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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통령' 테드 스미스, "100억 주고 오라해도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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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통령' 테드 스미스, "100억 주고 오라해도 넥센이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12 10: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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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의 명물 '테드찡', "3년연속 100경기 이상 방문할 것"

[목동=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막을 올렸다.

지난 8일 넥센-두산전이 펼쳐진 목동 개막경기에서는 외국인 열혈팬이 3루 단상을 차지하고 응원을 주도했다.

평일임에도 꽤 많은 관중이 몰린 11일에도 파란눈의 캐나다인은 제복을 차려입고 어김없이 응원 단상에 등장해 응원을 시작했다. 언제나 목동구장을 지키는 그를 넥센팬들은 '넥통령'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자로 영웅이라고 적힌 넥센 유니폼을 입은 '테드찡' 테드 스미스(27)는 화려한 손동작과 절도있는 호루라기 소리로 관중의 시선을 끌었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테드는 넥센 선수들의 응원 레퍼토리를 모두 알고 있다. 확성기로 내야수 김지수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는 테드 스미스

선수들의 응원가에 맞춘 율동은 기본. 그는 확성기로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가를 부르며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넥센의 대통령' 테드 스미스를 만났다.

- 이제는 유명인이다. ‘테드찡’ 모르는 사람이 없다. 

"유니폼이나 응원복 입고 있으면 서울 이쪽(서부) 팬들은 많이 알아봐준다. 야구장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사복 입으면 못 알아본다. WBC 예선 응원하러 대만에 다녀온 이후로 길거리 다녀도 알아보는 팬들이 있긴 하더라."

- 한국말을 100% 알아듣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일상 대화는 상대가 천천히 말해주면 할 수 있다. 야구 생중계 보면 못 알아듣겠다. 작년부터 어학당 다니고 있다. 많이 늘긴 했다."

- 넥센하면 턱돌이다. 이젠 테드 인지도가 턱돌이랑 버금간다. 

"사람들이 가끔씩 나보고 턱돌이의 라이벌이라고 한다. 그건 아니다. 나는 턱돌이의 팬이다. 턱돌이하고 친하다. 그는 내게 용기를 주는 좋은 ‘형님’이다. 라이벌 아니라 롤모델이다."

- 넥센 경기를 보면 없는 날이 없다. 

"2012년 113경기, 2013년 123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비행기 놓치거나 감기 걸린 날 말고는 거의 다 갔다. 올해도 원정경기까지 다해서 100경기 이상 따라다닐거다. 3년 연속 ‘센트리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 넥센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우연이다 우연. 대학교에서 제2외국어를 하나 택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이 쿠바를 이기고 우승하는 걸 보고 한국어를 배우기로 마음 먹었다. 쿠바가 이겼으면 스페인어 공부하려고 했다.(웃음) 일본에서 인턴십하면서 세이부 라이온즈 팬이 되면서 아시아식 응원을 처음 맛봤다. 2011년 한국에 들어와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영어 가르치며 넥센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 때 신길동에 살았다."

- 지금도 (목동구장에서 가까운) 신길동에 사는가. 어떻게 매번 오는지 궁금하다. 

"양평동에 산다. 목동하고 엄청 가깝다. 야구장 오기 아주 좋다."

- 응원 주도하는 것 보면 끼가 보통이 아니다. 응원단장 경력이 있나. 

"고등학교 대학교 때 응원단장 했었다. 나는 유머를 좋아한다. 사람들 앞에서 유명해지는게 좋다."

- 목관리는 어떻게 하나? 

"목관리 안한다. 소리 지르는 것 적응됐다. 조금 아프긴한데 그냥 한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테드 스미스는 올해도 넥센의 경기를 100경기 이상 따라다니며 응원을 주도할 생각이다.

- 한국 야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메이저리그 응원은 조용하고 재미없다. 한국 야구팬들 소리 지르고 조직적으로 응원한다. 재밌다."

- 지난해 많이 아쉬웠겠다. 

"아... 준플레이오프! 박병호, 강정호가 큰 경기에서 조금 긴장했던 것 같다."

- 올해 넥센의 성적을 예상한다면. 

"타선과 투수진 모두 좋아졌다. 애리조나 캠프 때도 방문했는데 선수들이 자신있게 야구하더라. 올해 우리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다!"

- 그런데 하는 일이 무엇인가. 

"번역도 했고 회사도 다녔다. 영어도 가르쳤다. 근데 원정경기 따라다닐 수가 없어서 다 그만뒀다. 지금은 작가다. 책 쓰고 있다. (여름에) 올스타전에 맞춰서 ‘Famous’라는 책이 나온다. 책 많이 팔리면 한국에서 더 오래 있을 수 있다."

-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는 말인가. 

"일본팀에서는 나보고 응원단장 해달라고 요청한 곳도 있다. 옵션은 여러가지다. 몇 년 후에는 한국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 한국에 있는한 변함없이 넥센팬인가.

"100억원 주고 다른데서 오라고 해도 넥센이다. 다른 나라 팀이면 몰라도 한국 내에선 무조건 넥센이다."

- 넥센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아무래도 LG다. 엘넥라시코 진짜 재미있다. 근데 우리가 자주 이기는 편이라 더 좋다."

-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손승락. 2011년 손승락의 외국인팬으로 내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때부터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에서 내게 ‘테드찡’ 별명을 붙여줬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테드 스미스는 넥센 선수들의 응원 레퍼토리를 모두 알고 있다. 확성기로 내야수 김지수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그는 “아! 한국말 왜 이렇게 안되지?”라며 인터뷰를 다소 힘겨워했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며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테드 스미스의 열정적인 응원의 기를 받은 덕인지 이날 넥센은 5회와 6회 타자들이 힘을 내며 KIA에 8-6 역전승을 거뒀다. 때마침 손승락이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을 완벽하게 걸어잠그자 테드 스미스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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