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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러시아 ⑤<끝>] 박창선부터 붉은악마까지, 한국축구 월드컵 명장면 7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6.14 15:24 | 최종수정 2018.06.14 15: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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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축구의 꽃은 ‘골’이지만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무시될 수 없는 게 바로 ‘스토리’다. 골만큼 오랜 시간을 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기 때문.

1954년부터 2014년까지 60년 동안 총 9차례 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은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당대 최고 스타인 디에고 마라도나의 정강이를 패기 있게 걷어찬 허정무부터 4년 전 브라질에서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나이 서른에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린 이근호까지. 축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많다.

스포츠Q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역대 대회에서 태극전사들이 빛났던 일곱 장면을 꼽아봤다.

 

▲ 박창선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SBS NOW 유튜브 화면 캡처]
 

 

■ 월드컵 골 계보의 시작을 알린 박창선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바로 박창선(64)이다.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은 32년 만에 나선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첫 득점의 감격을 맛봤다. 세계적인 스타인 마라도나가 버티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골을 넣어 기쁨이 컸다.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 후 얼마 안 가 또 한 골을 헌납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돌았고, 박창선이 분위기를 바꾸는 득점포를 터뜨렸다. 후반 28분 오른발 강슛으로 25m 거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박창선의 골을 신호탄으로 한국은 이 대회에서 불가리아, 이탈리아 등 강호를 상대로 연이어 골맛(총 4골)을 봤다. 그렇게 한국의 월드컵 골 시계는 움직였다.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에서 붕대 투혼을 펼친 이임생. [사진=SBS 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 이임생 '붕대투혼', 땀·피·눈물 닦으며 뛰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을 생생히 기억하는 축구팬이라면 유상철의 동점골과 함께 이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이임생(47)의 붕대 투혼. 당시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수비수로 출장한 그는 후반 22분 상대 공격수의 발길질에 머리를 다쳤다. 얼굴에는 피가 흘러내렸고 유니폼까지 얼룩졌다. 그런데 이때 의외의 장면이 펼쳐졌다. 치료를 위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온 이임생은 의료진에게 “빨리 빨리”를 외쳤다.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온 이임생은 상대 선수들의 슛을 몸을 던져 막아냄과 동시에 한 손으론 자꾸 흘러내리는 붕대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꾸 흐르는 땀과 피를 닦았다. 이 장면은 한국 축구에서 투혼의 상징처럼 회자되고 있다.

 

▲ 이동국(21번)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19세' 이동국-고종수 슛에 위로 받은 국민

1무 2패로 끝난 프랑스 월드컵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대회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음 월드컵을 기대하게 한 희망의 슛을 쏘아올린 이들이 있었다. 이동국(39)과 고종수(40)가 주인공이다. 둘은 월드컵에 나선 한국 선수 중 역대 최연소 1·2위다. 이동국이 19세 2개월, 고종수가 19세 8개월에 큰 무대를 밟았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선배들과 그라운드를 누벼 긴장됐을 법도 한데, 과감한 슛으로 큰 인상을 남겼다. 이동국은 네덜란드전에서, 고종수는 멕시코전에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중거리 슛을 날렸다.

 

▲ 국가대표 선수 시절의 이천수(오른쪽). [사진=뉴시스]

 

■ 당대 월드클래스 수비수의 뒤통수를 가격한 이천수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은 태극전사들이 치른 월드컵 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체력을 쏟아낸 걸로 유명하다.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이끈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의 뒤통수를 가격한 이천수(37)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당시 페널티박스 안에서 말디니와 경합한 이천수는 넘어져 있던 말디니의 뒤통수를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심판이 이 장면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넘어갔고 말디니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2016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당시 사건을 떠올린 이천수는 “경기 전에 이탈리아 선수들이 우리를 많이 깔보더라. 말디니가 홍명보 급의 선수인지 몰랐다. 일부러 찼지만 말디니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안정환 '골든골', 117분 드라마의 끝을 알리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월드컵 통산 3골을 터뜨린 안정환(42)의 베스트 골은 2002년 대회 이탈리아전에서 넣은 골든골이다. 골을 넣은 과정 자체가 매우 드라마틱했다. 그는 전반 초반에 페널티킥 찬스를 잡았다.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반칙을 이끌어내 선제골을 넣는 듯 했다. 하지만 어이없는 실축으로 머리를 감싸 쥐어야 했고, 그는 눈물을 삼키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막판 설기현의 동점골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잡은 안정환은 연장 후반 12분 극적인 헤더 골든골을 터뜨리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한국의 사상 첫 월드컵 8강행을 이끈 안정환의 골을 축구팬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 국가대표 선수 시절의 이운재. [사진=뉴시스]

 

■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 나온 이운재 '인생 세이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운재(45)의 승부차기 선방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강호들을 연파하고 스페인과 8강전을 치른 한국은 체력이 떨어진 탓에 이전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그래도 상대 실점을 막으며 연장 후반까지 0-0 균형을 맞춘 한국은 승부차기까지 오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이운재의 선방이 빛났다. 그는 스페인 4번째 키커인 호아킨 산체스의 슛을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선방 후 미소를 띤 이운재의 표정에서 한국의 4강행을 미리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홍명보가 가볍게 성공시키며 태극전사의 4강 신화가 완성됐다.

 

▲ 2002년 한·일 월드컵 독일전에서 붉은악마 응원단이 카드 섹션을 펼치고 있다. [사진=MBC 유튜브 화면 캡처]

 

■ 상암벌에 펼쳐진 '꿈★은 이루어진다'

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악마’도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명장면을 연출했다. 스페인을 꺾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4강 무대를 밟은 한국은 상암벌에서 독일과 맞붙었다. 이때 스탠드 한쪽을 가득 메운 카드 섹션이 바로 ‘꿈★은 이루어진다’다.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듯 이미 녹초가 된 태극전사들은 결승 진출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비록 독일에 0-1로 져 결승행이 좌절됐지만 팬들은 흰색과 붉은색으로 스탠드를 수놓은 카드 섹션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붉은악마는 이 대회 다른 경기에서도 카드 응원전을 펼쳤다. 16강 이탈리아전에서 ‘AGAIN 1966’ 문구를 사용해 상대를 자극했고 8강 스페인전의 ‘Pride of ASIA’, 터키와 3·4위전서 보여준 ‘CU@K리그’ 모두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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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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