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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Guitar]➁ 록의 혁명을 만든 기타리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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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Guitar]➁ 록의 혁명을 만든 기타리스트들
  • 김신일 음악평론가
  • 승인 2014.12.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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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록(Rock) 음악을 한마디로 딱 잘라 정의할 수는 없지만 록은 강렬한 비트에 사회비판과 저항 정신, 진취적 도전 정신, 젊은이들의 욕구를 실어 샤우트 창법으로 분출하는 대중 음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지난 70~80년대 주류를 이뤘던 하드록, 헤비메탈, 스래시 메탈, 데스 메탈 등의 록 장르는 이런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선두격인 비틀즈의 성공 이래 록 밴드는 보컬, 리드기타, 베이스기타, 드럼의 악기 편성이 정형화되었고 열정적인 전자기타와 드럼 연주는 록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특히 록의 발전과 함께 무대 전면에 나서 현란한 연주를 펼친 기타리스트들은 전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됐다. 록 기타리스트들은 점차 고도의 테크닉과 퍼포먼스로 무장하며 록 팬들을 사로잡았다. 록과 재즈의 역사를 살찌운 전설의 기타리스트 이야기를 연재한다.

[스포츠Q 김신일 음악평론가] 록 음악의 위대함은 미국이나 영국 등 소수의 국가에 한정된 문화 현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록은 국경을 넘어 전세계 젊은이들의 뜨거운 감성과 열정을 자극했다. 록 음악의 전설을 만든 기타리스트들은 독창적인 기타 주법과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 후배 뮤지션들에게 유형, 무형의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는 '록의 혁명을 만든 기타리스트들'을 되돌아 봤다.

 비비 킹 (B.B. King 1925~), '영원한 블루스 보이' '블루스의 제왕'

1925년 미국 미시시피 태생의 흑인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이며 알버트 킹(Albert KIng), 프레디 킹(Freddy King)과 더불어 3명의 '블루스 킹'으로 꼽힌다.

1950년대의 흑인음악은 백인에 의한 억압을 감성으로 승화시킨 소울(Soul)과 가스펠(Gaspel)을 조합한 알앤비(R&B)가 주류였다.

하지만 비비 킹은 재즈기타에서 쓰이는 밝은 톤과 간결한 애드립을 선보이며 시대적 배경과는 사뭇 다른 시도의 행보를 걸었다.

그의 그런 시도로 인해 자칫 흑인문화의 틀에 갇힐 수도 있었던 '그들만의 음악'을 '백인의 관심'으로 바꿔 놓았다.

특히 그의 절제되면서도 섬세한 '초킹'(Choking - 기타 현을 치고 그 누르고 있는 현을 올리거나 내려 그 늘린 음 만큼 음정의 변화를 시키는 테크닉) 주법은 블루스 음악을 음미하게 만드는 흑인의 '새로운 소울'로 이끌게 했고, 이후에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블루스 주법의 원형을 만들게 했다.

록밴드에 있어서 인터플레이(interplay - 밴드 연주자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기 위해 시도하는 여러 가지 음악요소들)는 인간이 호흡하며 대화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그가 대화하듯이 읊조리는(때론 울부짓는) 노래와 그 사이에 나오는 기타 애드립은 어쩌면 그가 만들어낸 완벽한 '1인의 인터플레이 전형'이 아닌가 싶다.

  ■ 비비킹에게 영향 받은 기타리스트들

    * 에릭 클랩튼     (Eric Clapton)

    * 지미 헨드릭스  (Jimi Hendrix)

    * 게리 무어        (Gary Moore)

    * 스티비 레이 본 (Stevie Ray Vaughan)

    * 존 메이어        (John Mayer)

▲ 재즈 기타리스트인 필자에게 기타는 개인 소장품 중 보물 1호나 다름없다. 기타를 치면 칠수록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들의 시대를 앞선 열정과 창의성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 진다. [사진= 김신일 프로듀서 제공]

◆ 카를로스 산타나 (Carlos Santana 1947~), 라틴록을 대중화 한 당대 최고의 크로스오버 기타리스트

산타나는 록 역사상 가장 크로스오버(Crossover - 하나이상의 장르가 합해져서 또 다른 장르를 발생하게 하는 음악형식 또는 장르)다운 음악을 세상에 선보인 멕시코 출신의 라틴록 기타리스트이다.

라틴뿐만이 아닌 제 3세계 음악을 '아브라삭스'(Abraxas) 앨범에서 시도하기도 하였으며, 록(Rock), 블루스(Blues), 재즈(Jazz), 아프로큐반(Afro-Cuban), 펑키(Funky) 등 여러 장르에서 전세계 수많은 뮤지션들과 다양한 교류와 활동을 하였다.

특히 록 그룹 '매치박스 트웬티'(Matchbox Twenty)의 보컬인 롭 토마스(Rob Thomas)가 참여한 '스무드'(Smooth)라는 곡과 '마리아 마리아'(Maria Maria) 등과 같이 팝 성향이 짙은 곡들을 만들어 히트시켰다.

이들 싱글이 수록된 '슈퍼내츄럴'(Supernatural) 앨범은 1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어렸을 적에 산타나의 음악을 듣고 조금은 의아해 한 적이 있었다. 록의 메카인 미국과 영국의 관점으로는 이국적일 수 밖에 없는 산타나의 음악을 그들이 어떻게 수용했는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미국, 영국인들은 항상 고정된 록의 포맷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과 부합하지 않는 음악은 관심밖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산타나가 록의 메카에서 당당히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발에 출연해 탁월한 연주력과 음악성을 인정받았던 시초의 사례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당시 산타나의 음악은 라틴풍이라는 신선함 이전에 블루스가 기반이 된 록의 색채와 연주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산타나의 음악에서 록의 정신을 제외한다면 그의 연주색깔에는 오로지 라틴풍 하나만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연주 캐릭터를 고수하면서 음악에 다양한 시도를 담았고, 그 음악의 밑바탕에는 록의 정신이 깔려 있다.

 

데이비드 길모어 (David Gilmour 1947~), '프로그레시브 록의 제왕'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는 1970~1980년대 초현실적이고 철학적이기도 하며 사회비판적인 가사를 통해 실험적인 사운드를 추구했다. 데이비드 길모어는 핑크 플로이드의 전성기 시절 보컬 겸 기타리스트였다

길모어는 펜더(Fender - 미국 기타악기 제조업체 및 상표) 기타를 사용하고 연주는 블루스가 기반이다. 그가 리드 기타리스트로 가세한 1968년 이후의 밴드는 그의 연주가 중심이 되는 사운드로 점차 변화되고 있었다.

길모어는 블루스 기타리스트 중에서 가장 깔끔한 프레이즈로 연주하면서도 딜레이와 같은 이펙터를 활용하며 화려한 사운드를 추구했다. 그의 이런 시도는 밴드 고유의 색깔을 만들게 했으며 음악성과 대중성이 공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전 베이시스트 주자이자 리더였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가 팀의 불화로 탈퇴한 1983년 이후 더욱 더 길모어의 기타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록밴드로 변모해 갔다.

길모어는 펜더 기타의 픽업(울림이 된 기타현 소리를 수음하고 그 소리를 앰프로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전자장치)을 본래 장착된 것이 아닌 다른 제품의 장치로 교체해서 여타 블루스 기타리스트와 사운드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그의 전매특허인 딜레이 이펙터를 활용한 주법은 기타 사운드가 록밴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그가 얼마나 고민하고 각고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또한 펜더 기타의 유닛(기타 시스템에서 동작하도록 만들어진 구성들)에 어울리지 않는 트레몰로 암을 활용한 의연한 주법은,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를 마법처럼 더욱 더 묘하고 신비하게 이끌었다.

그는 영국의 음악전문 잡지 '기타리스트'(Guitarist)가 뽑은 '펜더 기타리스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타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 에디 반 헤일런(Eddie Van Halen), 트리키 주법의 완성

에디 반 헤일런은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다양한 주법을 창조한 반 헤일런의 리드 기타리스트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라이트 핸드 주법은 그의 밴드인 반 헤일런의 데뷔 앨범 수록곡인 '이렵션'(Eruption) 트랙에서 들을 수 있다. 기타솔로인 이곡은 당시 앨범 프로듀서의 즉흥적인 권유로 데뷔 음반에 수록되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반 헤일런의 라이트 핸드 주법은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기타주법의 확장성'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게 되었으며, 이후 양손 태핑 주법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반 헤일런은 또한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이나 스티브 바이(Steve Vai)와 같은 속주 기타리스트를 대거 이끌어낸 주인공이며, 그외 픽업 전자 장치를 손수 제작하기도 하고 이펙터를 개조하는 등의 익살스럽고 기발한 트리키 주법을 다수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개성 강하고 창조적인 주법을 상당수 완성한 실험적인 기타리스트는 반 헤일런이 전무후무하다.

음에 구애 받지 않는 트레몰로 암을 활용한 그의 트리키 주법은 록의 자유 분방함에 걸맞는 사상과도 같이 느껴진다. 주법의 메커니즘을 통해 록기타를 테크닉 면에서 한 차원 승화시킨 공로가 크다고 평가된다.

 

kimshinil-_-@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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