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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 조커' 이정협의 발견, 슈틸리케 선택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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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퍼 조커' 이정협의 발견, 슈틸리케 선택은 옳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04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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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데뷔전 단 하나의 슛으로 득점, 자체 평가전 이어 다시 한번 눈도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정협(24·상주 상무)을 깜짝 발탁한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선발 원톱으로는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슈퍼 조커'로는 A매치에서 충분히 통할 실력임을 보여줬다.

무명 스트라이커 이정협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4일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마지막으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후반 27분 조영철(26·카타르SC)과 교체돼 출전한 뒤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었다.

상대의 자책골과 이정협의 추가골까지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에 2-0으로 이긴 한국 축구대표팀은 새해 첫 A매치에서 승리를 챙겼고 역대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17전 5승 7무 5패로 균형을 맞췄다. 아시안컵 A조에서 오만, 쿠웨이트를 상대하는데 자신감도 얻게 됐다. 이와 함께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출범 이후 A매치에서 3승 2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 수확은 역시 A매치 첫 경기에 출전하자마자 데뷔골까지 터뜨린 이정협의 발견이다.

이정협은 지난해 12월 10일 슈틸리케 감독이 발표한 제주도 서귀포 전지훈련 참가 대표팀에서도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때만 하더라도 슈틸리케 감독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유망주 정도로 여겨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정협은 단 한번도 연령별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사실상 무명 선수였기 때문이다.

부산 당감초와 덕천중을 거쳐 2007년 부산의 18세 이하 유스팀에 들어간 이정협은 숭실대를 거쳐 2013년 부산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이때만 해도 그의 이름은 이정기였다.

하지만 병역 의무를 일찌감치 마치기 위해 지난해 상무에 입단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개명 효과는 분명했다. 2013년 부산에서 2골, 2도움에 그쳤던 이정협은 지난해 상주에서 25경기에 나서 4골을 넣었다. 또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흥미로운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표팀에 발탁되기에 이르렀다.

이정협은 제주도 서귀포 전지훈련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고 자체 평가전에서도 득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마지막 선택에서도 부름을 받았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30·알 샤밥)같은 경험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선수에게 가기 때문에 감독은 편하다"며 "하지만 이정협이 경기장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대한 책임은 내게 달려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협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었다.

▲ 이정협(오른쪽)이 4일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정협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상대의 자책골로 겨우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남태희(24·레퀴야)의 패스와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의 크로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자책골로 인한 것이 아닌 대표팀 선수의 발끝에서 나온 당당한 골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게다가 이정협은 이날 단 하나의 슛으로 데뷔골을 넣었다.

반면 이근호(30·엘 자이시)가 나섰던 대표팀의 전반 공격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의 공격력에만 기댔다. 후반 들어 교체로 들어간 남태희 등의 공격력이 빛을 발하면서 대표팀의 공격라인이 힘을 받았고 여기에 '슈퍼 조커' 이정협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기다렸던 골이 나왔다.

이정협의 발견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우승을 노리기엔 아직 완전한 경기력이나 조직력은 아니었지만 기성용(26·스완지 시티)와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이 없는 상황에서 치른 경기임을 생각한다면 실망스러운 결과도 아니었다. 대표팀이 목표로 하는 55년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은 결코 꿈이 아니다.

▲ 이정협이 4일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평가전에서 후반 27분 조영철과 교체돼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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