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포츠Q 강진화 객원기자] 'COUNTDOWN TO KICKOFF/15 Days 22 Hours 30 Minutes 00 seconds/February 1, 2015'
17일 오전 10시 미국 미식축구리그(NFL)의 슈퍼볼 홈페이지(www.nfl.com/superbowl/49)를 서핑하자 오른쪽 상단에 타이머가 나타났다. 카운트 다운은 초단위로 줄어든다.
이 타이머가 모두 ‘제로’가 되는 시간은 2015년 2월 1일 오후 6시30분(미국 동부시간)이다. 미국 스포츠 최고의 이벤트인 제49회 슈퍼볼(Super Bowl)의 킥오프 시간이다.
슈퍼볼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와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이 맞붙어 한 시즌 최고의 미식축구팀을 겨루는 결승전이다. 올해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피닉스대학교 주경기장에서 개최된다.
미국에서 슈퍼볼은 한 종목의 결승전 차원을 넘는다. 비공식적인 미국 국경일이라는 의미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날을 ‘슈퍼볼 선데이(Super Bowl Sunday)’라고도 부른다. 평균 시청자 1억1150만 명, 2014 슈퍼볼은 역대 미국 TV사상 최고 시청 프로그램으로 기록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슈퍼볼’ 격인 대회가 있다. 바로 ‘김치볼’이다. 1995년부터 시작된 김치볼(Kimchi Bowl)은 대학리그 '타이거볼' 우승팀과 사회인리그 '광개토볼'의 우승팀이 맞붙는 왕중왕전이다.
'김치볼'은 슈퍼볼처럼 역사가 길지 않고 아직은 대회 개최 사실조차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미식축구인들은 매년 김치볼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필드를 누빈다.
지난해 11월 30일 20번째 김치볼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조선소 내 축구장에서 열렸다. 사회인팀 챔피언 삼성중공업 블루스톰과 대학 챔피언 동의대 터틀파이터스 선수들은 국내 미식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에 걸맞게 불같은 투지와 열정, 그리고 치밀한 전략을 구사했다.
양팀은 을씨년스런 날씨 속에서도 한 치의 양보없는 접전을 펼쳤다. 형님인 삼성이 7-6으로 신승을 거뒀다. 스코어에서 보듯 동의대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형님들을 괴롭히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미국에서는 야구 인기를 능가하는 최고의 국민 스포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생소하다. 룰이 복잡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 경기가 툭하면 멈춰서 맥이 끊긴다는 사람도 있다.
미국인들은 왜 미식축구에 열광할까? 미식축구는 상대팀의 영역을 빼앗으며 상대 진영의 끝자락에 위치한 엔드존에 도달하는 경기다. 골라인 안으로 볼을 들고 직접 들어가거나 엔드라인 중앙에 서 있는 골대에 킥을 성공시키거나 해서 득점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팀간의 조직력과 개인의 역량, 치밀한 전술이 요구된다. 선수들의 역할은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다. 공격팀, 수비팀, 스페셜팀 별로 자신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러싱 플레이와 패싱 플레이, 전진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포지션에 따라 근력, 순간파워, 스피드, 유연성, 순발력, 민첩성, 점프력, 캐칭능력, 대담성, 지구력, 판단력 등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
밀고 밀리는 공방전. 힘과 지략의 정면 대결, 여기에 선명한 필드와 현대화된 유니폼과 보호 장비는 미식축구만의 박력있는 매력을 선사한다. 보면 볼수록 미식축구에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