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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신장제한 해외토픽, 실소 자아낸 찰스 로드 세리머니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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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신장제한 해외토픽, 실소 자아낸 찰스 로드 세리머니 [프로농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4.06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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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영국 미디어가 한국 농구를 주목했다. 아마추어 유망주가 탄생했다는 희소식이라면 좋겠지만 천만의 말씀. 프로농구연맹(KBL)의 신장 측정이 해외 토픽이 됐다. 자신의 키가 적게 나왔다고 감격하는 찰스 로드(전주 KCC)를 보니 씁쓸하기만 하다.

가디언은 6일(한국시간) “농구하기에 너무 큰 신장”이라는 타이틀로 KBL의 기이한 외국인 선수 선발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프로농구연맹은 새 시즌부터 키가 200㎝가 넘는 선수는 뛸 수 없다는 시대착오적 룰을 만들었다.

 

▲ 가디언이 언급한 KBL과 데이비드 사이먼. [사진=가디언 기사 타이틀 캡처]

 

때문에 키가 203㎝인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전 안양 KGC인삼공사)은 한국을 떠나게 됐다. 은퇴를 고려하던 KBL 7시즌 장수 외인 207㎝의 로드 벤슨(원주 DB)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혹시 더 뛰고 싶더라도 무대는 국내가 될 수 없다.

6일 신장 재측정에 나선 찰스 로드를 보며 농구팬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기존 공식 신장이 200.1㎝였던 그는 0.9㎝가 줄어 최종 199.2㎝라는 결과가 나오자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두 손을 모으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성호를 긋고선 하늘을 두 팔을 올리기까지 않다.

로드도 사이먼, 벤슨처럼 한국과 연이 깊다.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 KGC인삼공사, 울산 현대모비스, KCC까지 거친 팀이 10구단 중 반이다. 전창진 전 감독이 그를 따끔하게 혼내는 장면을 잊지 못하는 팬이 많다. 그런데 키가 크다는 이유로 쫓겨나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 키가 너무 커서 더 이상 한국에서 뛸 수 없는 데이비드 사이먼. [사진=KBL 제공]

 

가디언은 “KBL이 제정한 새 규칙은 큰 선수 의존도를 줄이면서 작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이라면서 “미국 국적의 농구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가 농구하기엔 키가 너무 크다고 희생당하고 말았다”고 적었다.

김영기 KBL 총재의 독단적인 결정, 심판의 들쭉날쭉한 파울 콜 등 악재가 겹친 프로농구는 올 시즌 2796명으로 전년 대비 9.3% 평균 관중이 감소했다. 2000명대 평균 관중은 프로 출범 두 번째 해인 1997~1998시즌 이후 20년 만이다.

라이벌 종목 V리그(프로배구)는 KBO리그(프로야구)를 위협하는 콘텐츠로 거듭났는데 농구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상민 문경은 우지원 현주엽 전희철 김병철이 이름 날렸던 1990년대 초반 농구대잔치 시대는 '왕년 타령'이 된 지 오래다.   

가디언에 한국 스포츠가 언급되는 경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스완지 시티)이나 동하계 올림픽 챔피언말고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농구 강국도 아닌 영국이 지구 반대편 리그 사무국이 제정한 규정이 얼마나 기이하면 관심을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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