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스페인 러시아 하이라이트] '코케-아스파스 실축' 속 허망히 무너진 티키타카, 아킨페프 선방쇼 '기름손 탈출'
상태바
[스페인 러시아 하이라이트] '코케-아스파스 실축' 속 허망히 무너진 티키타카, 아킨페프 선방쇼 '기름손 탈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7.02 0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특별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승부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70위 러시아가 개최국 이점을 업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챔피언이자 10위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켰다. 이고르 아킨페프(CSKA 모스크바)의 선방이 눈부셨다.

러시아는 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 자책골을 내줬으나 페널티킥 골로 정규시간에 이어 연장 전후반을 1-1로 마쳤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러시아는 4-3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역대 대회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3차례나 개최국을 만나 모두 패했던 스페인은 이번에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스페인은 특유의 짧은 패스 축구를 앞세워 러시아를 상대로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91%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무려 1137개의 패스를 했고 점유율은 74%-26%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스페인 공격엔 알맹이가 없었다. 공을 끊임없이 돌렸지만 5백을 내세운 러시아를 상대로 빈틈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의 플레이는 투혼 그 자체였다. 120분 동안 무려 146㎞를 뛰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근육 경련 증세를 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피치를 내달렸다. 스페인은 4배 가량 많은 패스를 했지만 활동량은 137㎞로 러시아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 11분 얻어낸 오른쪽 올라온 프리킥을 기다리던 세르히오 라모스가 러시아 수비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치와 경합을 벌였고 그 사이 공이 이그나셰비치의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앞서가는 듯 했지만 개최국 러시아의 기세는 무서웠다. 전반 42분 러시아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주바가 머리에 댔고 공이 헤라르드 피케의 손에 맞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아르템 주바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대회 3호골.

 

 

이후 양 팀은 특별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러시아가 먼저 변화를 줬는데 3골의 주인공 데니스 체리셰프와 러시아 최고의 공격수 표도르 스몰로프, 블라디미르 그라나트를 후반 이른 시간 투입했다. 교체 카드 3장이 모두 사라진 상황. 후반 막판부터 러시아 선수들이 근육 경련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스페인도 후반 다비드 실바와 나초 대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다니엘 카르바할을 투입했다. 또 디에고 코스타까지 빼고 이아고 아스파스를 넣었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교체였다.

이후 스페인의 공격이 살아났다. 연장에 돌입하지 않기 위해 스페인 선수들은 과감한 슛과 돌파를 펼쳤다. 그러나 몸을 날리는 러시아의 수비에 막혔다.

더 많은 체력적 부담 속에 연장에 돌입했지만 러시아는 투혼을 발휘하며 스페인 공격을 차단해냈다. 점차 스페인의 공격도 무뎌갔다.

 

 

스페인은 25개의 슛을 날렸다. 유효슛도 9개. 러시아(슛 6개, 유효슛 1)를 크게 앞섰으나 아킨페프가 선방쇼를 펼치며 스페인 격파에 앞장섰다.

양 팀은 전후반 90분을 거쳐 30분 간 연장 전후반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여기서 아킨페프의 위력이 발휘됐다.

스페인이 선축을 맡았는데 1번 키커 백전노장 이니에스타와 러시아 표도르 스몰로프가 침착히 성공시키며 승부차기의 시작을 알렸다.

2번 피케와 이그나셰비치도 성공. 3번 키커에서 희비가 갈렸다. 스페인에선 코케가 나섰는데 왼쪽으로 찬 공이 다소 가운데로 몰렸고 이를 아킨페프가 걷어냈다. 반면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골로빈이 가운데로 과감히 차 넣은 공이 골망을 흔들어 리드를 잡았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러시아 데니스 체리셰프도 깔끔하게 성공시키고 페널티 박스에 선 스페인 5번 키커는 후반 교체 투입된 아스파스. 침착히 오른쪽으로 찼는데 아킨페프가 반대편으로 몸을 날리면서도 발로 공을 걷어내 승리를 챙겨냈다.

아킨페프는 4년 전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이근호의 평범한 중거리 슛을 놓치며 동점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기름손’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그러나 이날 완벽한 선방쇼로 이미지를 뒤엎는 계기를 마련했다.

러시아는 오는 이날 3시에 열릴 크로아티아-덴마크전의 승자와 8일 오전 3시에 8강전을 치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