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현우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들이 12년이 지나 다시 한번 뭉쳤다. 이번엔 축구가 아닌 기부다.
홍명보(45)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윤정환(41) 울산 현대 감독을 비롯해 김병지(44·전남), 이민성(41), 최태욱(33)과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박항서(55) 상주 상무 감독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표팀 출신들이 모인 '팀 2002' 멤버들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팀 2002 프로젝트 축구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축구계의 어려운 곳에 기부금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팀 2002가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피파 온라인 3'에 초상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넥슨으로부터 축구계에 전하는 1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뜻을 모아 이뤄졌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팀 2002와 넥슨은 한국축구 발전이라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뜻을 함께 하게 됐다"며 "팀 2002가 앞으로 한국축구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연말에 1억원씩 팀 2002가 지정하는 사업에 넥슨과 함께 축구계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앞으로도 개개인과 팀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도록 하겠다"며 선행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축구 원로들의 모임인 OB축구회와 올해 출범한 한국축구인노동조합, 1977년 경기 중 뇌진탕으로 쓰러진 이재호와 2011년 경기 중 심장마비를 겪은 신영록(27) 등이 팀 2002의 첫 기부 대상으로 선정됐다.
김정남 OB축구회 회장은 "2002년 멤버들이 항상 자랑스럽지만 이번에는 더욱 그렇다"며 "원로 축구인 중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이런 지원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홍 전 감독은 “OB축구회는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적인 곳”이라며 “이분들이 없으면 우리들도 있을 수 없었다”고 전달의 취지를 밝혔다.
송영대 축구인노동조합 사무총장은 "축구계의 어둡고 입김이 닿지않는 곳을 도우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심장마비 후 미세한 뇌손상으로 아직 거동이 불편한 신영록도 자리했다. 신영록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걸음은 불편했지만 자신의 힘으로 걸어서 행사장에 입장했다.
신영록에 대해 홍 전 감독은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데 불의의 사고로 이렇게 됐다"며 "아직 젊기에 미래가 있다. 우리도 힘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팀 2002와 함께 기부금을 전달한 넥슨 박정무 팀장은 "올해 초 팀 2002와 계약 당시 기부 계획이 포함됐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공헌활동을 예정하고 있다"며 "작은 금액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지속적인 기부참여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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