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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초라해진 수원-서울 슈퍼매치, 과연 재정악화-추운 날씨 큰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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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초라해진 수원-서울 슈퍼매치, 과연 재정악화-추운 날씨 큰 문제일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09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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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기장이 꽉꽉 들어차던 ‘슈퍼매치’는 옛말이 됐다. K리그 최고 흥행 보증수표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라이벌전도 이제는 K리그의 저조한 흥행 흐름의 길을 걷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 홈경기. 공식 유료 관중은 1만3122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만원사례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역대 슈퍼매치 사상 최저 관중이라는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데얀의 이적이라는 큰 이슈거리가 있었음에도 빚어진 안타까운 상황이다.

 

▲ 8일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슈퍼매치 사상 최소 관중이 모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홈 팀 수원의 수장 서정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즌 첫 슈퍼매치였는데 팬들에게 죄송스럽다”며 “좋은 경기로 팬들께 보답해야 했는데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후반 선수 퇴장이 겹치며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매치 뿐아니라 K리그 팬들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아쉽다”며 “이전에 많은 슈퍼매치 콘텐츠가 있었고 양 팀에 좋은 선수들 많았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면서 “유지가 됐다면 좋았겠지만 양 팀 모두 (전력적으로) 퇴색해가는 상황에 맞물려 관중도 감소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선홍 FC서울 감독도 “관중이 적어 놀랐다. 날씨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기 하는 입장에서 더욱 분발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서정원 감독과 뜻을 같이 했다.

두 감독의 이야기처럼 여러 악재가 있었다. 우선 초겨울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급격히 낮아진 기온은 축구장을 찾는데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날 수원은 영상 5도를 밑도는 기온이었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또 하나는 미세먼지의 공습이다. 지난 7일 사상 초유로 프로야구 경기가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슈퍼매치가 열린 날에는 보통 수준으로 유지되긴 했지만 주말을 맡아 외출을 하는 것에 많은 고민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서 감독의 말처럼 K리그 자체의 저조한 흥행 탓도 있다. 최근 중국, 일본, 중동 등 ‘빅머니 리그’의 러브콜 폭풍이 이어졌고 좋은 전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의 이적이 연이어 발생했다. 자연히 리그의 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북 현대와 같은 팀을 제외하고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수준의 탄탄한 전력을 갖추는데 애를 먹었고 이는 경기를 보는 축구 팬들이 K리그를 외면하는 계기로도 이어졌다.

 

▲ 양 팀은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모두 만족할 수 없는 0-0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렇다고 해도 명색이 슈퍼매치였다. 과거 영광을 기대하는 건 아니더라도 체면 치레는 해야 했다.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2차례 슈퍼매치만 하더라도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고 가장 최근 경기에는 2만6581명이 모였다. 8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기대를 일으킬 요소는 있었다. 서울에서 8시즌이나 뛰며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던 외국인 선수 데얀이 팀의 리빌딩 기조 흐름 속 입지를 잃어 라이벌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슈퍼매치였다. 게다가 홈 팀 수원은 서울에 지난 10경기 동안 5무 5패를 기록,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홈에서 많은 응원이 필요한 경기였다.

그러나 양 팀의 초라한 상황은 축구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지 못했다. 수원은 올 시즌 치른 6경기에서 3무 3패로 아직까지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서울은 올 시즌 리그에서 3무 2패, 최하위 대구FC에 다득점에서 1골 앞서 꼴찌를 면하고 있는 신세다.

과거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의 집결지였던 수원은 스포츠 선수단 재정 운영 폭을 줄이는 모 기업의 흐름 속에 화려함을 잃었고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을 선언하며 데얀을 비롯해 윤일록, 오스마르 등을 내보내며 팬들의 기대치를 낮췄다.

적은 관중이 이번 한 번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양 팀이 보인 소극적 경기 운영 때문이다. 양 팀은 전반전 경기 내용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렇다 할 기회도 없었다.

후반엔 다소 나아지는 양상이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골은 터지지 않았고 수원 최성근의 퇴장 이후 수원이 더욱 문을 걸어 잠그며 재미와는 거리가 먼 경기가 됐다.

팀 재정 상황에 따른 전력 약화는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리그 자체가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고 흥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무기력한 경기와 승점만을 챙기겠다는 안일한 태도로는 축구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이고 활발한 공격 축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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