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6:36 (화)
[Q리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X소지섭, 멜로 장인들의 만남… 원작 팬들도 설득 가능?
상태바
[Q리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X소지섭, 멜로 장인들의 만남… 원작 팬들도 설득 가능?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3.09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P&DOWN

UP
- 손예진 소지섭,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멜로 장인들의 만남’
- 김지환 이유진 김현수, 아역 배우들이 주는 신선함

DOWN
- 원작 그늘 못 벗어난 분위기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최근 한국 영화계를 색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무채색’ 그 자체일 것이다. 충무로에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영화들이 줄줄이 등장했고, 액션 느와르 범죄 등 비슷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비슷한 내용과 구조의 영화들이 이어지다보니 국내 영화계는 ‘다양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비상업적 영화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고, 멜로물은 쉽게 제작되거나 수입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의 개봉은 ‘리틀포레스트’(감독 임순례)의 순항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국형 멜로물로 재탄생 됐고, 일본 원작보다 가벼운 분위기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영화는 2006년 여름을 배경으로 우진(소지섭)과 그의 아들 지호(김지환)가 1년 전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와 다시 만나게 되며 겪는 일들을 그린다. 2006년의 이야기에 소지섭과 손예진의 과거 이야기까지 곁들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자극적이지 않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 손예진과 소지섭은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대학 시절과 부부로 보내는 시간을 교차로 보여주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풋풋한 설렘부터 서로에게 익숙해진 분위기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분위기까지 폭 넓게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손예진은 캐릭터의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새침함이 돋보이는 모습은 물론이고 남다른 승부욕을 앞세운 장난 섞인 모습,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보여주는 모성애 섞인 모습 등은 손예진이 왜 멜로물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는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와 분위기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지섭과 손예진의 아들로 등장하는 김지환 군은 성인 연기자들 사이에서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과 일찍 철이 든 모습을 확실하게 구분해 연기한다.

소지섭과 손예진의 고교 시절을 연기하는 이유진과 김현수는 고등학생 특유의 풋풋함과 설렘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두 사람은 사랑에 서툰 10대를 연기하며 소지섭과 손예진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서사의 한 조각을 만들어 낸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의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애절하기만 할 뿐 아니라 홍구(배유람/고창석), 최강사(이준혁) 뿐 아니라 특별출연한 현정(손여은), 공효진, 박서준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 시킨다. 그러나 코미디가 더해지며 원작 특유의 애절함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관객들의 아쉬움을 자극하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 분위기 반전의 키를 쥐고 있어 관객들이 전개에 이질감을 느낄 가능성도 높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여러 부분에서 일본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겉모양이나 방식 등만 바뀌었을 뿐 크게 변화한 부분은 없다.

차별점은 원작을 대표하는 이미지인 해바라기 밭 대신 심포리의 굽이진 길들, 폐쇄된 간이역의 터널, 산자락에 위치한 집, 손예진의 작업실 등이 등장한다는 것과 각 캐릭터들이 조금 더 가볍게 그려졌다는 점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만이 갖는 특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중간한 소품과 색감 사용은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따라가려 했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탄탄한 원작에 한국 멜로 특유의 분위기를 더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국내 박스오피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원작 팬들과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