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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까지 빛나는 '백어택의 전설' 황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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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까지 빛나는 '백어택의 전설' 황연주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2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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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백어택 900점 돌파...득점·백어택·서브성공 통산 1위, "이런 기록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영광"

[스포츠Q 박현우 1위] 2005년 시작된 V리그와 함께 등장해 리그 첫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10번째 시즌을 맞는 올해, 아직 서른도 안 된 그는 이미 V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꽃사슴' 황연주(28·수원 현대건설)다.

아직 20대인 그는 고졸 신인으로 V리그에 등장해 29살이 되는 내년 데뷔 10년째를 맞이한다. 10년 동안 그는 V리그에서 활약하며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올렸고 어느새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2012~2013 시즌 통산 3500득점을 돌파했으며 통산 300개가 넘는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3500득점을 넘긴 선수는 여자부에는 황연주와 한송이(30·GS칼텍스), 남자부에는 이경수(35·구미 LIG손해보험)와 박철우(29·대전 삼성화재) 등 4명이 있지만 300서브는 오직 황연주 뿐이다.

여기에 황연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그는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3라운드 인천 흥국생명전에서 백어택 1개를 더해 통산 백어택 900점 고지에 처음으로 등정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황연주가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서브를 날리고 있다.

여자부 백어택 2위는 통산 803개를 기록하고 터키로 떠난 몬타뇨(31)다. 남자부는 통산 1206개를 기록한 안젤코 추크(31)와 1160개의 가빈 슈미트(28)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선수 중에는 지난달 입대한 박철우가 964개로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선수로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운 황연주는 "첫 번째여서 의미가 있다"며 "이런 기록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 9년 전, 첫 백어택을 기록하던 시절

2005년 고교 졸업과 함께 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에 지명돼 입단하게 됐다. 고교 시절에는 같은 왼손잡이 라이트였던 나혜원(28)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황연주는 데뷔 시즌부터 경기당 17.69점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았고 나혜원은 이후 허리부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황연주는 다음 시즌 흥국생명에 입단한 후배 김연경(26)과 호흡을 맞추며 공격력이 배가됐다. 둘은 2005~2006시즌 경기 평균 42점을 합작하며 흥국생명의 V리그 첫 우승을 만들어냈다. 둘은 그 다음 시즌과 2008~2009시즌에도 함께하며 흥국생명의 V리그 3회 우승을 모두 함께 했다.

황연주는 시작부터 영광이 함께한 신인 시절에 처음 기록한 백어택의 추억을 되살렸다. 그는 "서브를 넣기 위해 처음으로 코트에 들어갔다"며 "덕분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당시 성공하면 2점을 주는 백어택 제도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영광을 거머쥔 흥국생명과도 헤어질 때가 왔다. 2008~2009시즌 후 김연경이 일본으로 떠나자 자신도 자유계약선수(FA)로 당시 최고연봉인 1억7500만원을 받으며 현재 소속팀인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황연주(오른쪽)가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수비적인 역할을 늘리고 있다.

◆ 최고의 공격수에서 이제는 후배들 지원하는 수비수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여자 배구대표팀의 4강에 일조하는 등 황연주에게 수많은 영광이 함께 했다.

소속팀에서도 2010~2011시즌 센터 양효진(25), 외국인 선수 케니 모레노(35)와 함께 최강의 공격진을 형성하며 현대건설의 V리그 출범 후 첫 우승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올스타전 MVP, 챔피언결정전 MVP 등을 석권해 최고의 시즌을 겪었다.

하지만 계속된 국가대표 차출로 무릎과 왼손에 부상을 입으며 차츰 기량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올 시즌도 경기 평균 9.6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선배로서 수비수의 역할을 맡으며 후배를 지원하고 있다. 리시브에서 지난 시즌 개인 최다인 세트당 0.712회를 기록한 황연주는 올 시즌 0.915회로 더 많아졌다. 이전 황연주의 세트당 리시브 최다 수치는 데뷔 시즌의 0.551회였다.

황연주는 "수비를 잘 안하던 선수가 하니 좋게 봐주시는 것"이라며 겸손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수비 덕에 외국인 선수 폴리(득점 1위)와 양효진(득점 8위)이 안정적인 득점을 해내며 현대건설은 V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황연주(오른쪽)가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물론 최고의 공격수 출신답게 수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퀵오픈 성공률(36.7%)과 세트당 서브 개수(0.305)에서 각각 8위에 올라 있으며 이동공격 성공률(71.43%)에서는 1위에 올라 있다. 공격력이 줄었다기보다 수비에서 역할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공수양면에서 팀의 기둥이 된 황연주가 자신의 V리그 경력에 어떠한 기록을 더 추가하게 될까. 이미 팬들은 각종 기록을 차례로 써나가고 있는 황연주를 V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인정하고 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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