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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소공녀' 현실과 판타지 사이, 여성이 말하는 '청춘'과 '집'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03.22 08:31 | 최종수정 2018.03.22 08: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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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영화 팬들에게 영화 제작사 '광화문 시네마'는 언제부터인과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작사가 됐다. 광화문 시네마는 독립영화 기반의 제작사로 영화 '족구왕', '범죄의 여왕'을 연달아 개봉하며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이런 광화문 시네마의 세 번째 영화가 '소공녀'다. 이미 영화 좀 본다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서울 독립영화제의 돌풍작으로 한 차례 주목받았다. '소공녀'는 영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상업영화로 정식 개봉한다. 그렇다면 소문의 그 영화, '소공녀'의 매력은 무엇일까?

# '소공녀'가 그리는 '집', 그리고 '청춘'

 

'소공녀' 미소(이솜 분)는 취향을 위해 집을 포기하고 떠돌아다닌다. [사진 = 영화 '소공녀' 스틸컷]
 

 

흔히 '청춘'이라고 불리는 2030세대에게 '부동산'이란 하나의 꿈이자 잔혹한 현실이다. 이미 젊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버린 지 오래다. 낮은 임금, 끝 없이 오르는 집값은 청춘들에게 집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 역시 '집'을 버린 청춘이다. 바퀴벌레가 나오는 열악한 단칸방에서 생활하던 미소는 집세가 올라 그 '집'마저 버리게 됐다. 미소가 집을 버리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담배, 그리고 위스키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린다는 점에서 미소의 상황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미소는 자신의 취향을 희생시키는 대신 '집'을 포기한다. 1만2000원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4500원의 담뱃값을 포기하는 대신 미소는 월세를 내던 집을 포기하고 친구들의 집을 전전한다.

상식적으로 담배와 술을 지키기 위해 집을 포기한다는 미소의 설정은 사뭇 판타지적이다. 실제 미소는 서울이라는 도시인으로서의 고민을 관객과 공유하지만 끝까지 '낭만'을 잃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삭막한 '서울'이라는 배경에서 미소의 존재는 만화적으로, 동화적으로 묘사되며 관객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선사한다.

#배우 이솜, 그리고 전고운 감독… '여성 중심 영화'를 말하다

 

[사진 = 영화 '소공녀' 스틸컷]

 

영화 '소공녀'가 주목 받는 것은 여성 감독, 여성 주연의 영화라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는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제작되며 여성 배우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남자 감독, 남성 배우 중심의 영화들이 제작되며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영화들만이 재생산 된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그런 점에서 2018년은 한국 영화계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미 임순례 연출, 김태리 주연의 '리틀포레스트'가 색다른 소재로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오랜만에 등장한 멜로 영화다.

'소공녀'도 이런 2018년 한국영화계의 변화가 물씬 느껴지는 영화다. 그동안 '청춘 영화'는 남성 청춘들의 이야기만을 대변해왔다. 여성 캐릭터는 소외되거나 주변부의 역할로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소공녀'는 여성의 시선으로 21세기 청춘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을 풀어낸다.

'소공녀'에서 미소는 가사도우미다. 영화 내에서 가사일은 꼭 필요한 일, 타인을 위로하는 일로 비춰진다. 그동안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로 폄하되어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미소의 직업, 가사도우미는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미소가 여성으로서 당하는 고민 또한 영화 '소공녀'에 묻어난다. 밴드 선배였던 록이(최덕문 분)의 집에서 머물던 미소는 자신을 예비 며느리로 대접하는 록이의 부모님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자신의 성애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록이에게는 "그거 폭력적이야"라며 날 선 경고를 내뱉기도 한다.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실제적인 폭력을 영화에서는 자극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묘사하며 공감을 선사한다.

#'소공녀', 그러니까 꼭 흥행했으면 좋겠다

 

'소공녀'는 '족구왕', '범죄의 여왕'을 제작한 광화문 시네마의 세 번째 영화다. [사진 = 영화 '소공녀' 스틸컷]

 

영화 '소공녀'는 2018년 한국의 청춘들의 고민을 직접적이기보다 은유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날 선' 영화들이 가득한 최근의 한국영화계에서 영화적 재미에 집중한 드문 영화기도 하다. 상업영화 첫 데뷔라는 전고운 감독은 영화와 현실의 적당한 거리두기로 인상적인 작품 '소공녀'를 만들어 냈다.

한국 영화계에서 영화 흥행은 배급사의 역량에 달려있다고들 한다. 대형 배급사들이 대작 영화에 스크린을 배치하고,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많이' 걸려 있는 영화를 선택한다. 영화의 다양성은 그만큼 줄어들고 주목할 만한 작품들은 관객들을 만나기 더욱 힘들어진다.

'소공녀'의 흥행을 바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작은 영화지만 힘 있는 이야기를 가진 영화이기에 더 많은 관객들이 보고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범죄, 조폭, 거대서사, 정치가 얽히고 섥힌 영화들은 수없이 봐왔다. '소공녀'가 2018년 한국영화계 변화의 선봉장이 되기를 많은 영화팬이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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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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