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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재활' 신영록, "그라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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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재활' 신영록, "그라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29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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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시간씩 재활운동, 팀 2002 축구발전기금 전달받아

[스포츠Q 박현우 기자] 불굴의 의지로 재활하고 있는 '영록바' 신영록(27)이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은 의지를 나타냈다.

신영록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팀 2002 프로젝트 축구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경기 도중 심장마비를 겪으며 뇌가 손상돼 신체 거동과 말을 하는 것이 아직 불편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행사장으로 걸어들어와 행사 참석자에게 감동을 안겼다.

홍명보(45) 전 대표팀 감독은 기금 수혜자인 신영록에게 "경기장에 있어야 하는데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며 "앞으로 운동장에 나설 수 있을지 어쩔지 모르지만 아직 젊다. 신영록의 재활에 힘이 되고 싶다"고 지원 취지를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김정남(71) OB축구회 회장도 "하루 빨리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신영록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팀 2002 프로젝트 축구발전 기금 전달식'에서 웃음을 보이며 기쁜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신영록은 행사를 마친 뒤 근황을 묻는 질문에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 말을 길게 할 수는 없지만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했다.

이날 행사에서 축구계 선배들을 만난 소감을 묻자 "반갑고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신영록은 홍명보, 김병지(44·전남) 등 2002년 월드컵 대표팀 멤버들이 모인 팀 2002와 넥슨으로부터 기부금 2000만원을 전달받았다.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신영록은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직 거동이 어렵지만 신영록은 경기장에 다시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축구를 하고 싶다"며 "하루에 5시간씩 인지치료, 물리치료 등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재활운동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운동장에 다시 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영록은 2000년대 중반 기대를 모았던 스트라이커였다. 2003년 17세 이하(U-17) 월드컵과 2005, 200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모두 선발된 공격 유망주였다.

박주영(29·알 샤밥) 등 두 살 많은 형님들과 함께 출전한 2005년 U-20 월드컵에서 한 골을 넣었던 신영록은 2007년 대회에서는 두 골을 넣었다. 기성용(25·스완지 시티), 박주호(27·마인츠05),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등이 당시 2007년 대회 멤버였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홍명보 전 감독(왼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팀 2002 프로젝트 축구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재활중인 전 축구선수 신영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원 삼성에서 활약했던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고 2009년 1월 터키 부르사스포르로 이적,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러시아 톰 톰스크를 거쳐 수원으로 되돌아온 그는 2011년 2월 제주로 이적했지만 불과 3개월만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2011년 5월 8일 대구 FC와 경기를 치르는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대구 안재훈(26·상주 상무)의 적절한 응급처치와 의료진의 빠른 대처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미세한 뇌손상으로 더 이상 선수 활동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해 9월 퇴원한 후 재활치료를 하면서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날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며 조금씩 나아가는 재활 행보로 축구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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