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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세상에 나쁜 시어머니는 없다... 문제는 '사회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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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세상에 나쁜 시어머니는 없다... 문제는 '사회 구조'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8.05.04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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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혜원 기자] '시어미 법 안 잡은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다. 시어머니치고 젊었을 적 고생 안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속 시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며느리들과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시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3일 방송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시댁 식구들과 휴일을 보내는 며느리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워킹맘 김단빈은 365일 연중 무휴로 일하는 시부모와 함께 가족 나들이에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 김단빈의 시어머니는 여행 내내 앞서 가며 재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김단빈 [사진=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화면 캡쳐]

 

시어머니는 식당에 들어선 이후에도 나들이에 대한 불만족을 끊임없이 표현했다. 식사를 하는 가족들에게 "빨리 가자"며 불편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재충전을 위한 휴식에 나선 김단빈은 연신 자신을 재촉하는 시어머니로 결국 계획한 일정을 포기해야 했다.

박세미 역시 오랜만에 맞은 휴식을 시댁 식구들과 보내야 했다. 박세미 김재욱 부부를 집으로 호출한 시어머니에게 박세미의 의사를 물어보겠다는 김재욱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박세미는 시댁에 가야 했고, 그곳에서 만삭의 몸으로 식사를 준비했다.

정규 방송에서도 며느리들은 여전히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며느리들의 일상은 시청자들에게 공분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시어머니들의 모습은 분노보다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MC 이현우의 "여유를 몰라서 발생한 일"이라는 말은 갈등의 근본적 원인에 가까웠다.

김단빈의 시어머니는 이탈리아식 레스토랑이 낯선지 연신 메뉴판을 살펴봤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과 알아볼 수 없는 외국어에 다시 메뉴판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파스타'를 먹겠다고 말했다. 김단빈은 메뉴에 대해 설명하려다 이내 입을 닫았다.

결국 가족 나들이는 충전이 아닌 방전으로 이어졌다. 여행에 나선 시어머니뿐 아니라 박세미를 집으로 불러낸 시어머니도 식사 준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요리할 수 있는 성인이 몇 명이 있어도 살림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만의 몫이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박세미 [사진=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화면 캡쳐]

 

'빨리' 돌아가 가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어머니를 탓할 수만 없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손을 다쳐도 일을 마치고 야간 병원을 가야 했던 며느리처럼, 휴무에도 가게 문을 열고 아귀를 다듬는 시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말했던 대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며느리와 시댁 사이의 갈등을 단순히 악덕한 시어머니와 되바라진 며느리의 싸움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며느리와 갈등을 빚는 시어머니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집중했다.

흔히 '고부갈등'이라 불리는 사안들이 암묵적으로 드리워져 있는 가부장적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며, 문제를 방관하는 이들로 인하여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대리갈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 측은 고부갈등이 시어머니와 며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위계문제, 서열화 문제, 여성차별, 가족주의를 함축적으로 담아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촉구했다. 

과연 프로그램이 단순한 자극적 화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짚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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