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4:14 (수)
[이슈Q] 아이린·수영 '82년생 김지영' 발언, 손나은 '케이스' 잇는 '페미니스트 논란'… '검열 당하는 아이돌'
상태바
[이슈Q] 아이린·수영 '82년생 김지영' 발언, 손나은 '케이스' 잇는 '페미니스트 논란'… '검열 당하는 아이돌'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3.20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레드벨벳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고, 앞서 소녀시대 수영과 에이핑크 손나은도 비슷하지만 다른 이유로 비난 받았고 '페미니즘 논쟁'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16년 조남주 작가가 발표한 '82년생 김지영'은 3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베스트셀러가 된 만큼 많은 유명인들이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했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가 퍼져나갔다.

 

아이린 [사진= 스포츠Q DB]

 

'82년생 김지영'이 주목받은 것은 이 책이 페미니즘과 연관이 돼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30대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통해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한 이 책은 대표적인 '페미니즘 도서'로 분류됐다. 일각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부정적으로 재해석·패러디하는 경우도 생겨나 독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여성 스타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소녀시대 수영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90년생 최수영'에서 '82년생 김지영'을 감명깊게 읽어 프로그램 제목을 정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을 겪어야 했다.

가장 최근에는 레드벨벳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아이린을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과 '탈덕'(팬을 그만 둠) 선언으로 이어졌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단순한 발언 만으로 아이린이 페미니스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발언 만으로 아이린에게 '페미니스트', '메갈'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물론 "배신 당했다"며 분노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게 되며 연예계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을 보이거나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밝히거나 페미니즘 도서나 제품을 인증하는 스타들의 연령, 활동 분야, 방식 등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이들을 향한 무차별적 비난은 비슷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수영 [사진= 스포츠Q DB]

 

팬이라는 이름에서 '페미니즘 감별사'로 변신한 이들은 진짜·가짜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품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인물에게 '메갈'이라는 낙인을 찍어낸다. 마치 사상을 검열하고 행동을 제안하는 것과 같은 폭력적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이뤄진 수영, 아이린 논란과 'GIRLS CAN DO ANYTHING'(소녀는 뭐든지 할 수 있다)라는 단순한 문구가 새겨진 폰케이스 사진을 올렸다 해명글까지 올려야 했던 손나은이 지금까지 '페미니즘 논란', '페미니스트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그러나 여자 아이돌이 개인적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의 폭력적인 행동과 언어 표현에 노출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 개인적인 생각이나 사상이 범법적이거나 민주 사회 질서에 반하는 것이 아닌데도?

한 개인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발언이나 사용하는 휴대전화 케이스의 브랜드 문구가 '논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은 국내 아이돌들이 어디까지 상품화되고 수동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더 큰 씁쓸함을 남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