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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반백년 명품 보컬' 조용필, 폭우 속 팬들 향해 ‘땡스 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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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반백년 명품 보컬' 조용필, 폭우 속 팬들 향해 ‘땡스 투 유’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05.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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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음악이 좋아 취미로 시작한 음악을 평생 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50년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객석을 둘러본 뒤 “감동적입니다”라고 입을 뗀 ‘가왕’ 조용필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자신의 멘트를 채워갔다. 자신이 비를 맞는 건 상관이 없지만 팬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애정을 드러낸 가왕은 ‘위대한 탄생’, ‘미지의세계’, ‘이터널리’가 뭉친 팬클럽 연합을 향해 “이분들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줬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 공연에서 가왕 조용필은 자신의 열정을 토해내며 4만 5천여 명의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조용필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세븐틴서 이선희까지 50주년을 축하한 동료들

이날 공연의 시작은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무대부터였다.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조용필 50주년 기획 3부' 우승을 차지했던 이들은 조용필의 '단발머리'로 비에 젖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선생님과 좋은 인연을 맺어 무대에 서게 됐다"고 밝힌 세븐틴 멤버들은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쏟아지는 비에 힘들어하는 관객들을 향해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 때문에 하늘에서 비를 내리는 것 같다"는 말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세븐틴의 무대에 이어 후배 및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도 쏟아졌다. 동창이자 친구인 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가수 이선희, 유희열, 이승기, 아이유, 빅뱅 태양과 배우 이덕화, 송광호, 이서진, 모델 장윤주 등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등장해 조용필의 50주년 콘서트를 응원했다.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폭우도 막지 못한 팬들의 열정에 감동한 가왕 조용필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가 끝나자 드디어 가왕이 등장했다. 폭우 속에서 오프닝곡 ‘땡스 투 유(Thanks to you)’와 '여행을 떠나요'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달군 조용필은 '못찾겠다 꾀꼬리'를 부르며 무대와 함께 이동해 팬들과 함께 교감했다.

가왕의 50주년은 예상된 축제였지만 예기치 않은 불청객도 찾아왔다. 생각보다 심한 비바람이었다. “비 정말 지겹다”고 고개를 가로저은 조용필은 “어제도 내일도 오지 않는다는 비가 오늘만 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2003년 '35주년 기념 공연'과 2005년 전국투어 '필 & 피스' 서울 공연에서도 비와 함께 어렵게 공연했단 사실을 상기시켰다.

가왕의 목소리 앞에 폭우가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바람의 노래' '그대여'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 '창밖의 여자' 'Q' '한오백년' '간양록'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히트곡에 관객들은 젖어들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떼창을 유발한 가왕 조용필의 열정에 분위기는 점차 무르익었다.

달궈진 공연장의 열기를 식히려는 듯 현장의 빗줄기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용필은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거 공연에서 단 한 명도 빠져나간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 가왕 조용필은 “'잊혀진 사랑'을 불러야겠다”면서 “그래야 팬들이 가지를 않는다”고 농담을 던졌다.

가왕의 농담에 잠실벌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4만 5천의 팬들은 우비와 우산으로 폭우와 씨름하는 와중에서도 조용필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사진 =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반세기 총정리한 세트리스트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히트곡 퍼레이드

50년을 무대에 선 조용필답게 그의 히트곡은 상상을 초월했다. 모르는 노래가 섞여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친숙한 멜로디만 쏟아져 나왔다. '미지의 세계' '헬로(HELLO)' '비련'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장미꽃 불을 켜요' '나는 너 좋아' '모나리자'까지 트로트에서 록, 발라드, 디스코를 넘나드는 장르처럼 50년 세월에 골고루 퍼진 히트곡에 관객들도 쉴 틈이 없었다.

"내 노래를 다 들려드리려면 3일은 걸린다"는 조용필의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세트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 조용필은 '서울 서울 서울'과 '그 겨울의 찻집' 등 히트곡들을 한 소절씩 부르며 팬들에게 작은 선물을 안겼다. 기타를 직접 들고 노래를 하나씩 부를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했다.

'슬픈 베아트리체'를 마지막 곡으로 준비한 가왕 조용필은 관객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기며 사라졌다.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 앞에 나타난 조용필은 '꿈'과 '친구여'로 팬들을 달랬다.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된 공연은 오후 10시 30분이 가까워졌지만 열기는 오히려 더해갔다.

2013년에 발표한 히트곡 '바운스'로 대미를 장식한 가왕 조용필의 무대에 관객들은 뭉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객석에는 윤도현, 이선희, 알리, 이승기, 신승훈, 최강창민, 김정모 등 후배 가수들이 함께하며 가왕의 존재감을 함께 느꼈다.

우리나라 나이로 칠순을 앞둔 조용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노래 실력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엠블럼 속 무한대 기호(∞)는 변치 않는 그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가왕의 50주년은 이제 시작이다. 조용필은 오는 19일 대구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땡스 투 유' 투어 콘서트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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