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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자동 고의4구 도입…"경기시간 단축" vs "흥미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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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자동 고의4구 도입…"경기시간 단축" vs "흥미 반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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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 판에서 한동안 논쟁거리였던 자동 고의 4구 제도의 도입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우려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KBO 회의실에서 규칙위원회를 열고, 2018 KBO 리그 규정과 야구 규칙 개정안에 대해 심의했다.

KBO는 규칙위원회 의견을 바탕으로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해 올해부터 자동 고의 4구를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자동 고의 4구는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 4구 의사를 전달하면 투수가 별도로 투구하지 않더라도 심판이 볼넷으로 인정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자동 고의 4구 시 타자에게는 1루 진루권이 허용되고 ‘자동 고의 4구’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표출된다.

자동 고의 4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시행 중이고,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2017년부터 도입했으며, 일본프로야구(NPB)도 올 시즌부터 실시한다.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고의 4구를 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야구 본연의 재미를 없앴다는 의견이 있다.

고의 4구에서 큰 변수가 생긴 사건을 꼽으라면 홍상삼(두산 베어스)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홍상삼은 2013년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말 주자 2루 상황서 고의 4구 도중 포수 키를 훌쩍 넘기는 폭투를 범했다. 홍상삼은 이후 급격히 흔들리며 2개의 와일드 피칭을 추가해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또 고의 4구가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승부처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 같은 효과가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김상현은 과거 자신을 승부하기 위해 상대 투수들이 최희섭을 고의 4구로 내보내는 것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희섭을 향한 잦은 고의 4구는 오히려 김상현에게는 자극제가 됐고, 2009년 김상현이 홈런왕으로 거듭나는 데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

하지만 자동 고의 4구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제는 이런 장면을 볼 수 없게 됐다.

포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연장전을 포함해 경기당 3회까지 허용됐으나, 앞으로는 정규이닝 기준으로 한 경기에 2차례만 허용된다. 다만, 연장전에 들어갈 경우 1회가 추가 허용된다.

투수의 이닝 교대와 투수 교체 시 횟수를 제한했던 준비 투구수는 이닝 교대 시간(2분) 및 투수 교체 시간(2분 20초)에 한해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고, 해당 제한 시간 안에 반드시 준비 투구를 종료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이내에 투구하지 않을 경우 주심은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부터 볼로 판정한다는 기존 12초룰을 두 번째부터는 볼 판정과 함께 벌금 2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비디오 판독에도 변화가 있다. 비디오 판독 신청 시 종전에는 감독이 반드시 필드 안으로 나와야만 신청이 가능했으나, 올 시즌부터는 필드 안 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판독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판독 시간은 종전 발표(2018년 2월 1일)와 같이 최대 5분을 넘을 수 없다.

또한 관중들이 즉각적으로 판정을 이해하고 심판의 보다 정확한 판정을 유도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 시 구장 전광판에 중계 방송사 화면을 상영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비디오 판독을 할 때 전광판에 해당 판정에 대한 화면을 상영하지 않았다.

타자와 관련해서는 배트 파손 시 빠른 교체를 하기 위해 준비 타석에 2개의 배트를 여분으로 미리 준비하도록 조항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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