 박수를 받기엔 충분했다. 홈 트랙에서 많은 주행을 거쳤지만 성적은 15위로 아쉬웠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 감독은 대회에 앞서 정소피아가 “스타트만 보면 톱5 안에 든다”고 평가를 했다. 그의 말처럼 시작은 좋았지만 주행 기술이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당장의 성적만으로 그의 가치를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정소피아가 올 시즌 월드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19위, 랭킹은 33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대에 비하면 좋은 성적을 낸 것이다.

게다가 그가 스켈레톤에 입문한 것은 고작 4년도 지나지 않았다. 끝을 모르고 성공하고 있다. 이용 총 감독은 “올림픽에 처음 나간 것과 아닌 것은 다르다”며 “윤성빈도 소치가 아니라 이번이 처음이었다면 그렇게 격차를 벌리며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정소피아를 두둔했다. 윤성빈은 처음 나섰던 소치 대회 때 27명 중 16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경험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윤성빈의 금메달, 봅슬레이 4인승의 은메달 쾌거로 썰매 종목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확실한 성공을 바탕으로 한 훈련에도 한층 효율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4년 뒤에는 메달권에 진입하겠다는 정소피아의 다부진 각오를 허황된 꿈으로만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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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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