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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했던 김연아 복귀, 제2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 [올댓스케이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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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했던 김연아 복귀, 제2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 [올댓스케이트 2018]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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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피겨 퀸’의 복귀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뤘다. 화려한 의상과 우아한 연기, 390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모두가 간절히 원했던 김연아(28)의 무대가 이벤트성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을 전망이어서 피겨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김연아는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 1부 마지막 순서로 등장해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쳤다.

한국 피겨의 새 희망 최다빈(18·고려대), 평창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 등도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김연아를 향한 그것은 상상을 초월했다.

 

▲ 4년 만에 링크에 선 김연아는 향후 아이스쇼 전문 선수 활약에 대한 문제에 즉답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 DB]

 

김연아는 단아한 하얀 원피스에 꽃무늬가 새겨진 아름다운 의상으로 링크 위에 섰다. 그의 등장에 목동 링크가 떠나갈 듯 큰 함성이 울려 펴졌다.

2014년 5월 아이스쇼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프로그램으로 연기한 뒤 4년 만에 다시 오른 링크. 김연아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점프 불가론’을 선언했다. 오랜 만에 스케이트를 신은 만큼 점프없이 연기에 나선다고 말했던 김연아.

현역 시절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높이와 비거리로 유명했던 점프를 자랑한 김연아지만 점프만이 그를 가치를 설명해주는 건 아니었다. 섬세한 감정연기 또한 일품. 이날 모든 감정을 눌러담은 듯한 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극한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연기를 마친 뒤에도 관중들의 환호는 그칠 줄 몰랐다. 김연아는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또, 감회가 새로웠다”며 “예전엔 매년 공연을 하고 이런 환호성을 들었다. 한동안 뜸하다가 그 느낌을 다시 받으니 즐거웠다”고 다시 링크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연기가 끝난 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엄살을 부렸던 김연아지만 “환호성을 들으면서 하니 힘이 나더라”고 천상 스케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 4년만의 복귀를 마치고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는 김연아.  [사진=스포츠Q DB]

 

자연히 관심은 향후 행보에 쏠렸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 중에는 현역을 떠난 뒤 아이스쇼를 통해 제2의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연아는 “이번에 늦게 출연을 결정해서 한 달 밖에 연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잘 마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아이스쇼를 계속할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말 끝을 흐렸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 김연아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다. 쏟아지는 관심을 한 몸에 받아내야 한다는 부담감, 꾸준히 체력 관리 등을 해야 한다는 점 등 걸리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경쟁하는 경기에 나서는 것이라면 기술적인 부분을 더 훈련해야 한다. 연기나 프로그램 콘셉트에 제한이 있다”며 “하지만 아이스쇼는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하는 것이다. 훈련보다는 어떤 것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아이스쇼가 갖는 매력에 대해 전했다. 다시 스케이트를 신는 것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치열한 경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본인에게도 더욱 즐겁게 링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연아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피겨 팬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케이틀린 오스먼드는 공연 후 “김연아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함께 했었다. 우상 같았던 존재를 아이스쇼에서 만나게 돼 좋았다”고 전했다. 세계인의 스타였던 김연아는 정작 국내 팬들에게는 연기하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에게 많은 사랑을 보내준 팬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던 선수 생활과는 또 다르게 진정으로 즐기며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4년 전 은퇴 이후 피겨 꿈나무들을 위한 후원과 사업,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지금 아이스쇼를 통해 다시 링크에 서서 관중들과 짜릿한 소통을 경험한 그는 본격 링크 복귀라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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