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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담대해져 더 반가운 넥센히어로즈 김규민 "박병호 대체 부담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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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담대해져 더 반가운 넥센히어로즈 김규민 "박병호 대체 부담감 없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0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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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부담감은 없다. 편하게 해야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의 공백 메우기라는 특명을 받은 선수의 말이다. 1군에서 고작 16경기만 뛴 ‘초짜’ 김규민(25)의 담대함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김규민은 지난달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득점하며 팀의 5연패 탈출을 도왔다.

 

▲ [스포츠Q 안호근 기자] 넥센 히어로즈 김규민이 취재진 카메라 세례가 익숙지 않은 듯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전날 김규민은 시즌 첫 1군 무대를 밟고 팀이 1-3으로 뒤진 4회말 박종훈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빠른 발을 활용해 3루까지 내달렸다. 팀은 경기 막판 역전패로 웃지 못했지만 장정석 넥센 감독에게도 큰 인상을 남긴 활약이었다.

29일 경기 전 만난 장 감독은 “1루 자리에 마땅한 선수를 찾기가 어렵다”며 “기회를 줬는데 다행히 활약을 보였다.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이틀 선발 기회를 받은 김규민은 맹타를 휘둘렀다. 팀이 2-3으로 끌려가던 4회말 공격에선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5회에도 좌전 안타로 출루해 김혜성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파고들더니 홈을 밟았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2년 넥센에 입단한 김규민은 퓨처스리그에서만 활약하다가 군 입대 후 지난해부터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 김규민은 1군 콜업 이후 2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퓨처스리그 성적이 좋았다. 15경기에서 타율 0.357(56타수 20안타) 3홈런 18타점. 도루도 7개나 됐다. 외야부터 내야 수비까지 두루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기에 활용도가 높았고 서건창과 박병호가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하자 장정석 감독은 김규민을 불러올렸다.

초반 2경기에 불과하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박병호를 대신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담대하기만 하다. 경기 후 만난 김규민은 “부담감은 없다. 작년엔 콜업 이후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었고 결국 후회만이 남았다.

올 시즌엔 바뀌었다. “1군이란 게 2군서 잘해서 올라오는 진짜 실전이다. 여기서 마음 편하게 해야 제 기량 보여줄 수 있다”며 “잘해서 뭔가 보여주려고 하면 힘들어가고 해야할 것 못하고 그래서 힘들 것 같았다”고 달라진 마음 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 득점에 성공한 김규민이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부담은 내려놨지만 절실함은 여전하다. 그는 “작년에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특히 변화구에 많이 약하다보니 선구안을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타석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제 오늘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 현재 목표는 1군에서 많이, 오래 뛰고 싶다. 그러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감도 넘친다. 자신 있는 수비에 대해 묻자 그는 “외야수는 다 편하다. 원래 작년까진 사이드 수비가 힘들었다”면서도 그런데 올해는 “대만 캠프 때부터 2군 감독님이 매 경기마다 자리를 바꿔 출전시켜주셨고 돌아가면서 수비를 하다보니 다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정교한 타격과 유틸리티 선수로서 강점 등이 부각되고 있지만 본인이 자부하는 면은 또 달랐다. 그는 “스피드가 무엇보다 자신 있다”며 “어깨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2가지는 나름 자부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가 이 주 중으로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율한 뒤 이르면 다음주 1군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민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다해내고 절실함을 보이는 선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리 없다. 김규민은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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