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하나씩, 하나씩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두산 베어스의 내야는 매우 탄탄하다. 2000년대 손시헌, 고영민이 키스톤 콤비(유격수, 2루수)를 구축했다면 2010년대에는 김재호, 오재원이 버티고 있다. 빠른 시간에 괴물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다.
2010년대 후반에는 이 선수를 주전 유격수로 칭해도 될 듯하다. 바로 두산 내야수 류지혁(24). 탄탄한 수비력과 매서운 타격까지 겸비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도 공수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호수비로 상대의 흐름을 끊으며 웃었다. LG는 0-3으로 뒤진 5회말 1사 후 양석환이 중전 안타를 쳤다. 다음타자는 김재율. 그는 두산 선발 장원준의 5구에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3-유간을 빼는 타구인 듯 보였다.
허나 김재율의 타구는 안타가 되지 않았다. 류지혁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바운드 된 타구를 잡은 류지혁은 몸의 중심이 뒤로 쏠려 있는 상태에서 2루로 정확히 던져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타자 주자 김재율까지 1루에서 아웃되며 LG의 공격이 끝났다.
경기 후에 만난 류지혁은 “타자가 (김)재율이 형이었는데, 빠른 타자는 아니다”라며 “나에게 땅볼이 오면 하나씩 하나씩 하겠다고 생각했다. 공이 오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을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호수비를 펼쳤는데, 좋은 타격까지 보여줬다. 류지혁은 앞선 4회초 2사 3루에서 LG 선발 타일러 윌슨의 9구를 타격,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2016시즌의 0.288가 류지혁의 단일 시즌 최고 타율인데, 올 시즌 그는 0.341(44타수 1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격이 잘 되는 비결을 묻자 “최근 몇 경기에서는 잘 맞지 않았다”며 몸을 낮춘 그는 “주자가 득점권에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쳐보려 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고 했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류지혁은 어린이날에 1군 경기를 치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어른이지만 설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침에 일어날 때 괜히 설레더라. 그리고 어린이들이 우리 플레이를 보고 있으니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류지혁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결혼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책임감이 막중할 터. 하지만 스스로 너무 큰 짐을 지우려고 하진 않는단다.
“꼭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것보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몸 상태는 항상 좋다고 덧붙인 그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 선수들은 최대한 열심히 할 테니, 앞으로 계속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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