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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2018] (3) 3X3프로농구 이끄는 ISE볼러스, 박민수-방덕원-김민섭 당당한 출사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15 22:08 | 최종수정 2018.05.15 22: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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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학창시절 누구나 반코트 농구 경기를 쉽게 접해봤을 것이다. 길거리 농구라고도 불린 3대3 농구지만 세계적인 열풍 속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

국내에서도 이 흐름에 발맞춰 프로리그가 출범했다. 지난 5일 스타필드 고양점 스포츠몬스터 루프탑에서는 2018 코리아 3X3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열렸다.

1라운드 우승팀은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한 오이타 스탬피드(일본)였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농구 팬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ISE 볼러스였다.

 

▲ 지난 5일 2018 코리아 3X3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ISE 볼러스. 왼쪽부터 방덕원, 박민수, 김민섭, 문시윤.

 

ISE 볼러스는 박민수(29)와 방덕원(31), 김민섭(31), 문시윤(20), 곽진성(28), 총 5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1라운드엔 곽진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엔트리에 등록돼 경기를 치렀고 오는 19일 2라운드엔 문시윤 대신 곽진성이 출전한다.

◆ 못다 핀 꽃들, 3X3 최강자로 거듭나다

박민수와 방덕원은 각각 단국대와 성균관대에서 농구 선수 생활을 했다. XTM에서 방영됐던 스트리트 농구 서바이벌 리바운드에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박민수는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볼 핸들링, 고감도 슛 감각을 주무기로 한국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랭킹 2위 방덕원은 205㎝의 장신 센터로 대학 시절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빅맨이다. 부산 KT 입단 후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고 프로 생활을 마쳤다. 김민섭은 이들에 비해 3X3 농구를 접한 시간이 가장 짧다. 서울 SK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왔기 때문. 2017 국제농구연맹(FIBA) 3X3 18세 이하(U-18) 월드컵에 출전하기도 했던 문시윤은 명지대에서 조성원 감독 지도하에 정식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1라운드 결과는 다소 아쉬웠다. 예선에서 2승, 준결승 승리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오이타에 아쉽게 졌다. 방덕원은 “개인적으로 신장이 크고 느리다보니 오이타 같이 외곽 플레이를 즐기고 활동량이 많은 팀들 상대로는 잘 못 따라가거나 실수가 잦다”며 “체중관리에 더 신경을 써서 약점을 메울 것”이라고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민섭은 “우리 플레이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데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 나머지 흥분하다 보니 수비를 놓치고 분위기가 더 다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대회는 총 9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이들은 ‘전승우승’이라는 목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남은 라운드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단연 향후 가장 경계되는 팀으로는 오이타를 꼽았다.

 

▲ 3X3 농구 한국랭킹 1위 박민수는 향후 3년 간 국가대표를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 사연 가득 선수들, 하나로 뭉치기까지

첫 라운드 웃을 수 없었지만 ISE는 명실상부 3X3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들은 코리아투어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우승을 차지, 2018 FIFA 3X3 아시아컵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시아컵에서 우승팀 호주에 8강에서 져 고개를 떨궜지만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국 3X3 농구의 비전을 제시했다.

처음부터 이들이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것은 아니다.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던 이들이다. 프로 은퇴 후 5년 간 공을 만지지도 않았던 방덕원은 친구의 권유로 다시 공을 잡았다. 그는 “살도 뺄 겸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시합에 나가보니 재미가 생겼고 리바운드를 통해 민수를 알게 돼 동호회에 들어간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민섭은 SK를 나와 휴식을 취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등 계획을 짜던 도중 대학 동기인 방덕원의 연락을 받았다. 3X3 코리아투어에 박민수와 함께 나가보자는 제안이었다. 김민섭은 “공도 잡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나가서 놀다오자는 마음이었는데 규모가 커지고 국가대표 되면서 3X3 농구선수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민수는 방덕원을 자신의 팀에 불러들이고 셋이 3X3 농구 팀을 꾸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며 '박스타'라는 별칭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유일하게 프로 출신이 아니다. 현재도 스포츠용품 브랜드 관련 일을 병행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프로리그가 생기며 선수생활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인 일이다.

이들을 한데로 묶어준 ISE VM의 역할이 컸다. 대회를 관전한 최원식 대표이사는 3X3 농구의 매력에 빠졌고 올 초 3X3 농구연맹이 프리미어리그 출범을 앞두고 선수선발 방식을 자유계약으로 발표하자 에이전트 활동을 하는 ISE VM은 발빠르게 나서 국내 최강자들의 모임인 박민수, 방덕원, 김민섭과 접촉했고 이들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 서울 SK 출신 김민섭. 어느덧 3X3 프로 선수로서 새로운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이후 문시윤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1라운드를 마치고는 박민수의 추천으로 LP 서포트 회원이던 곽진성까지 영입했다. ISE VM 관계자에 따르면 가드 곽진성은 ISE의 유일한 비선수출신이지만 박민수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ISE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오이타의 빠른 발과 외곽 공격을 막아서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에 뽑히고 최강자로서 입지가 탄탄한 박민수와 달리 아직까진 선수생활에만 전념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희망적인 점은 프로리그 출범과 함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3X3 농구 선수들이 운동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 국가대표로서 또 한 뼘 성장했다

국가대표 발탁은 이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훈련 기간은 일주일로 길지 않았지만 동네 체육관에서 스스로 연습을 하고 월드컵에 나서야 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였다. 3X3 농구를 향한 인식의 변화가 밑바탕에 있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3X3 농구에 발을 들인 박민수는 2년 전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선 적이 있지만 현재와 상황은 크게 달랐다. 그는 “2년 전엔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기사화도 많이 되고 SNS 홍보,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사람들이 점점 관심 갖고 찾아보게 됐다”며 “처음에는 대회에 나가는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관심이 생기고 세계적으로 3X3 농구 붐이 일다보니 이런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됐다. 추억이고, 좋은 경험이 됐다”고 기뻐했다.

 

▲ 손쉽게 한 손에 농구공을 쥐고 있는 205㎝ 장신 방덕원. 스피드를 스스로 약점으로 꼽은 그는 체중조절을 통한 약점 보완을 다짐했다.

 

방덕원은 “선수촌의 식사가 소문대로 정말 잘 나왔다”며 “그뿐 아니라 체계적으로 운동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운동하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아프면 재활, 치료해주는 곳, 심지어 치과까지 있으니 선수들에겐 꿈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빠르게 성장했다. 박민수는 “아시아컵 참가 이후 조직력이 많이 좋아졌다. 기존엔 (방덕원의) 신장에 의존하거나 슛 능력이 있으니 개인기로 풀어나갔다”며 “그러나 진천 선수촌에서 합숙하면서 손발을 굉장히 빠르게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대회에선 대부분 경기에서 이겨서 잘 지는 법을 몰랐는데 이번 대회 땐 경기에선 지더라도 앞으로 이길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또 처음엔 개인기로 풀어갔다면 지금은 조직력이 좋아져 이 부분이 장점으로 굳혀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섭도 “같이 운동하고 생활하며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면서 팀 케미스트리가 좋아졌다”고 보탰다.

체력적인 발전도 있었다. 김민섭은 “아시아컵 이후 휴식을 치르고 이번 대회에 나섰는데 거기서는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번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고 박민수는 “외국에선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 힘들었는데 이번엔 4경기를 했는데도 적응되고 힘들진 않았다”고 전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박민수는 “모든 사람들이 다 말한건데, 트레이너의 부재가 정말 아쉬웠다”며 “말레이시아전에서 발목을 다쳤는데 매니저와 트레이너 없어 선수들 스스로 이런 부분을 챙겼다. 감독님은 직접 찜질을 위한 얼음을 구하러 다니시는 등 주무, 매니저, 트레이너 역할까지 1인 4역을 하며 고생하셨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아시아컵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현역도 아닌 아마추어 선수들인데도 이런 대우를 해줬다는 게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일 1라운드에서 오이타(노란색)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ISE 볼러스 선수들. 오는 19일 2라운드가 열린다.

 

◆ 본격 프로시대, 앞으로 목표는?

꿈같은 대표팀 생활은 마무리가 됐다. 이젠 프로리그에 집중한다. 이제 막 시작이지만 예상보다 만족스러웠다. 박민수는 “3대3이고 장소 자체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기엔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관중들이 와주셨다”며 “연맹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만들어주고 SNS를 통해 홍보도 많이 해 성대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방덕원은 “스타트 치고는 시설 등 스태프 분들이 준비를 잘해주신 게 티가 났다. 휴식공간도 잘 준비돼 있고 전반적으로 잘 준비됐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만 내면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민섭은 “전승 우승 목표는 깨졌지만 어쨌든 우승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더 나아가 리그가 더욱 활성화되고 좋은 대회들에서 잘 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다 같이 국가대표에 뽑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덕원도 “모든 라운드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1라운드 결과가 아쉽게 됐지만 나머지 라운드 모두 우승해보겠다”고 말했다. 랭킹 1위 박민수의 목표는 더 큰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향후 3년 정도까지는 국가대표 재승선을 목표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제 시작인만큼 점점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방덕원은 “경기 시간이 짧고 반코트만 활용하기 때문에 경기 스피드가 굉장히 좋고, 빠르게 움직이는 게 3X3 농구”, 김민섭은 “볼 데드 시간이 거의 없다보니 경기 속도가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박민수는 “10분 안에 승패가 갈리는 게 가장 큰 묘미”라며 3X3 농구의 매력을 어필했다.

우천으로 연기된 2라운드는 19일 정오부터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진행된다. 관중, 팬들 없이는 프로리그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1라운드의 아쉬움을 털겠다며 칼을 갈고 있는 ISE 선수들을 롯해 화려한 기술로 장식된 농구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황금 같은 토요일 3X3 농구가 열리는 현장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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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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