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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배우 중심 영화 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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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배우 중심 영화 성장할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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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우리 사회 그 어느 분야보다 남성 중심인 곳이 영화계다. 남자배우 중심의 영화제작이 이뤄진다는 의미에서다. 남자 원톱, 투톱 영화가 충무로 ‘작업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여배우들 설 자리가 좁아지고’ ‘여성 위주의 영화 편수가 감소하고’란 탄식은 매해 지겹도록 반복됐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여배우가 이끄는 영화에 대한 소비가 적잖게 이뤄지고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 국내 영화계가 남자 천하로만 지속해 오진 않았다. 1960~70년대 트로이카 시대엔 문희·윤정희·남정임이, 70~80년대 신 트로이카 시절엔 장미희·정윤희·유지인이 영화계를 휩쓸었다. 90년대 이후 강수연·심혜진·심은하·전도연 등이 티켓파워를 과시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액션·스릴러·사극 등 장르영화의 득세, 핵심 관객층인 20~30대 여성의 선호도, 최민식·송강호·설경구·황정민·김윤석·하정우·류승룡 등 걸출한 남자배우들의 군웅할거로 인해 균형추는 ‘남’으로 확고히 쏠렸다.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한공주' '수상한 그녀'(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지난해 '수상한 그녀' '해적' 865만 동원…'한공주' '도희야'카트' '개훔방' 성과

견고한 듯 보이던 남자배우 지배 체제를 뚫고 지난해 여배우가 주도하는 영화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관능의 법칙’ ‘조선미녀삼총사’은 저조한 흥행 결과를 냈으나 ‘우아한 거짓말’은 중견 여배우 김희애의 저력에 힘입어 관객 161만명을 모으며 선방했다.

심은경 주연의 휴먼 코미디 ‘수상한 그녀’(865만명)와 손예진 주연의 해양 액션 블록버스터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명)은 각각 상하반기에 빅 히트했다. ‘수상한 그녀’는 신구세대 여성의 공감을 동시에 샀고, ‘해적’은 여해적이라는 차별화 전략 덕분이었다.

또한 저예산 영화 ‘한공주’는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한국 독립영화의 저력과 주연 여배우 천우희의 가치를 입증했다. 배두나 주연의 ‘도희야’, 염정아·문정희 주연의 ‘카트’, 김서형·이유영에게 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봄’, 김혜자·강혜정·이례 주연의 ‘개를 훔치는 방법’ 역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얻었다.

◆ 올해 '코인로커 걸' '소녀' '협녀' '아가씨' 기대작 즐비

올해는 1월부터 분주하다. 19금 섹시 코미디 ‘워킹걸’(주연 조여정·클라라)과 19금 사극 ‘어우동: 주인 없는 꽃’(주연 송은채)이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의 저항’을 내걸고 각각 7일, 15일 출격한다.

▲ '코인로커 걸'의 김혜수 김고은(왼쪽), '소녀'의 박보영 엄지원(오른쪽)

이어 3월 개봉작인 김혜수·김고은 주연의 ‘코인로커 걸’을 비롯해 박보영·엄지원이 함께한 미스터리 영화 ‘소녀’, 전도연·김고은의 무협사극 ‘협녀, 칼의 기억’, 임수정 주연의 스릴러 ‘은밀한 유혹’ 등이 라인업에 올라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김민희와 신인배우 김태리를 캐스팅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일찌감치 기대를 사고 있다.

올해 이들 영화는 관객의 사랑을 품을 수 있을까. 흥행은 ‘뚜껑을 열기 전까진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하나 한국영화의 다양화, 건강한 발전을 위해선 남자배우 중심의 영화와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동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 "새로운 이야기, 차별화된 소재, 관객과 공감 여부에 성패 길릴 것"

이런 면에서 지난해 결과는 긍정의 시그널을 보낸다. 여자 중심의 이야기가 관객에 어필한 것과 아울러 상대 남자배우·감독·장르에 기대지 않은 채 오롯이 여배우의 힘으로 성과를 보인 작품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특히 20대 블루칩 심은경·천우희·김고은·박보영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점도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코인로커 걸’의 마케팅 프로듀서 하혜령씨는 “기획단계에서 캐릭터에 젠더(Gender)로서 누가 더 잘 맞느냐에 따라 남자 혹은 여자가 이끌어가는 영화가 탄생한다”며 “단순히 여배우가 원톱이어서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인가, 여성의 욕망을 대변해주며 얼마나 관객과 공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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