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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신태용, 이청용-김영권 의구심에도 비판할 수 없는 이유 [2018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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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신태용, 이청용-김영권 의구심에도 비판할 수 없는 이유 [2018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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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두고 국가대표 엔트리가 발표됐다. 그러나 최종 23인보다 5명이나 많은 예비명단에 가까웠다. 일부 선수는 월드컵 출전에 적합한지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을 당장 비판하기는 어렵다. 의문이 가는 선수들은 써보고 제외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주축들의 부상으로 인한 결정이었지만 5명을 더 뽑음으로써 팀과 신태용 감독의 전술에 더욱 잘 녹아들 수 있는 선수를 검증을 통해 가려낼 수 있게 됐다.

 

▲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은 14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종 23인보다 5명 더 많은 28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검증을 통해 최종 명단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표적인 선수가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경기 동안 단 7차례만 출전했고 선발은 단 한 번이었다. 그마저도 평균 출전시간은 20분도 되지 않았다.

물론 이청용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2골을 넣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을 정도로 경험도 풍부하다.

한국 축구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경기 감각이 없는 선수를 중용하는 것의 폐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렇기에 이청용의 발탁은 우려를 키운다.

이밖에도 수비에서 잦은 실수로 불안한 장면을 연출하며 축구 팬들의 많은 원성을 샀던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장현수(27·FC도쿄)도 예상대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금까지 한 번도 뽑지 않았던 오반석(30·제주 유나이티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의 승선도 기대감과 함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팀에서 사전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게 국내에서 치를 두 차례 평가전이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소집돼 일주일 간 훈련을 하고 오는 28일 온두라스, 다음달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모의고사를 치른다.

 

▲ 이번 명단에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선 이청용(오른쪽).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며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은 14일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유럽파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될 것인데 이들은 1년 동안 힘든 여정을 달려왔기 때문에 피로를 풀어주는 차원에서 휴식을 줄 예정”이라며 “국내 평가전 2경기는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합을 맞춰보는데 의미를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다음달 3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사전 캠프지 출국전 최종 23인을 가려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는 계획.

23인을 최종 확정했다면 4차례 평가전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민재와 김진수, 염기훈까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대표팀에서 데이터가 많지 않은 선수들을 섣불리 확정하기보다는 국내 평가전에선 유럽파들에 휴식을 부여하는 한편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선수들을 제대로 검증해 내겠다는 선택을 한 신태용 감독이다.

이청용 등이 부진할 경우 제외하면 그만이고 가능성을 보인다면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자연스런 계기가 될 수 있다. 신 감독이 영리한 결정으로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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