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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2년 무관→챔프전 MVP, 우리은행 김정은 '생애 최고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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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2년 무관→챔프전 MVP, 우리은행 김정은 '생애 최고의 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22 0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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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좋은 기량을 갖췄지만 팀 운이 따라주지 않고 결정적일 때 부상을 당하는 선수.

아산 우리은행 김정은(31) 하면 농구팬들이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다.

팬들에게 짠한 존재인 김정은이 마침내 농구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프로 1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일궜다.

 

▲ 김정은이 21일 우리은행의 6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뒤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김정은은 21일 충청북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청주 KB스타즈와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40분 풀타임으로 뛰며 8득점(3점슛 2개)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 속에 우리은행은 KB스타즈를 75-57로 꺾고 3전 전승으로 챔프전 우승과 함께 통합 6연패를 이뤘다.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 총 84표 중 53표를 획득하며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임영희(20표), 박혜진(8표), 나탈리 어천와(3표) 등 걸출한 동료들을 제치고 시리즈 ‘별 중의 별’이 됐다.

 

▲ 21일 챔프전 MVP로 선정된 김정은이 그물 커팅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정은에게 지난 3년은 암흑의 시간이었다. 무릎 부상으로 전성기 때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

낙담에 빠진 김정은은 팀을 옮기며 재도약을 다짐했고,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200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데뷔(부천 KEB하나은행 전신인 신세계 입단)한 이후 12년간 우승하지 못했던 한까지 풀었다.

김정은은 앞서 치른 챔피언결정 1, 2차전에서 맹활약했다. 1차전 40분 풀타임을 뛰며 14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2차전에서도 37분 56초간 코트를 누비며 18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김정은의 활약은 올 시즌 우리은행의 상황이 썩 좋지 않았기에 더 크게 다가왔다.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 주전 센터 양지희의 은퇴와 외국인 선수 교체 러시로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어쩌면 통합 6연패를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기운마저 감돌았다. 하지만 김정은이 정규시즌 평균 12.8점(34경기) 4.5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일조하면서 희망의 서광이 비쳤고, 이 기운이 챔프전까지 이어졌다.

 

▲ 우리은행 선수들이 21일 6년 연속 통합우승의 성과를 달성한 뒤 모자를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뉴시스에 따르면 김정은은 경기 후 “비시즌 훈련을 착실히 했는데 또 다칠까봐 트라우마가 있었다. 우리은행에 왔을 때 팀의 미래를 내주고 한물 간 선수를 받았다는 비난을 들어 감독님 지도력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시즌 초에 정말 괴로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정은은 위성우 감독 밑에서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재기에 힘썼다. ‘건강한’ 김정은은 2회 득점왕(2012·2013년)의 경력이 말해주듯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뽐냈다. 베테랑 포워드답게 우리은행의 팀플레이에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내가 힘들 때 도와준 (임)영희 언니 등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전한 김정은은 “지난 13년간 훈련한 과정이 힘들었다. 앞서 2년은 부상으로 고생했고, 매번 열심히 한다고 발버둥 쳐도 성적과는 먼 선수였다. 내 가치가 올라갔을 때 이적 시장에 나와서 우승했으면 이렇게 기쁘진 않았을 거다. ‘먹튀’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바닥을 치고 감독님과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우승하니 더 값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상(2006년)과 베스트5(2007·2011년), 득점왕(2012·2013년), 올스타전 MVP(201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2014년) 등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았지만 WKBL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김정은.

그동안 비운의 선수로 기억되던 그가 프로 데뷔 첫 우승과 함께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며 남부럽지 않은 이력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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