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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령' 스포츠계 다시 뻗치는 승부조작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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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령' 스포츠계 다시 뻗치는 승부조작 마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3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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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하 징역형 받은 브로커 출소, 농구·배구계 '초비상'…비시즌으로 선수 관리 어려운 야구·축구도 초기 대응 중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계를 강타했던 승부조작의 마수가 다시 뻗치고 있다. 당시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브로커들이 최근 출소하면서 다시 선수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스포츠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근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모 구단의 몇몇 선수에게 승부조작 협박을 해온 것과 관련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승부조작 협박을 받은 해당 선수는 빠르게 자진신고했고 KOVO는 각 구단에게 비상 통신문을 보내 선수들 주변에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접근하는지 잘 살피라고 안내했다. 사실상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KOVO뿐만 아니라 한국농구연맹(KBL)도 비상이 걸렸다. KBL도 29일 모 구단 선수에게 불법도박 및 승부조작 관련자로부터 접촉이 있었다는 자체 신고 접수를 받아 국민체육진흥공단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KBL은 이에 대해 "현재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10개 구단 코칭 스태프와 선수, 관계자를 대상으로 자체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계 부처와 연계해 해마다 부정방지교육 시행과 클린바스켓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KBL과 KOVO 모두 '비상경계령'을 내리면서 승부조작 브로커들의 마수가 다시 뻗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 승부조작 브로커 협박성 전화 걸어 다시 제의하거나 금품 요구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포츠계를 뒤흔들었던 승부조작의 악령이 되살아난 것은 몸통은 잡지 못하고 깃털만 뽑았기 때문이다. 승부조작의 몸통으로 여겨지는 전주들은 잡지 못한채 전주와 선수들 사이를 이어주는 브로커들만 잡아들이다보니 최근 들어 출소하기 시작한 브로커들이 다시 선수들과 연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시 브로커들이 1년 이하의 가벼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데 있다. 관련법이 없어 중형을 내리기가 어려워 대부분 6개월에서 8개월 정도의 징역형만 구형됐다.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도 징역 10개월형만 받았다. 지난해 여름과 가을에 걸쳐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았던 브로커와 관계자들이 지난 가을부터 출소하기 시작해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을 제공한 전주에 해당한 사람도 잡히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형량이 가벼웠다. 지난 5월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자금조달책의 형량도 징역 2년형에 불과했다. 그 역시 2016년이면 출소할 수 있다. 승부조작의 악령은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스포츠단체들은 선수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최초의 협박사례가 발생하고 최근에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당시 승부조작 가담자가 나타났다는 첩보까지 나오면서 전문가를 파견해 접촉이 있을 경우 바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 KOVO는 브로커들의 신상을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경기장 출입을 차단하고 선수들에게도 얼굴을 알려 경게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선수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며 승부조작을 다시 제의하거나 금품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무차별 협박으로 어떻게든 승부조작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다.

◆ 비활동기간 야구·비시즌 축구도 잔뜩 긴장

야구와 축구계도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다시 등장한 것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시즌이 끝나 선수들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승부조작의 마수가 뻗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다음 시즌까지 3개월여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당장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렵지만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에는 적당한 기간이다.

야구의 경우 12월이 비활동기간으로 선수들을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승부조작 브로커와 선수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야구는 2명만 연루되면서 수가 많지 않았지만 경우의 수가 3시간 넘게 계속 이어지며 다양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종목이다.

또 축구도 스프링캠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기업구단에 비해 연봉이 적은 시도민구단이나 K리그 챌린지 구단 등에 승부조작의 마수가 다시 엄습할 가능성이 크다. 시도민구단의 경우 최근 몇몇 팀은 봉급까지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해 승부조작 유혹에 그만큼 크게 노출되어 있다.

결국 승부조작의 마수를 조기에 뿌리치려면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KBL과 KOVO가 승부조작 브로커의 출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듯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 차원에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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