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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드라마 결산] 3가지 키워드 드라마 지각변동, 주말 喜, 주중 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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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드라마 결산] 3가지 키워드 드라마 지각변동, 주말 喜, 주중 悲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2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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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스포츠Q의 2014 연예가 총결산. 예능 부분 결산에 이어 드라마 결산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다.

올 한해 드라마의 경향을 몇 줄로 압축한다면 2013년의 주요 흐름이었던 새로운 장르가 이어졌고 경제·사회 흐름의 변화에 따른 시청률 변동으로 인한 평일 주말 드라마의 역전현상, 케이블 드라마의 도약을 들 수 있다.

올해 드라마들은 이들 3개의 키워드 속에서 울고 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주말드라마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사진=KBS 제공]

◆ 드라마계 최강 핫키워드 '평일·주말 시청률 역전현상'

올 한 해 드라마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라고 한다면 역시 평일과 주말 드라마 간의 시청률 역전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동안 평일 황금 시간대 드라마들은 주말드라마들과 비교한 시청률 대결에서 대부분 우위를 점해 왔다.

이런 이유로 드라마계에서는 평일 황금 시간대 드라마인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가 주말 드라마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고정관념까지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올해 뒤집혔고 약 9월부터 현재까지 주말과 평일 시청률 역전 현상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가는 모습이다.

최근 주말드라마와 평일 황금 시간대(오후 10시~11시) 미니시리즈 시청률 및 관심도의 역전 현상은 누가 봐도 눈에 보일 정도로 심각한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 평일 저녁 시간대 드라마들은 월화수목을 기점으로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6편과 일일 드라마 3편, 금요 드라마 1편이 포진돼 있다.

숫자로만 봐도 평일 저녁 시간대 드라마는 무려 10편에 달한다. 반면 주말드라마의 경우는 이 수치(단편 극 제외)의 절반에 해당하는 5편이다.

▲ 인기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 [사진=MBC 제공]

수적으로만 본다면 평일 드라마 쪽이 주말드라마를 관심도나 시청률 면에서 유리한 위치다. 방송사들 역시도 평일 드라마 쪽에 조금 더 무게를 싣고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처럼 당연한 듯 보이던 예측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수적으로나 방송사들의 투자, 시청자들을 찾아가는 횟수 등에서 밀리고 있는 주말 극이 평일 드라마들을 압도하며 관심도나 시청률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방송 중인 평일 드라마들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은 최고 10%대 초반에서 최저 3%대까지 저조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12월 현재 월화극의 경우 시청률 한 자릿수 1~3위(22일 기준, 닐슨 제공, 전국기준 MBC 오만과 편견(9.9%), KBS 2TV '힐러(7.4%)', SBS '펀치(6.8%)') 싸움이라는 심각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몇 달간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20%대 이상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거의 없다. 투자 대비 시청률 (광고) 수익을 전혀 못 뽑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말드라마는 고공행진 중이다. 현재 방송 중인 5편의 저녁 시간대 주말드라마 중 20%대 시청률을 넘기고 있는 작품이 3편이고 이 중 40%대(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에 육박하는 드라마도 존재한다. 최저 시청률 기준인 5%대 드라마는 한 편(SBS '모던파머')에 불과하다.

이런 새로운 현상은 채널의 다양화와 방송 시스템의 발전, 사회·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지상파 3사의 드라마만을 바라보던 시청자들의 소비패턴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증가로 시청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이 영향으로 시청자들은 예전 평일 저녁 지상파 드라마를 꼭 봐야 한다는 '본방송 사수 개념'의 방송 패턴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과 프로그램 다시 보기 시스템의 발전은 이런 현상을 가속하고 있다. 당연히 지상파 평일 저녁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 2014년 주말드라마 전성시대의 최대 히트작 '왔다 장보리'. [사진=MBC '왔다! 장보리' 방송 캡처]

사회. 경제적 여파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앞서 시청률 조사기관에서 벌인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께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평일 드라마들의 시청률에 찬물을 끼얹지며 색다른 장르의 드라마 편성을 힘들게 만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적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직장인은 평일 드라마 본방송 시청자층에서 대거 이탈했다.

반면 주말극은 이런 사회경제적 여파에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직장인층이 평일에는 업무중심의 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패턴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시청률 상승을 맞았기 때문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족드라마나, 혹은 반대의 막장드라마 장르를 추구하며 꾸준한 성적을 올리던 주말드라마가 날개를 단 셈이다. 이 추세로 인해 최근에는 좋은 배우들이 주말극으로 몰리면서 드라마 질까지 좋아지는 풍경이다.

사실상 올 한해는 주말드라마의 성장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들을 위한 2014년이었다.

CJ PD 출신 연예 소속사 매그넘 오프스 이건우 본부장은 "예전 시청자들을 보면 지상파 3사 평일 드라마는 반드시 시청해야 할 프로그램이었다"며 "하지만 오늘날 다시 보기 시스템과 케이블과 종합편성 채널의 집중 공세에 이런 현상이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복합장르 드라마의 인기 계보를 잇지 못하고 실패한 '닥터 이방인'. [사진=SBS '닥터 이방인' 방송 캡처]

◆ 복합장르의 균열, 영화형 신장르 등장

장르적 측면에서 2014년 드라마계는 2013년 인기를 끌었던 복합장르와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전혀 다른 장르의 드라마들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은 복합장르 드라마의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드라마 시청률 한파 속에서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복합장르 드라마라는 새로운 구성으로 큰 히트를 했던 것이다.

이후 복합장르 드라마는 2013년을 장식했다. 좋은 배우들이 스크린으로 떠나면서 드라마 질적 저하를 겪던 드라마계는 장르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얻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너목들' 열풍 이후 비슷한 유형의 드라마들이 연이어 방송됐지만 큰 인기를 끄는 작품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성하기 힘든 복합장르의 특성 때문에 작품적으로 혹평을 받는 드라마들이 속출했다.

▲ 새로운 장르의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인정받지만 시청률로는 큰 실패를 맛본 아이언맨. [사진= KBS 2TV '아이언맨' 제공]

2014년도 마찬가지였다. 복합장르 드라마의 인기를 노리며 시작된 다수의 작품이 시청률 적으로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

대표적인 예가 SBS '닥터 이방인'이다. 이 드라마는 제2의 '너목들'을 꿈꾸며 이종석을 다시 한 번 캐스팅하는 등 야심차게 방송에 들어갔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너무 복잡한 구성으로 인해 이도 저도 아닌 내용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닥터 이방인'의 부진은 복합장르 드라마의 위기나 다름없었다. 짧은 역사와 취약한 기반,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복합장르드라마에 대한 한계를 논하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힘겨운 분위기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복합장르를 벗어나 그동안 드라마 자체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몸에서 칼이 나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SF 판타지 드라마 아이언맨, 70대 노인이 30대 젊은이로 돌아가 벌이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 '미스터 백', 주말드라마에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도입한 '모던파머' 등이 좋은 예다.

이들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는 2014년 우리나라 드라마계라는 밥상을 풍성하게 차려주는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도 다양한 장르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첫 시도들이 많았던 만큼 떨어지는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큰 이슈를 못 끌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케이블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사진=tvN '미생' 방송 캡처]

◆ 케이블 드라마의 확실한 입지 구축 '지상파 위협'

마지막으로 정리할 올 한 해 드라마계 키워드는 케이블 드라마의 확실한 입지 구축이었다.

케이블드라마는 지난 2012년 tvN '응답하라 1994'의 히트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 이후 꾸준하게 히트작을 내놓던 케이블드라마는 올해 히트작을 대거 양산하면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올 한 해 쏟아진 케이블 드라마 히트작들은 '응급 남녀'(1월~4월), '라이어게임'(10월~12월), '갑동이'(4월~6월), '미생'(10월~12월) 등이다. 이들 드라마는 시청률 혹은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으며 당당히 지상파 드라마들과 경쟁했다. 특히 갑동이와 미생의 경우는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며 지상파드라마를 위협했다.

그동안 드문드문 터지는 히트작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던 케이블드라마는 올해 확실한 흥행라인을 만들어내며 명실상부한 지상파 드라마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EBS 김주현 PD는 "올 한 해 케이블드라마의 선전은 놀라운 수치라고 말할 수 있다"며 "히트작이 탄생한 지 불과 2년 만에 이제는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하고 대안으로 거론될 만큼 확신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맛봤던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사진=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방송 캡처]

이처럼 2014년 드라마계는 다사다난했던 여러 이슈를 통해 발전, 도약, 실패, 재기라는 여러 상황을 만들어 냈다. 특히 올해는 대부분 드라마의 시청률이 저조하고,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속출했다.

드라마계가 다음해에는 이런 현상들을 연구하고 분석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되찾아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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