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부산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미디어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드라마 속 데이트폭력이 담긴 장면에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0대 여성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지난해 시즌2까지 제작됐던 JTBC의 인기 드라마 '청춘시대'. 이 드라마의 첫 번째 시즌에서는 데이트 폭력이 자주 등장했다. 여자 친구의 사소한 태도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고두영(지일주 분)과 엘리트 여대생 정예은(한승연 분)의 관계를 통해 데이트 폭력을 자세히 묘사했다.
극 중 정예은은 시즌 1에서 남자 친구의 데이트 폭력에 시달려 시즌 2에서는 어둡고 우울한 캐릭터로 변화를 맞이한다. 시즌1 당시 드라마는 정예은이 남자친구인 고두영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다가 헤어지는 과정을 그려냈다.
고두영은 학벌 컴플렉스로 인해 드라마 초반 여자친구에게 언어 폭력을 일삼으며 심리적으로 괴롭혔다. 고두영의 언어 폭력은 점차 심해져 나중엔 물리적 폭력으로 변화했다. 이후엔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정예은을 자신의 집에 감금해 가두고 폭행을 가했다. 시간이 지나며 점차 괴물처럼 변해가는 고두영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예은의 트라우마는 시즌2에서도 이어졌다. 드라마 초반 정예은은 검은 옷을 입고 모든 남자를 피해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첫 시즌에서 밝고 귀여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후에 남자친구가 된 권호창(이유진 분)을 만나기 전까지 아무 남자와도 대화를 시도하지 못했다.
데이트폭력이 극 중 캐릭터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드라마 속 장면으로 묘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해 방송된 tvN '또 오해영'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에릭(박도경 역)이 서현진(오해영 역)을 차에 태우고 차의 유리를 깼던 장면이나 서현진의 손목을 끌고 골목을 지나가는 장면이 문제시 됐다.
비교적 표현이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에서만 이런 장면들이 연출되는 건 아니다. 데이트폭력은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MBC '운빨로맨스'(2016)에서도 이수혁(최건욱 역)이 밥을 먹자며 황정음(심보늬 역)에게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그 집의 대문을 물리적 힘을 가해 개방했다.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이 장면을 두고 일종의 데이트폭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강제 키스신도 일종의 데이트 폭력이라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종영된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도 강제 키스 장면이 연출됐다. 극 중 김소은(신갑순 역)이 송재림(허갑돌 역)에게 이별 의사를 통보한 뒤에 남성이 물리적 힘을 사용해 여성에게 시도한 것이어서 작은 논란이 일었다.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이 한창인 현재 이런 장면이 화면에 나타났다면 논란을 더욱 커졌을 것이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손목을 잡고 골목에서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장면은 명백히 데이트 폭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3일 최초 보도된 '부산 데이트 폭력'이 대중에게 다시 회자된 건 피해자 인터뷰 때문이다. '부산 데이트 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A 씨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A 씨는 "(남자 친구가) 나를 문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한 다음에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며 "주먹과 발로 구타를 한 뒤에 헛구역질을 하니까 얼굴에 샤워기를 뿌려서 헛구역질을 멈추게 한 다음, 흰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