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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정해인 손예진, 실제같은 열정과 '사랑의 삼각형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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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정해인 손예진, 실제같은 열정과 '사랑의 삼각형 이론'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8.04.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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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를 담고 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밥사예)는 소재나 내용이나 언뜻 보기에는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인다. 연상연하 커플이 흔한 현실에서 소재 자체가 특별하다고 볼 수도 없다.

헌데 이 드라마는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요즘 금요일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렘주의보’ ‘서준희씨 손예진씨 너무너무 잘 어울려요’. 이 두 가지 시청자 소감은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정해인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이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 템포는 빠르지 않다. 그렇다고 톡톡 튀는 신세대 감성같은 부분도 많지 않다.  오히려 옛 영화같은 감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그 느린 흐름에 빠져든다. 느리지만 주역들이 펼치는 감정의 흐름은 결코 느리지 않다.

특히 남녀 주연 배우 간에 나이를 넘어 싹트고 성장하는 ‘사랑’의 감정이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몰입시키고 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제목에서 보듯 출발은 자연스런 관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단계는 ‘설렘’으로 발전하고, 이어 나이 차를 잊은 ‘사랑’으로 커졌다.

손예진과 정해인. 처음 둘의 캐스팅을 접했을 때 이처럼 농익은 연기호흡을 보이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듯하다. 손예진은 익히 여러 작품의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 감성적인 연기력을 호평받아 왔지만 정해인은 여전히 풋풋한 신예의 범주에 드는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정해인 손예진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극중 윤진아와 서준희는 각 35세와 31세로 4살 차이이고, 실제 나이는 손예진과 정해인이 각각 1982년과 1988년 생으로 6살 차이가 난다. 자칫 정해인은 경험이 많은 손예진에게 끌려가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의 연기는 그같은 언밸런스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당초 우려됐던 치우침은 말 그대로 우려에 그치고 있다. 손예진이 연기 경력이 덜한 정해인에게 잘 맞춰주고, 정해인은 자신보다 성숙한 내면 연기를 폭발시키며 멋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진짜 연인 같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둘의 극중 사랑놀음이 너무 오글거려 닭살이 돋는다는 사람들도 많다. 회를 거듭할수록 둘의 사이에 한결 더 사랑의 유대감이 생기고, 표현 방식도 키스신, 포옹신, 베드신 등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둘의 호흡은 세대를 넘어 ‘연애세포’를 일깨우며 설렘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때로는 너무 작위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둘의 연기호흡이 잘 맞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손예진과 정해인의 연상연하 커플 연기는 사랑의 감동만이 아니라 눈물도 가미돼 더 큰 재미를 주고 있다. 둘이 처한 상황은 사랑의 결실을 맺을 때까지 험난한 전개를 짐작케 한다. 둘의 사랑에 장애물이 하나둘씩 생기고 심적 고통이 커지면서 시청자들의 연민을 일으키고 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위하준 정해인 손예진 오륭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이 드라마는 서준희(정해인 분)와 윤진아(손예진 분)의 집안이 20여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친가족처럼 지내왔다는 ‘공동체적 유대감’이 둘의 사랑에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인생에 가장 소중한 친구의 남동생 서준희(정해인 분)와, 둘도 없는 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의 가장 절친한 친구 윤진아(손예진 분)와의 사랑. 비혼 남녀의 사랑이기에 법적으로는 문제 없는 사랑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금단의 사랑‘과 같은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 

윤진아의 전 남친 이규민(오륭 분)의 훼방은 ’공동체적 유대감‘에서 생기는 장애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넘기 쉬운 허들로 보인다.

극중 손예진과 정해인에게 각각 바라는 주변 인물들의 ’소박한 행복‘의 기준은 오히려 둘의 사랑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윤진아의 가족과 서준희의 누나는 여느 사람들처럼 그저 좋은 남자와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 ’좋은 남자와 여자‘를 구별하는 기준 안에 두 가족의 일원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가 둘의 사랑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고 또 아프게 만든다. 이런 설정이 시청자들의 진한 연민을 불러일으키며 둘의 스토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극중 손예진과 정해인의 사랑은 얼마나 견고할까? 로버트 스턴버그의 ‘삼각형 이론’을 빌려 잠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을 듯하다.

‘삼각형 이론’은 사랑을 3가지 요소로 분석한다. ‘친밀감’과 ‘열정’, 그리고 ‘커미트먼트’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정해인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친밀감(intimacy)‘이란 서로 결합되어 있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상대방과 함께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고 서로 이해하고 의지한다. 자연스레 상대의 태도나 의견에 긍정적인 지지를 한다. 그러니 상대와 함께 있으면 마냥 즐겁다.

‘열정(Passion)’은 생리적으로 흥분하고 들뜨게 만드는 요인이다. 상대로부터 짜릿하고 강렬한 느낌을 받고 성적 매력도 느낀다. 이런 ‘뜨거움’은 로맨틱한 행동이나 성적 행동을 유도한다. '열정‘의 단점은 쉽게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커미트먼트(commitment)’는 ‘약속’ ‘전념’ ‘책무’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다. 어떤 결정이나 행동에 관여하는 정도를 일컫는 사회심리학 용어로, 상대에 대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으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상대에 대한 ‘책임감’을 확인하는 단계다. 물론 그 책임감과 헌신적인 태도가 줄곧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이어지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겠지만.

스턴버그는 성숙한 사랑을 이 세 가지 요소의 균형 여부로 판단했다. 어느 한쪽이 길거나 짧거나 하면 정삼각형 모양은 깨지고 그만큼 사랑은 불안전해진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밥사예)는 지난 21일까지 8회를 마쳤다. 손예진과 정해인은 그동안 더없이 친밀해졌고, 사랑에 대한 열정도 불타올랐다. 여기에다 서로 미래를 약속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지금 상황으로만 본다면 ‘사랑의 삼각형’은 정삼각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정해인 손예진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한결같지 않다. 남녀 관계에는 변수가 많다. 9회에는 손예진과 정해인이 주변에 둘의 관계를 알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따라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둘의 사랑에 강력한 장애물이 등장할 것이다.

특히, 윤진아(손예진)의 엄마(길해연)와 서준희(정해인)의 누나(장소연)의 거센 반대가 예상된다. 반대를 떠나 둘을 갈라놓기 위한 모종의 공작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손예진이 겪는 심적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듯 엄마라는 벽보다는, 손예진에게 절친이었던 장소연의 마음을 돌리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친했던 친구였기에 배신감도 가장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밥사예)에서 손예진과 정해인이 만드는 ‘사랑의 삼각형’도 27일 방송되는 9회부터는 삼각형 모양이 몇 차례인가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위기 앞에 둘의 사랑이 얼마나 ‘정삼각형의 균형’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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