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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보냈으면 어쩔뻔 했나" 롯데자이언츠 번즈를 향한 놀라움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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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보냈으면 어쩔뻔 했나" 롯데자이언츠 번즈를 향한 놀라움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6.21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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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부진했을 때 욕해서 죄송합니다.”

최근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고해성사(?)하는 글이 많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8)의 성적이 신통치 않을 때 그를 비난함과 동시에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는데, 지난주부터 확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번즈는 한국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전반기에는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주목을 받았다면, 후반기엔 공수 양면으로 맹위를 떨쳤다. 3할대 타율(0.303)에 15홈런 57타점, 장타율 0.499를 기록하면서 실책은 8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알토란 활약을 펼친 번즈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기대감 속에 맞은 KBO리그(프로야구) 2년차 시즌. 번즈는 초반부터 깊은 부진에 빠졌다.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0.234(77타수 18안타) 2홈런 6타점에 그쳤고, 5월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타율 0.244(78타수 19안타) 3홈런 9타점에 머물렀다. 강점인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했다. 포구와 송구 실수를 자주 범해 시즌 절반을 소화하지 않은 시점에 지난해 실책 개수를 넘어섰다.

이에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번즈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롯데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내야 뜬공 타구를 양산하는 등 타격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수비에서마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의 부진과 맞물려 팀 순위가 점점 떨어진 것도 ‘교체론’에 설득력을 더했다.

하지만 조원우 롯데 감독은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번즈를 계속 선발 2루수로 출장시켰다.

롯데 팬들의 비난의 화살이 조원우 감독에게로 옮겨갈 때 쯤, 번즈가 완전히 달라진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20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6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린 것. 이 중 3경기에서 멀티포(2홈런)를 터뜨려 엿새 동안 무려 9홈런을 폭발했다. 1999년 찰스 스미스(삼성)에 이어 외국인 타자로서는 두 번째 6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타점도 17개나 쓸어 담았다. 이 기간 타율은 무려 0.591(22타수 13안타). 나왔다 하면 안타를 치고 있고, 쳤다 하면 홈런이다.

 

 

180도 바뀐 번즈의 타격에 팬들은 그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번즈가 부진할 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팬들은 사과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그의 홈런쇼를 바라보는 팀 동료들의 표정도 팬들과 다르지 않다. 주장 이대호는 번즈가 대형 아치를 그릴 때마다 ‘내가 알던 번즈 맞나?’라는 말이 연상될 만큼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번즈의 활약에 힘입은 롯데는 최근 6경기 연속 9점 이상을 뽑으며 5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현재 순위는 7위이지만 4위 SK 와이번스와 격차를 4경기까지 좁혔다.

시즌 초반 ‘미운 오리 새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번즈가 엄청난 화력쇼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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