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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99.9㎝ 메이스는 되고 192.3㎝ 화이트는 탈락? KBL 외인 신장제한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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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99.9㎝ 메이스는 되고 192.3㎝ 화이트는 탈락? KBL 외인 신장제한은 코미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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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부상으로 이탈한 애런 헤인즈를 대신해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제임스 메이스가 다음 시즌 국내 프로농구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메이스는 20일 오후 KBL센터에서 열린 신장 측정에 나섰다. 측정결과는 199.9㎝. 2018~2019시즌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기준인 200㎝ 이하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테리코 화이트는 192.3㎝로 가볍게 기준을 통과했다. 그러나 둘의 표정은 극명히 갈렸다. 화이트의 경우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으니, 내년부터 단신 외국인 선수에게 적용되는 186㎝ 이하 기준이다.

 

 

200.6㎝로 알려졌던 메이스의 키는 예상보다 작게 나왔다. 메이스는 찰스 로드 때와 마찬가지로 어깨를 움츠리는 등 작게 보이기 위한 촌극을 빚었다.

가까스로 기준을 통과한 메이스는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도 올 시즌 KBL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메이스는 올 봄 SK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다음 시즌 KBL 복귀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다만 화이트는 그러지 못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에게 따로 적용되는 신장 기준 때문이다. 현행 KBL 규정상 각 구단은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데, 내년부터는 186㎝를 넘어서는 외국인 선수는 장신 선수로 분류돼 다른 한 선수는 무조건 그 이하의 선수로 선발해야 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국내 빅맨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과거 조 잭슨(오리온·180.2㎝), 키퍼 사익스(KGC인삼공사·178㎝), 한참 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제럴드 워커(SBS·184㎝)와 같이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인해 인기몰이를 하겠다는 현 총재의 강력한 의견이 반영된 결정이다.

이 규정 도입은 많은 논란을 자아냈다. 각 구단의 의사를 조사해 본 결과 9대1로 반대가 많았다. 문제는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총재의 의견을 강행했다는 것. 불통의 극치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로 인해 화이트를 다음 시즌 국내 프로농구에서 보긴 어려워졌다. 물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화이트는 장신 선수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186㎝가 되지 않는 단신 선수로 골라야 한다.

국내 선수 중 확실한 빅맨을 갖춘 팀으로서도 부담이 가는 결정일 수밖에 없다. SK와 같이 국내 정통 빅맨이 없는 구단으로서는 사실상 이 같은 결정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문제로 올 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원주 DB 디온테 버튼도 국내 무대에서 뛰는 게 불확실하다. 그의 신장은 192.6㎝로 알려졌다. 그를 붙잡기 위해선 장신 외인의 영입을 포기해야 한다. 이상범 DB 감독은 장신 선수를 포기하겠다며 버튼의 잔류를 원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김영기 총재의 임기는 곧 끝난다. 다음 시즌부터는 총재구단 체제로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총재를 맡는다.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만큼 이 같은 웃지 못할 규정이 한 시즌 만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진정 국내 프로농구의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무책임한 결정에 한숨이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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