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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산] 예능 코드 BEST 5 '예능 전국시대, 무엇에 울고 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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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산] 예능 코드 BEST 5 '예능 전국시대, 무엇에 울고 웃었나?'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2.1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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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한 해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새로 등장했고, 사라졌다. 만만치 않은 제작 비용이 이유일까. 단기간 내에 결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폐지 수순을 밟는 일이 반복됐다. 이 '살벌한' 예능판 안에서, 그중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다섯 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외국인', '케이블·종편 토크쇼', '돌직구', '관찰', '힐링'. 2014년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돋보인 내용들이다.

[KEY1] 외국인 예능 = '비정상회담(JTBC)', '헬로 이방인(MBC)'

'미녀들의 수다', '명절 특집 외국인 장기자랑' 류가 아니다.

'외국인 예능'을 대세로 만든 '비정상회담'은 한층 더 참신해진 포맷을 갖추고 등장했다. 외국인들이 유창한 한국어로 여러 이슈에 대해 논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시야를 넓히며 재미도 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었다.

▲ '외국인 예능'를 대세로 만든 JTBC '비정상회담'.[사진=JTBC 제공]

장위안, 타쿠야, 줄리안 등 토론 출연진은 여러 건의 광고 촬영을 하는 등 스타덤에 올랐고, 종합편성채널임에도 5.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이에 힌트를 얻은 듯 MBC는 외국인들이 게스트하우스에 모여 사는 '헬로 이방인'을 편성하기도 했다.

프로그램뿐 아니라 예능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스타들도 있다.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패널만큼 한국어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한국인과 다른 사고에서 나오는 엉뚱함이 주는 재미들도 있다. 슈퍼주니어-M 헨리는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M.I.B 강남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해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KEY 2] 케이블·종편 토크쇼 = '비정상회담', '속사정쌀롱(JTBC)', '황금알(MBN)'

지상파 프로그램인 '매직아이'와 '별바라기'는 각각 진행자 이효리, 강호동을 내세워 광고지만 3%대의 시청률로 조기 종영했다. '매직아이'는 한 차례 프로그램 내용 개편을 시도했으나 이럴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고, '별바라기'는 갑작스러운 종영으로 진행자 인사 없이 마지막 방송을 내보냈다.

▲ '속사정쌀롱', '황금알' 등 종합편성채널의 토크쇼의 상승세가 돋보인 반면, '별바라기', '매직아이' 등 지상파 토크쇼는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했다. [사진=JTBC, MBC, SBS 제공]

이는 진행자 역량보다는 프로그램 포맷이 아쉬웠던 경우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등 여성 진행자들의 장점을 살려 여러 이슈를 다룬다는 기획의도의 '매직아이'는 연예인 신변잡기를 다루는 데 그쳤다. 또한 팬과 스타의 만남을 내용으로 한 '별바라기'는 출연자를 깊이있게 조명하지 못해 감동과 재미보다는 마치 '그들만의 이야기'를 보는 느낌을 받게 했다.

이에 비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토크쇼들은 출연자보다는 프로그램 포맷에 중점을 둔 경우다. 외국인 출연자의 토론 '비정상회담', 인간의 심리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속사정쌀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삶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황금알' 등은 스타 출연자보다는 프로그램 자체에 힘을 실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KEY 3] '돌직구' 예능 = 선 지키는 '돌직구', 이국주-장동민

언젠가부터 신조어로 등장한 '돌직구'는 이제 예능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질문의 방식이나 내용이 직접적일 때, 이를 '돌직구'라 표현한다.

올해 예능에서 '돌직구'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예능인은 이국주와 장동민이다.

▲ 이국주와 장동민은 '돌직구' 예능을 선보였다. [사진=스포츠Q DB, JTBC 제공]

이국주는 자신의 몸을 개그에 활용하는 '돌직구' 스타일로 인기를 얻었다. 날씬하지 않은 몸매의 코미디언들은 대부분 외모를 자책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하려 하지만, 이국주는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배우 김보성을 패러디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외친 "으리!"는 올해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장동민의 경우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버럭'하고, 때에 따라서는 비속어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코믹한 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출연자들은 기분 나빠하는 대신 기분 좋게 웃는다. 이는 '돌직구'를 선보이더라도 어느 정도, '선'을 지키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돌직구' 예능의 선두주자 급이었던 김구라에 대한 대중의 평은 예전같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그 방식이 시원하기보다 출연자에게 실례가 될 정도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출연자의 얘기를 끊거나, 계속해서 집요한 질문을 하는 등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KEY 4] '관찰 예능'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JTBC)', '오늘부터 출근(tvN)', '룸메이트(SBS)'

출연자를 어떠한 장소와 상황에 밀어넣고 모습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도 강세였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연예인들이 일주일 동안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고등학교 졸업을 마친 출연자들은 현재의 학생들의 삶을 직접 살아보며 그들을 이해하고 추억을 만든다.

▲ 특정한 상황 속 출연자를 지켜보는 관찰 예능. '오늘부터 출근', '룸메이트',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사진=tvN, SBS, JTBC 제공]

'오늘부터 출근'의 경우는 실제 기업에 가서 일을 해 보는 형식으로, 휴대전화 회사, 속옷 회사 등에 입사해 출연자들은 서류 작성, 실습 등을 거친다. '룸메이트'는 출연진이 한 집 안에서 생활하는 형식으로, 시즌1을 종영한 후 9월 시작한 시즌2에서는 출연자를 대폭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작년 상반기 시작한 '일밤-진짜 사나이'의 경우는 프로그램의 인기는 올해 주춤했으나 김소연, 걸스데이 혜리 등으로 구성한 '여군특집'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성이 성실하게 군대 체험을 하는 모습을 내보냈고, 혜리가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앙탈'은 한순간에 혜리를 스타로 만들었다.

이렇듯 사회를 이루는 집단인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풋풋한 모습이 인기를 끌었다.

[KEY 5] '힐링 예능' = '슈퍼맨이 돌아왔다(KBS)', '삼시세끼(tvN)', '꽃보다' 시리즈(tvN)

예능적 장치가 크게 눈에 띄지 않음에도 '재밌다'는 평을 듣는 프로그램들 또한 눈에 띄었다. 나영석 PD가 연출한 '삼시세끼'가 대표적이다.

▲ '힐링 예능'이라 평을 듣고 있는 '삼시세끼', '슈퍼맨이 돌아왔다', '꽃보다' 시리즈. [사진=tvN, KBS 제공]

'삼시세끼'는 '이상한 예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서진과 옥택연이 산골을 배경으로 삼 시 세 끼니를 챙겨먹는 이 프로그램은 시골을 배경으로 느릿하게 흘러가는 풍경을 보여준다. 예능적 장치가 없어, 출연자 이서진마저 "이게 뭐가 재밌냐"고 일갈할 정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를 보며 재미를 느낀다. 바쁜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푸는 '힐링'이 예능에도 적용된 듯하다. 해외여행기를 보여준 '꽃보다' 시리즈 또한 별다른 자극적인 재미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울림과 잔잔한 재미를 주는 '힐링 예능'이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외에 별다른 구성은 없음에도 시청자들은 "'삼둥이'를 보기 위해 일주일을 버틴다"는 평을 하고 있다.

'힐링' 코드는 기존 인기 지상파 예능인 '무한도전'과 '1박 2일'에서도 통했다. '무한도전'의 '극한 알바', '라디오 특집', '1박 2일'의 '수학여행 특집' 등은 시청자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까지 안겼다는 평을 받았다. 올 한 해 끊이지 않았던 사건사고,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예능을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얼마간 영향을 줬을 거라고 분석해볼 수 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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