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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우리가 '미스티' 김남주의 고혜란을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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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우리가 '미스티' 김남주의 고혜란을 주목하는 이유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3.18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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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드라마 ‘미스티’가 방송을 시작한 이후 김남주를 향한 관심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김남주가 연기하는 고혜란 캐릭터가 기존과는 다른 여성 캐릭터의 모델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달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미스티’(극본 제인·연출 모완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로 자리 잡은 고혜란(김남주 분)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며 일어나는 일을 담아내고 있다.

 

JTBC ‘미스티’ 김남주 고혜란 [사진= JTBC ‘미스티’ 화면 캡처]

 

‘미스티’는 방송 초반 ‘격정 멜로’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작품을 홍보했지만, 방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19금 딱지’나 ‘위험한 로맨스’가 아닌 김남주가 연기하고 있는 고혜란 캐릭터다.

‘미스티’ 속 고혜란은 ‘성공한 여자’ ‘모든 것을 가진 여자’ ‘닮고 싶은 여자’라는 수식어를 모두 갖고 있는 인물이다. 7년 째 방송국의 메인 뉴스인 9시 뉴스 앵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혜란은 청와대 입성이라는 꿈을 꾸는 야망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야망 있는 여자’ 콘셉트의 캐릭터 고혜란은 과거의 드라마에서 가끔씩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들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이런 야망 캐릭터들이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조연으로 등장하거나, 악을 위해 악을 행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그러나 ‘미스티’의 고혜란은 성공을 향해 가더라도 선(善)의 편에 서려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는다. 또한 고혜란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 관심을 구걸하는 캐릭터도 아니다.

고혜란이 ‘성공한 여성’이지만 ‘유부녀’이고 ‘아이가 없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일부 한국 드라마들이 ‘성공한 여성'을 그리기 위해 ‘골드 미스’나 ‘노처녀’라는 이미지를 부여해 왔고, 직장인이면서 ‘엄마’라는 또 다른 역할을 부여하며 모성애를 강조하거나 일정 수준의 희생을 정당화 해 왔다는 점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김남주가 성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특별함은 빛난다. 고혜란은 부당한 상항에서 자신의 소리를 내 이야기할 줄 안다. “뉴스를 하러 온 거냐, 패션쇼를 하러 온 거냐”는 동료의 시비에 침묵하거나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대신 “오늘 헤드라인 ‘묻지마 살인’으로 바뀐 거 알지?”라고 되물으며 분위기를 정리한다. 

고혜란은 또한 국장(이경영 분)과의 대화에서도 방송국 내 여성 차별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고혜란은 직장 내에서 자기 검열 없이,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 할 줄 아는 캐릭터인 것이다.

 

김남주 고혜란 [사진= JTBC ‘미스티’ 화면 캡처]

 

위기 상황에서도 고혜란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한다.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하명우(임태경 분)의 남모를 도움이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이들의 도움을 바라거나 위기 상황에서 발을 빼지 않는다. 오히려 고혜란은 이경영에게 “기꺼이 배신당해 드리겠다”며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미스티’ 속 고혜란의 이런 모습들은 그동안 일부 국내 드라마에서 그려냈던 여성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그동안 다양한 창작물 안에서 ‘민폐 여주인공’, ‘수동적인 여성상’ 등으로 대변됐던 여성 캐릭터 프레임에서 벗어난 고혜란은 강한 흡입력을 보여주며 ‘미스티’의 전개를 이끌어가고 있다.

미디어 속 여성상에 대한 의문이 짙어지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한 듯한 ‘미스티’의 고혜란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키스 먼저 할까요?’의 김선아, ‘마녀의 법정’의 정려원 등의 캐릭터도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과 다르게 그려지며 호평 받은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앞으로 남아있는 ‘미스티’의 전개에서 고혜란이 또 어떤 매력이 돋보이는 행동들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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