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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기성용 없는 '플랜B' 중심은 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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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기성용 없는 '플랜B' 중심은 박주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31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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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소속팀 이미 검증…4일 사우디와 평가전 마지막 테스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오랜 기간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축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이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빠진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대표팀에 선발된 이후 그는 늘 중원을 점령했다.

하지만 다음달 호주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기성용이 없는 시나리오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기성용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경기에서 19라운드만 제외하고 18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체력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성용의 대표팀 합류 시기도 늦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도 관건이다. 현재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까지 허더스필드와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기성용은 아직까지 잉글랜드에 남아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는 대회 개막일 일주일전 월요일까지 소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30일까지 소집됐어야 하지만 스완지 시티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 2일 열리는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 경기까지 치르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성용은 QPR전이 끝나는 즉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QPR전을 치르면 기성용은 다음달 3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다음달 4일 벌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기성용의 모습을 보기 힘들 수밖에 없다.

▲ 박주호가 기성용이 없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축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듭나고 있다. 박주호는 안정적인 수비 능력에다 공격 가담까지 기성용과 플레이 스타일비 비슷해 기성용이 없는 '플랜B'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 기성용 공백 절감한 스완지, 대표팀도?

스완지 시티는 지난 30일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통해 기성용의 공백을 절감했다. 이날 게리 몽크 감독은 기성용을 선발이 아닌 벤치로 앉혔다. 정규리그 18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인한 체력 안배와 19라운드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성용이 없는 스완지 시티가 얼마나 무기력한지 확인시켜준 경기가 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 존조 셀비와 리온 브리튼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고 스완지 시티는 이날 자책골을 포함해 4골을 허용하며 1-4로 졌다.

기성용을 시작으로 한 짧은 패스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수비 안정성도 떨어졌다. 몽크 감독은 후반 중반에야 기성용을 기용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운 뒤였다. 이미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 승리의 '열쇠(key)'로 자리했다는 반증이다. 기성용 없는 스완지 시티의 1월은 힘겹다.

스완지 시티의 문제는 대표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 바로 기성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는 붙박이로 기성용이 계속 기용됐고 그 파트너만 계속 바뀌는 식이었다.

기성용의 짝은 주로 한국영(24·카타르SC)이었다. 한국영은 이미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통해 기성용과 호흡을 맞췄다. 때로는 박종우(25·광저우 푸리)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지만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은 불발됐다.

현재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기성용의 짝을 놓고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수차례 호흡을 맞췄던 한국영과 함께 박주호(27·마인츠05)가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성용-박주호 조합은 지난달 이란과 평가전에서도 써봤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은 기성용 없는 대표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출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소속팀 경기를 치른 뒤 불과 이틀만에, 그것도 10시간의 시차와 정반대의 계절인 호주로 날아와 곧바로 경기를 갖는 것은 무리다. 슈틸리케 감독도 아시안컵을 위해 기성용을 쉬게 할 것으로 보인다.

◆ 단신이지만 기성용과 플레이 성향 비슷, 박주호-한국영 조합 가능

이 경우 기성용의 빈 자리는 박주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주호는 기성용(187cm)보다 신장에서 작긴 하지만 아시안게임 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미 검증이 됐다.

기성용과 성향도 비슷하다. 박주호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를 봤다가 수비력을 인정받아 왼쪽 풀백으로 전향한 경우여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때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또 패스 성공률도 뛰어나 동료 선수들의 공격 전개를 돕는 패스도 가능하다.

또 박주호는 중거리 슛 능력도 갖고 있다. 키가 작은 박주호가 기성용처럼 포스트플레이에 적극 가담하기는 힘들지만 공격수로 활약한 전력이 있어 득점력도 갖추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호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박주호는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가능한 멀티자원"이라고 평가했다. 박주호가 왼쪽 풀백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김진수(22·호펜하임)가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박주호가 기성용의 '대체'로 서게 될 경우 박주호와 한국영의 조합도 가능하다. 사우디전에서 나설 선발카드로 유력하다. 또 아시안게임에서 중앙 수비를 맡았던 장현수(23·광저우 푸리)와 호흡도 가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은 장현수는 185cm의 신장을 갖고 있어 상대의 큰 키를 활용한 대인마크에도 용이하다.

물론 다음달 10일 오만전부터는 기성용이 정상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나흘 간격으로 계속 이어지는 아시안컵의 빡빡한 일정에서 기성용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끝까지 간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플랜B'가 필요하다.

현재 '플랜B'의 중심은 박주호다. 그렇기에 사우디와 평가전에서 '플랜B' 테스트는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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