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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경륜이 활로, K리그 챌린지 사령탑 '노장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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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경륜이 활로, K리그 챌린지 사령탑 '노장들의 귀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27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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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40대 대세론과 대조, 챌린지 50대 사령탑 영입 러시...강원 최윤겸 이어 경남도 박성화 감독 선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K리그 챌린지에 '노장'이 돌아온다. 2부 리그에 떨어졌거나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팀들이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노장 감독들을 영입하며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 복귀를 꿈꾸고 있다.

강원FC가 지난 25일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전을 지휘했던 최윤겸(52) 감독을 선임한데 이어 광주FC에 밀려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경남FC는 26일 박성화(59) 감독을 내정했다.

또 대구FC는 FC 서울과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60) 감독을 대표이사로 임명함과 동시에 이영진(51)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겼다. 조광래 대표와 이영진 감독의 만남은 서울에서 감독과 코치로 활동한 이후 다시 뭉친 것이어서 축구계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부천FC1995에는 한일 월드컵 당시 코칭스태프로 지원했던 최진한(53)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런 현상은 K리그 클래식과 정반대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 삼성은 서정원(43)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서울 역시 최용수(42) 감독이 이끌고 있다.

포항의 황선홍(46) 감독과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44) 감독, 울산 현대의 윤정환(41) 감독, 전남 노상래(44) 감독도 40대다.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대전의 조진호(41) 감독과 광주 남기일(40) 감독대행 역시 젊은 지도자들이다.

◆ 위기의 순간에서는 역시 풍부한 경험

K리그 클래식과 달리 K리그 챌린지 팀들이 경험이 많은 노장 감독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으면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최윤겸 감독은 대전을 위기에서 구해낸 지도자로 각인되어 있다.

대전은 2002년 27경기에서 1승 11무 15패에 그치며 정규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특히 대전을 후원했던 컨소시엄 기업 가운데 한 곳이었던 계룡건설이 더이상 후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팀 존폐위기까지 몰린 상황이었다.

당행히도 대전시에서 재정 후원을 약속함으로써 리그에 참가할 수 있게 된 대전은 최윤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전은 최 감독의 부임과 함께 '기적의 2003년'을 만들었다. 44경기에서 18승 11무 15패 승점 65로 12개팀 가운데 6위에 올랐다. 대전의 밑에는 포항, 안양 LG(현재 서울), 부산, 광주 상무, 대구, 부천이 있었다.

▲ 대전을 이끌었던 최윤겸 감독은 2007년 K리그를 떠난 뒤 7년여만에 복귀하게 됐다. 최윤겸 감독은 도민구단 강원FC를 이끈다. [사진=강원FC 제공]

김은중이 서울로 이적한 2004 시즌에는 리그에서 10위에 그쳤지만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리그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2007년 6월 대전을 떠난 최 감독은 2008년 터키 카이크루 리제스포르와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연수 코치로 활약했고 지난해는 베트남 호앙 안 야 라이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력과 그라운드 밖의 인성을 강조하며 대전을 상징하는 감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 감독은 2003년부터 대전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서 시민구단 감독으로 활약하며 팀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린 전력이 있어 도민구단 강원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이끌어낼 수 적임자로 지목받았다.

박성화 감독 역시 다양한 팀을 이끈 경험이 있다. K리그 창설 원년인 1983년 할렐루야에서 뛰면서 첫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박 감독은 1987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포철공고의 감독과 현대(현 울산), 유공(현 제주)의 코치를 거쳐 1992년 유공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이후 포항과 20세 이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거친 박 감독은 2007년 올림픽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 부산 감독으로 취임했다가 2주만에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전력 때문에 축구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중국 다렌 스더와 미얀마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도자로 25년 넘게 활약했던 경험은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진 경남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유소년 선수·유망주 육성만이 살 길, 전문가에게 맡긴다

대구는 유소년 선수와 유망주 육성의 길을 택했다. 시민구단 특성상 큰 금액을 들여 스타급 선수를 끌어모으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구의 선택이다.

대구는 이미 서울에서 유소년과 유망주를 육성한 경험이 있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하면서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조광래 대표는 당시 취임사에서 "유소년 시스템을 개선해 대구지역의 우수한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연고 스타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울의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현재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을 발굴한 경력이 있다.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과 기성용(25·스완지 시티)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경남의 감독으로 재임하면서도 젊은 무명 선수들을 집중 조련해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9년 시즌 후반기에는 어린 선수들의 활약으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에는 바르셀로나와 손을 잡고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는 '바르셀로나 조광래 축구교실'을 경남 지역에 개설하는 등 유소년 육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영진 감독은 조광래 감독 밑에서 코치로 활약했던 지도자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조광래 감독을 보좌했고 이후에도 고요한과 고명진(이상 26·서울)을 주전으로 키워냈다. 2010년부터 대구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대표팀 중앙 수비수로 뛰었던 김기희(25·전북 현대)를 발굴했다.

이영진 감독이 3년여만에 다시 대구의 지휘봉을 잡은 것 역시 유망주를 주전으로 키워낸 전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과 이영진 코치가 서울에서 유소년 선수와 유망주들을 길러냈듯 대구 역시 조광래 대표와 이영진 감독 체제를 통해 대구에서 유소년과 유망주를 육성시켜 K리그 클래식으로 도약하고 보다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팀 재건이 목표, 패기보다는 연륜이 중요

대부분 K리그 클래식 팀들은 기업구단이다. 이런 기업구단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프런트의 지원이 탄탄하기 때문에 감독들은 선수단에만 신경쓸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반면 시도민구단으로 이뤄진 K리그 챌린지 팀들은 구단의 기반이 취약하다. 일부 구단은 프런트까지 줄이며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결국 감독들은 유망주들을 발굴하면서 팀을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전권이 필요하게 된다. 이는 40대의 젊은 지도자보다 연륜이 쌓인 50대 이상의 지도자에 잘 맞는다.

또 성적이 떨어져 K리그 챌린지로 밀린 상황에서 위기 관리 능력은 역시 다양한 경험을 쌓은 50대 이상 지도자가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 K리그 챌린지 구단들이 40대보다 50대 지도자를 찾는 이유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올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팀들의 감독은 40대였다. 조진호 대전 감독과 남기일 광주 감독대행 모두 40대다.

하지만 대전은 몸집을 줄이면서도 사장부터 직원까지 프런트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는 등의 지원이 있었고 남기일 감독대행은 2년 동안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팀을 만들어온 결과였다.

각 팀들이 50대 지도자를 찾는 것은 팀을 장악해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시키기를 원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2015 시즌 K리그 챌린지는 50대 지도자의 귀환 속에 유일한 외국인 지도자인 마틴 레니(39)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 FC까지 더해져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K리그 챌린지 감독 현황

구단명 감독명 나이 주요 경력
상주 상무 박항서 55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경남 감독, 전남 감독
경남FC 박성화 59 유공 감독, 포항 감독,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다렌 스더 감독, 미얀마 대표팀 감독
안산 경찰청 조동현 53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강원FC 최윤겸 52 대전 감독, 베트남 호앙 안 야 라이 감독
FC안양 이우형 48 고양 KB국민은행 감독
수원FC 조덕제 49 아주대 감독, 수원시청 유소년 총감독
대구FC 이영진 51 대구 감독, 청주대 감독
고양HiFC 이성길 39 * 고양 감독대행
충주FC 김종필 49 안양공고 감독, 홍익대 감독
부천FC1995 최진한 53 서울 2군 감독, 경남 감독
서울 이랜드 마틴 레니 39 밴쿠버 화이트캡스(MLS) 감독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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