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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벵거 시대 잇는 에메리, 디테일은 기대-카리스마 부족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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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벵거 시대 잇는 에메리, 디테일은 기대-카리스마 부족은 걱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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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2년 동안 아스날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69)의 시대가 저물고 우나이 에메리(47)의 때가 도래했다. 아스날 출신 미켈 아르테타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22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 등은 아스날이 다음 시즌 감독으로 에메리의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에메리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스날 부임 소식을 알렸다. 아직 구단 공식 발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연봉 500만 파운드(72억 원)에 3년 계약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아스날은 왜 에메리를 택했고 그는 어떤 약점을 갖고 있을까.

 

 

먼저 에메리의 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수 시절 레알 소시에다드, 레가네스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은퇴한 그는 친정팀 로르카 데포르티바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세군다 디비시온 승격을 이뤄냈고 알메리아를 맡아서도 팀에 최초 승격을 견인해내며 2008년 발렌시아의 러브콜을 받아 자리를 옮기게 됐다.

2009~2010시즌 발렌시아를 리그 3위까지 끌어올린 에메리는 팀의 핵심인 다비드 비야와 다비드 실바가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2010~2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발렌시아가 3위로 시즌을 마치도록 도운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3년부터 보낸 세비야에서 3년은 팀과 그에게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겼다. 리그에선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UEFA 유로파리그에선 달랐다. 그는 토너먼트에서 발군의 지도력을 뽐내며 유로파리그 3연패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아스날이 에메리를 영입하려는 것은 이러한 풍부한 경험 덕분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너무도 익숙했던 아스날은 최근 2년 간 5위, 6위에 머물렀고 유로파리그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아스날 운영진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진 프리젠테이션에선 에메리 특유의 꼼꼼함으로 팀에 대한 완벽한 이해도를 보였으며 올 시즌 겨울 거액을 주고 영입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 대한 활용 방안을 확실히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비디오를 통한 확실한 전력 분석과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그의 지도 스타일을 잘 나타내준다.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했지만 강팀과 경기에서 무너지기 일쑤였던 아스날로선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에메리가 중상위권 팀에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에메리는 파리생제르맹(PSG)을 맡기 전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을 맡은 적이 없다. 유로파리그 3연패 이후 PSG의 선택을 받았지만 지난 시즌엔 4년간 지켜온 리그 타이틀을 AS 모나코에 빼앗겼고 올 시즌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하며 리그 우승트로피를 되찾았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프랑스 리그앙에 비해 아스날을 제외한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토트넘 홋스퍼 등 ‘빅5’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에서 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어린 시선이 뒤따르는 이유다.

또 하나 걱정거리는 카리스마 부족이다. PSG는 네이마르 영입 이후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게 됐지만 조직력은 다소 떨어지게 됐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페널티킥 전담 키커를 두고 경기 도중 네이마르와 에딘손 카바니가 벌인 논쟁이다. 이 과정에서 에메리는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선수의 이름값에 밀려 제대로 팀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스날이 네이마르와 같은 값 비싼 선수를 지니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일 수 있으나 PSG 이전에 맡았던 팀과 달리 아스날은 유럽을 대표하는 빅클럽에 속한다. 거액 몸값의 선수진과 구단의 입김을 견뎌내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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