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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쿠티뉴 환상골, 실리축구에 고개숙인 네이마르 [브라질 스위스 월드컵 E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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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쿠티뉴 환상골, 실리축구에 고개숙인 네이마르 [브라질 스위스 월드컵 E조 하이라이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6.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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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최강팀들이 수비에 무게를 둔 실리 축구에 줄줄이 피해를 보고 있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버티는 아르헨티나에 이어 ‘삼바군단’ 브라질까지 고개를 떨궜다.

브라질과 스위스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세계랭킹 2위이자 월드컵 5회 우승국, 이번 대회 독일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 브라질이지만 변화하는 흐름에 제대로 대처해내지 못했다. 상대적 약체들이 활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는 철저한 실리축구가 그것이다.

 

 

슛 20-6, 코너킥 7-2, 패스 521-436 등, 전반적으로 브라질이 경기를 끌고 갔다. 그러나 수비적으로 나서며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한 스위스와 차이가 없는 승점 1을 나란히 나눠가졌다.

스위스의 수비가 빛을 발했다. 브라질(103㎞)보다 많은 108㎞를 뛰며 17차례의 태클, 옐로카드 3개(브라질 태클 4회, 경고 1회)와 맞바꾼 무승부였다.

선수 구성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4-2-3-1 전형을 들고 나온 브라질은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를 최전방에,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 윌리안(브라질)이 2선에서 공격에 나섰다.

스위스도 같은 4-2-3-1을 사용했지만 제르단 샤키리(스토크 시티)를 제외하고는 공격진에서 큰 이름값을 자랑하는 이가 없었다.

전반 초반부터 공세에 나선 브라질은 20분 만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아크 왼쪽에서 스위스 수비가 걷어낸 공을 받아든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가 지체 없이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날렸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브라질은 공세를 펼치며 대승을 위해 힘썼다. 그러나 스위스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슛 기회마다 스위스 수비진은 발과 몸을 들이밀며 위기를 잠재웠다.

전열을 정비하고 나선 후반 5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샤키리가 올린 코너킥을 스테벤 주버(호펜하임)가 높게 치솟아 완벽한 헤더로 연결했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골 에어리어에만 6명의 브라질 선수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쇄도하는 주버를 막아서지 못했다.

이날 단 2개의 코너킥 기회를 맞은 스위스가 제공권의 우위와 높은 집중력을 잘 살려내 효율적인 축구의 진수를 보인 것.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며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은 브라질이었지만 단단했던 수비망이 스위스의 세트피스 한 번에 허점을 노출했다.

 

 

브라질은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되는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결국 결승골을 뽑아내는데 실패했다.

앞서 열린 G조 경기에서 알렉산드르 콜라로프(AS로마)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코스타리카에 1-0 승리를 거둔 세르비아가 승점 3을 획득하며 조 1위에 나섰고 브라질과 스위스가 나란히 공동 2위가 됐다. 코스타리카는 4위.

이번 대회에선 수비 중심의 역습 축구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력한 수비를 살린 ‘늪 축구’의 이란은 모로코전 후반 막판 자책골을 얻는 행운까지 겹치며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따냈고 아이슬란드도 아르헨티나에 철저한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을 펼친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을 따내진 못했지만 이집트와 호주도 상대적 강팀인 우루과이와 프랑스를 상대로 이 같은 플레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날 오후 9시 스웨덴과 일전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실리축구는 이번 대회 파란을 일으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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