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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1순위=소속팀 챔피언=신인왕' 이번엔 김종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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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1순위=소속팀 챔피언=신인왕' 이번엔 김종규 차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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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김주성·하승진·오세근 이어 역대 다섯번째 탄생 관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번에도 신인 토종 빅맨이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고 자신도 신인왕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이 12일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의 6강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한달동안 펼쳐지는 가운데 창원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종규(23)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다. 바로 신인 1순위로 뽑힌 토종 빅맨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농구(KBL)에서 한동안 토종 빅맨은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신체조건이 월등한 외국인 선수들이 코트를 주름잡으면서 토종 빅맨들은 센터가 아닌 파워 포워드로 전향하거나 아예 외국인 선수들의 백업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0년여동안 외국인 선수들과 당당히 맞설 정도로 기량이 우수한 토종 빅맨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이들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현재 KBL에서 뛰고 있는 토종 빅맨은 김주성(35·원주 동부)을 비롯, 함지훈(30·울산 모비스), 최부경(25·서울 SK), 최진수(25·고양 오리온스), 오세근(27·안양 KGC), 김종규(23·창원 LG) 등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다음 시즌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하승진(29·전주 KCC)도 있다.

은퇴 선수 중에서는 이규섭(37·전 서울 삼성) 등이 있었다. 토종 빅맨을 보유하고 있는 팀들은 하나같이 성적이 좋았거나 지금도 뛰어나다.

▲ 창원 LG 김종규(앞)가 '신인 드래프트 1순위=소속팀 챔피언 등극=신인왕' 계보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지난 1월 25일 원주 동부 김주성과 리바운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종규. 김주성 역시 신인 1순위로 뽑힌 뒤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어 신인왕에 올랐다. [사진=KBL 제공]

이 때문에 '똘똘한' 토종 빅맨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으려는 각 팀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있었다. 하승진이 나왔을 때는 드래프트 책상에 구단 로고가 박힌 테이블보를 먼저 깔아야만 1순위를 받는다는 미신까지 동원됐을 정도였다.

그 결과 함지훈(신인 드래프트 10순위)을 제외하고 대부분 토종 빅맨들이 모두 3순위 안에 들었다. 이 가운데 이규섭, 김주성, 오세근, 하승진 등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최부경과 최진수는 각각 2순위와 3순위였지만 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었다. 최부경의 경우 1순위 지명권을 잡은 모비스가 이미 함지훈을 보유하고 있어 가드 김시래(25·창원 LG)를 뽑았기 때문이었다. 최진수 역시 1순위 오세근이 버티고 있던 시즌에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경우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힌 선수가 데뷔 시즌에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이끌면 자신은 신인왕에 오르는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작은 이규섭이었다. 이규섭은 2000~2001 시즌 삼성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고 자신은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그 뒤를 이은 것이 바로 김주성이다. 허재(현 KCC 감독) 플레잉 코치가 김주성을 1순위로 뽑았다는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주성은 그 기대에 부응하며 2002~2003 시즌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올려놓고 역시 신인왕을 수상했다.
 
하승진도 2008~2009 시즌 KCC를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자신도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이상범 전 감독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던 오세근도 신인 1순위의 영광과 KGC를 챔피언으로 올려놓음과 동시에 신인왕이 됐다.
 
반면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히지 못했던 선수들은 데뷔 시즌 챔피언과 신인선수상의 영광을 동시에 누리지 못했다.

함지훈은 데뷔 시즌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지 못했고 신인선수상을 김태술(KGC, 당시 SK)에게 내줬다. 최진수도 마찬가지였고 최부경은 신인선수상을 받긴 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패로 밀리는 바람에 데뷔 시즌 챔피언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이를 놓고 볼 때 올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혀 창단 17년만에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종규가 통합 우승과 신인왕 등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화려한 계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KBL 무대를 뒤흔들어보겠다"던 김종규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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