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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FA시장 '골키퍼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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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FA시장 '골키퍼가 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2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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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김병지 외 전북 권순태·포항 신화용 등 수준급 포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축구에서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에 속한다. 한번 주전으로 기용되면 감독은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부상, 컨디션 난조가 있지 않다면 전폭 신뢰를 보내며 기용한다. 그래서 골키퍼는 가장 육성이 힘든 포지션으로 통한다.

2014 시즌 K리그 끝나자마자 선수 이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함께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골리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워낙 많은 선수가 FA로 풀리기도 했지만 모든 팀들이 탐을 낼만한 수준급 수문장이 많아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2일 공시한 FA자격 취득선수 200명 가운데 19명이 골키퍼로 집계됐다.

미드필더(79명)나 수비수(73명), 공격수(29명)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특수한 포지션인데다 단일 포지션임을 생각한다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게다가 스타급 선수가 적지 않아 골문을 강화하기 위한 팀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 최고령, 최장수 선수인 김병지는 내년 만 45세가 되지만 여전히 현역으로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전남 구단과 김병지 모두 원칙적으로 계속 잔류하는 것에 합의한 상황이다. [사진=스포츠Q DB]

◆ 김병지와 권순태, 현재 소속팀 잔류 '원칙 합의'

FA 시장에 나온 골키퍼 '빅3'는 김병지(44·전남), 권순태(30·전북 현대)와 신화용(31·포항)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최고령, 최장수 선수인 김병지(44)다. 지금 은퇴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지만 여전히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보이며 올 시즌까지 전남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김병지의 장점은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으로 김병지가 길어도 2, 3년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현재 키우고 있는 골키퍼가 경험 면에서 부족해 미숙하다면 단기 전력 강화 차원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오는 31일까지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원 소속팀인 전남이 김병지를 놓치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하고 있다.

전남 구단 관계자는 "김병지는 내년에도 함께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선협상기간 안에 타결을 볼 것"이라며 "노상래 신임 감독 역시 K리그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돌발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김병지의 K리그 700경기 출전은 전남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지도 전남에서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병지는 "불러주는 팀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칙적으로는 전남을 마지막 팀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전남과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전북 역시 주전 수문장 권순태(30)와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이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던 전북은 내년 K리그 클래식 2연패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까지 '트레블'을 달성하기 위해 다시 한번 선수들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전 골키퍼를 FA 시장에서 놓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북 관계자는 "권순태와는 이미 오래전부터 함께 간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며 "권순태 역시 전북에 큰 애정이 있다. 권순태가 다른 팀에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대표팀 골키퍼로 거론되는가 하면 올 시즌 K리그 대상 골키퍼 부문에 선정된 권순태 역시 사실상 현재 소속팀인 전북 현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 신화용과 계속? 김다솔로 세대교체? 갈림길에 선 포항

'빅3' 가운데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신화용이다. 포항제철중과 포철공고를 거친 포항 유스 출신인 신화용은 지난 2004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골문에 서기 시작했다. 2008년까지는 서브 골리였지만 정성룡(29·수원 삼성)이 이적하자 포항의 주전 수문장이 됐다.

신화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0점대 실점률을 보일 정도로 포항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지난해 33경기에서 31실점을 기록한 신화용은 올시즌도 31경기에서 29실점으로 포항이 상위권을 지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포항의 전통적인 선수 영입과 운용 정책을 보면 신화용의 이적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유스팀 선수들을 대거 활용하는 포항의 선수 정책에 따른다면 다음 시즌부터는 신화용이 아닌 김다솔(25)이 적극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김다솔은 포항의 서브 골키퍼지만 점점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김다솔은 올시즌 7경기에 나서 부상으로 시즌 막판 빠진 신화용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포항은 김다솔 이후에도 유스팀에서 골키퍼가 쑥쑥 성장하고 있다.

포항은 벌써부터 김로만(18)에 크게 기대하는 눈치다. 내년 고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김로만은 이미 이창원 포철고(포항 U-18) 감독으로부터 2015년이 기대되는 선수로 꼽혔다. 이창원 감독은 "김로만은 자신의 골키퍼 포지션에서 열심히 노력하는데다가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신화용은 올해 31세로 이적료가 발생한다. 만 34세 이상이 되면 이적료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번이 사실상 신화용의 이적료가 발생하는 마지막 기회다.

그렇다고 포항이 무조건 신화용을 FA로 다른 팀에 내준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무려 11시즌을 함께 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보낸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신화용으로 계속 갈지, 김다솔로 세대교체할지에 대해 고민에 빠진 포항이다.

게다가 최근 K리그 팀들이 선수 영입에 소극적인 것도 변수다. 씀씀이를 대폭 줄인 상황에서 베테랑으로 적지 않은 연봉을 줘야 하는 신화용을 데려갈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 신화용은 매력적인 FA 골키퍼다.

▲ FA 시장에 나온 골키퍼 '빅3'인 신화용은 다른 팀 이적이 가장 유력하다. 팀내에서 김다솔이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김로만 등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까지 있어 포항의 선수 정책을 생각한다면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사진=포항 스틸레스 제공]

◆ 정성룡 내보낼 준비하고 있는 수원

FA는 아니지만 대표팀 수문장 정성룡(29·수원 삼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1년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5년 계약을 맺었던 정성룡은 2015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리게 된다.

수원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정성룡을 이적시킨다는 방침을 오래 전부터 세웠다. 지난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또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있었고 최근에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일부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수원의 공식 입장은 다음 시즌도 정성룡과 함께 간다는 것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상위권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있기 때문에 정성룡이 필요하다. 다른 팀과 이적 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정성룡이 계속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성룡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신화용이나 K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의 거취에도 변수가 생긴다.

수원이 정성룡을 내보낸다면 경험이 많은 신화용을 FA로 데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진현은 아직 세레소 오사카와 계약 협상을 벌인다고 하지만 소속팀이 J2리그로 강등된 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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