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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 아픔 딛고 우승' 한국도로공사 임명옥, 어머니께 바친 트로피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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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 아픔 딛고 우승' 한국도로공사 임명옥, 어머니께 바친 트로피 [SQ현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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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7일 적지에서 화성 IBK기업은행을 꺾고 V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리베로 임명옥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김천 한국도로공사의 모든 선수가 그 주변으로 몰려들어 환호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챔피언결정(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1로 꺾고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 27일 우승 직후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임명옥. [사진=김천 한국도로공사 제공]

 

선수들이 임명옥의 주위를 감싼 건 단지 그가 트로피를 들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리즈 직전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우승을 위해, 팀을 위해 헌신한 모습을 봤기에 그런 모습을 위로하기 위한 따뜻한 포옹이었다.

지난 19일 어머니를 여읜 임명옥은 상을 치른 뒤 21일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고, 시리즈 내내 평소와 다름없는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런 임명옥을 보며 동료들도 힘을 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김종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 선수들 모두 검은 근조 리본을 달고 임명옥의 슬픔을 나누고자 했다.

김종민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임명옥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임)명옥이의 어머니가 예전부터 몸이 안 좋으셨다. (상을 치른 후) 하루 정도 쉬라고 말했는데, 훈련하겠다고 하더라. 그때 선수들 마음속에 큰 감동이 일었을 것이다. 임명옥이 챔프전에 집중한 것이 선수들에게 많은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임명옥이 2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공을 받아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임명옥은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나도 우승 욕심이 났다.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자만이 아니라 ‘내가 팀을 위해 없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장례식 직후 팀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또 “선수들과 언니들이 많이 도와줘서 쉽게 엄마 생각을 안 하고 더 많이 웃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V리그 원년인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KT&G(대전 KGC인삼공사)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성한 임명옥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이날 우승을 확정하고 살짝 눈물을 훔치기도 했던 임명옥은 이내 웃으며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오히려 지난 23일 1차전 승리 후 펑펑 눈물을 쏟았다. 모친상을 당하고 처음으로 나선 경기이기도 했고, 5세트까지 간 상황에서 10-14 열세를 극복하고 따낸 승리였기에 기쁨이 컸다.

임명옥은 “그날 우승한 것 같았다. 원래 잘 안 우는데, 배구하면서 그날 처음으로 울었다”고 돌아봤다.

팀을 위해 헌신한 임명옥이 하늘나라로 간 어머니에게 의미 있는 우승 트로피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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